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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쿠 이야기 [만갤펌]
게시물ID : bestofbest_137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리방
추천 : 204
조회수 : 8598회
댓글수 : 53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06/09/19 22:00:26
원본글 작성시간 : 2006/09/18 17:33:40
오늘 제가 그만 이성을 잃고...
오타쿠 친구를 때렸습니다
하지만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정말 참을만큼 참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평가해주세요
제가 정말 잘못했는지...

제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적어보겠습니다-





오늘 제가 PC방에서 스타를 하고 있는데
제 옆자리에 앉은 친구(가명 덕후)가 스타 조낸 5초만에 엘리당하고나서 할 일 없이 인터넷이나 하고 있는 거였습니다
평소에도 개음침한 샊히라 그 녀석의 취향따위는 전혀 몰랐던 저는
'이 기회에 이 녀석과 조금이라도 친해지면 이 녀석을 음지에서 양지로 한발이라도 끌어올릴수 있지 않을까'
하고 녀석의 모니터를 힐끔 쳐다보았습니다

녀석의 모니터에 수십개의 웹사이트 창이 떠 있었는데
그 모니터 창들에는 몽땅 한 명의 만화 캐릭터가 떠 있는 것이었습니다
녀석의 모니터에 뜬 웹사이트 창은 무려 서른 두개였습니다

작년 가을에 할아버지댁에 놀러갔다가 순간적으로 논에서 떼지어 날아가는 참새가 정확히 326마리인걸
세었던 제 동체시력으로 세었으니 정확합니다

난 '저 녀석 저 만화의 팬인가'하고 물어보았습니다


나 : 만화 주인공이니?
덕후 : 넌 스쿨럼블도 안보냐? 완소 미코토쨩이라는
나 : 그 만화 캐릭터가 좋은가보네?
덕후 : 좋은게 아니라 완소 사랑해
나 : 그래? 

이 때만 해도 그러려니 했습니다...그러나

덕후 : 존나 C발 존나 좋아 난 미코토쨩 뿐이야 세상은 1명의 미코토쨩과 나머지 99.9999999%의
이산화탄소 배출기로 이루어져 있어

그 때 깨달았습니다 아아 얘는 오타쿠구나
물론 제 친구가 성격은 존나 음침하고 친구는 하나도 없고 비록 몸무게는 0.12톤에 얼굴에 여드름이
당구공 사이즈로 나 있긴 하지만 녀석은 안경을 쓰지 않았기에 저는 그때까지 이녀석이 오타쿠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늦게야 눈치챈 제 자신을 후회해봐야 이미 버스는 사하라 사막 이끝에서 저끝 거리 정도까지
떠나간 뒤였습니다


'그래, 친구가 오타쿠면 어때, 빛의 세계로 구해내면 되는 것을'

저는 친구의 그릇된 사고관을 바로잡아주리라 마음먹었습니다


나 : ...세상에 예쁜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왜 하필 그런 캐릭터에 집착하니?

덕후 : 누구? 대보라는

나 : 예를 들면 김태희라던지...한가인이라던지...

덕후 : 그딴 춍 썅녀러것들과 나의 미코토쨩을 비교하지 마

나 : 춍?

전 스타를 알트 탭으로 내리고 네이버 지식인에 <춍이 뭔가요>하고 물어보았습니다

배틀넷 제 상대 아이디는 슬레이어즈/복서 였는데 실력이 예사롭지는 않았으나 저에 비하면 개허접이라
잠깐 인터넷 검색할 동안 플레이 안해도 질리는 없었습니다 저는 이미 맵의 전자원을 먹고 배틀로 200 채워
놓았었으니까요 반면 슬레이어즈/복서는 이제 인구수 14 정도 넘어가고 있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어쨌든 <춍이 뭔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본 저는 분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춍 : 한국인을 비하해 이르는 말. 유)조센징>이라고 써 있던 것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덕후에게 안드로메다 직통 싸대기를 날려주고 싶었지만 꾹 참았습니다.
저는 마음이 사랑 충만한 남자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6살때 쌍문동 쌍문교회 목사님께서 저를 보자마자

"아아 여기 베드로의 부활이 오셨다. 이제 나는 할 일이 없다"

라고 외치면서 그동안 모은 헌금통장을 들고 도망갔던 일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사랑 충만한 남자인 것입니다.

이 사랑 충만한 마음으로 덕후의 개소리를 "문화의 상대성"개념으로 넘어가주려 했습니다.


나 : 아하하 그래 한국인 면상이 개x신같아서 마음에 안들수도 있지. 그럼 일본 여배우도 많잖아


그러자 덕후가 배시시 웃으며 말했습니다.


덕후 : 내가 개쓰레기같은 쓰리디나 사랑해야겠니?


순간 덕후의 웃는 얼굴에 웅녀가 쑥 씹을때부터 모아놓은 노란 쑥색 가래를 뱉어주고 싶었지만

저는 자비심이 많은 남자라 꾸욱 참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자비심이 많은 남자입니다.

7살때 제가 왕십리 왕십사에 갔더니 주지스님께서 

"아아 여기 미륵이 오셨다 이제 이런 건 필요없다"

라고 외치며 불상의 이마를 도끼로 찍어서 불태워 버리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를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며 다시 물어 보았습니다.


나 : 그래? 그래 그래 그림을 사랑할 수도 있지 하지만 왜 꼭 만화니? 아름다움이라면 예술에도 많잖아.
예를 들자면 모나리자라던지...

덕후 : 그딴 면상만 봐도 올라오는 눈썹 없는 여편네따위는 집어치워


순간 킹콩이 티라노 입 찢는 기세로 덕후 입을 찢어버리고 싶었지만 꾹 참았습니다
저는 마음이 넓은 남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마음이 넓은 남자입니다

8살때 신림동에 있는 신림 모스크를 갔을때의 일입니다
저를 본 이슬람 사제가 갑자기 시커먼 터번으로 눈을 뺀 얼굴을 몽땅 가리더니

"이제 알라의 첫번째 천사를 봤으니 난 여한이 없다 이제 여길 내가 리비아에서 모아 놓은
TNT와 C4 폭탄으로 지옥으로 만들겠다 같이가자 친미주의자 돼지들이여"

라고 외치며 모스크를 폭파시켰기 때문에 전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사람마다 취향은 다를 수 있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잊지 않고
네이버로 몰래 "오타쿠가 좋아하는 애니에는 뭐가 있을까요?"를 재빨리 쳤습니다.
슬레이어즈/복서는 그때서야 아카데미를 짓고 있었기때문에 승패는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네이버에서 나온 결과로 저는 다시 말했습니다
최소한 그 미코토인지 미치광이인지 하는 여자한테서만이라도 구해낼 수 있다면 반은 성공한거다-
라는 마음이었습니다

나 : 하지만 애니에도 다른 예쁜 애들은 많잖아 예를 들면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의 하루히라던지...
덕후 : 그딴 씹덕이나 보는걸 누가봐 스즈미야는 하루 하루 똥 찍어내는 기계일 뿐이야

나 : 페이트 스테이 나잇의 린/세이버라든지...
덕후 : 린이나 세이버는 이슬만 먹어도 똥을 싸대는 똥 찍어내는 기계 최신형이야


여기까지만 해도 꾹 참았습니다
그런데...

나 : 아니면 요즘들어서 소설도 뜨고 만화도 뜨고 애니화도 된 NHK에 어서오세요의 미사키라던지...
덕후 : 미사키는 만화에서도 미친 년으로 나오잖아 ㅅㅂ 그건 지나가는 개도 안 먹는 썩은 곰팡이...


나 : 우와와아아앙 ㅆㅂㄹㅁ 나의 미사키짱은 그렇지 않아 하악하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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