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음...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ㅋㅋㅋㅋ
뭔가 글을 쓰다보면 처음과 끝이 너무 어렵네요ㅠㅠ
제목에도 적었다시피 제가 어렸을 적 즐겨 읽었던 책 중에 ‘도도’라고 하는 책이 있어요.
어린 아이들과 반려견이 서로 교감하는 내용을 담고 있던 그 책은
줄거리를 뚝 잘라 결말을 말씀드리면,
도도가 죽고 나서(왜 죽었는지는 고구마 백만개..ㅠㅠ)
도도를 잊지 못해 슬퍼하는 아이들을 위해
털 알레르기가 있는 아빠가
도도와 똑같이 생긴 도도의 손자 멍뭉이를
입양하면서 끝이 납니다.
오늘 여러분들께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이 ‘도도’에 대한 이야기에요.
실제로 이름은 도도가 아니고,
지금 키우고 있는 여름이와 똑같은 종도 아니지만,
별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아이는
우리 집에서 다사다난했던 6년의 세월을 보내고 떠난
지금도 꿈에 나왔으면 싶은 제 인생 첫 반려견이었답니다.
저는 이 아이가 어렸을때를 잘 몰라요.
왜냐하면 만난 적이 없었거든요.
이 아이가 아주 조그마한 강아지였을 때 저는
육지에 있는 한 대학교에 재학중이었고,
학교 생활에 적응해 나가던 도중에
어느 날 카톡으로 왔던 몇장의 사진들이
이 아이의 첫 만남이었어요.
아픈 가족이 있어 예전의 상황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지만,
다시 별이와의 행복한 일상은 되찾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제작년 겨울,
우리 집은 제가 24년간 살아 왔던 동네를 벗어나
새로운 동네에 터를 잡았어요.
그리고 당연히 별이도 새로운 곳에 적응해 나가기 시작했죠.
아파트를 처음 살게 돼서 걱정도 많이 했지만,
다행이 큰 어려움 없이 잘 적응해 나갔답니다.
이삿짐 정리 때문에 하루동안 애견샵에 맡겨
잠깐 삐져 있던건 비밀ㅋㅋㅋ
새로운 집이 낯설어서 잠시 배변 훈련이 잘 안됐었지만,
시간이 흐르니 자연스럽게 해결이 되더라고요ㅎㅎ
아파트에 이사온 별이는 창가가 있는 마루에 앉아
하루종일 바깥을 쳐다보는 것이 낙이었어요.
해가 뜨면 시끄럽게 재잘거리며 학교에 가는 아이들을 쳐다보고
해가 중천에 뜬 오후에는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애기들을 쳐다보고
달이 뜬 밤이면 하늘로 서서히 차오르는 달을 보는 게 별이의 낙 중 하나였어요.
저는 별이가 창밖을 볼 때마다는 아니지만
그런 별이의 옆에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것이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 중 하나였죠.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저는 왜 그런 별이를 데리고 산책을 갈 생각을 하지 않았던 걸까요?
어쩌면 별이도 학교에 가는 아이들 틈을 돌아다니고,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향해 왕왕 짖으며 뛰어다니고
달이 뜨는 밤이면 깜깜한 밤을 벗삼아 돌아다니고 싶었을 텐데요.
아까도 말했지만, 우리 가족은 한발 늦게 알아버려요.
그리고 이번에는 너무 늦게 알아 버렸죠.
가족 중에 한분이 아픈 다음부터,
우리는 매 해 추석연휴동안 가족여행을 갔어요.
그리고 그때마다 우리는 별이를 항상 애견샵에 맡겨 놓고 갔었죠.
작년 추석 연휴도 그러했어요.
그 해 그 시기에 홍역이 유행하는 걸 알았더라면,
우리 가족은 널 무리해서라도 데리고 갔을 텐데.
전염성 질환이 유행할 때
강아지가 많은 곳에 반려견을 맡겨 놓는다는 것은
네 맞아요. 너무 위험하죠.
특히 예방접종조차 안되어 있다면 더더욱,,,,
하필이면 별이가 홍역에 걸린 것도 너무 늦게 알아 버렸어요.
학부때와는 다른 대학원 생활은, 2학기가 돼서도 적응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고
주말 뿐이었지만 하루 종일 하는 알바도 힘들었고
아픈 가족을 대신해 집안 일을 하는 것도 저는 버거웠거든요.
변명이지만 저는 저 자신을 챙기는 것도 너무 힘들었어요.
힘들 때마다 저를 위로해 주던 별이를,
저는 이런 변명으로 신경쓰지 않았어요.
숨소리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챈 아빠가 병원에 데려갔을 때는,
이미 많이 진행된 상황이었고
그 뒤로 갖은 수를 다 써봤지만 별이는 갔어요.
제 옆에서, 자신이 죽을 것도 모르고 눈도 감지 못한 채.
별이는 이사 와서 두 번의 여름을 지냈지만,
두 번째의 겨울을 맞이하지 못한 채
그렇게 우리의 곁을 떠났어요.
그리고 바보 같은 저는 이 아이의 마지막도 같이 있어 주지 못했어요.
일요일 아침. 온 가족은 세상이 떠나갈 듯이 꺼이꺼이 울고,
남동생과 같이 울면서 집근처 마트로 가서 아이가 좋아했던 간식을 사주고
아플 때 해주고 싶었던 것들을 어찌나 많았던지..
이때 산책을 이사 와서 많이 해 주지 못한게 기억이 났어요.
할머니 할아버지 묘지 부근에
별이를 안장시켰다고는 들었는데,
저는 가지 못했어요. 울다 지쳐 잠들었거든요.
그리고 결심했어요. 다시는 반려 동물은 키우지 않기로.
우리는 반려 동물을 키울 만한 집이 아니라고.
그 뒤로는 일상 생활에서 소소한 것들이 별이를 많이 생각나게 했어요.
요리를 할 때 음식물이 떨어지면 재빠르게 줍는다던지,
동생들이 쓰레기를 버리러 갈 때 문을 열어놓으면 놀래서 달려간다던지
마트에서 물티슈를 잔뜩 담다가 다시 진열대에 갔다놓고
길가다가 그냥 울적해지고.
빈자리는요, 그 당일에는 몰라요. 시간이 지날수록 그 무게가 커지거든요.
그 무게가 커지다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무거워지면,
아이처럼 엉엉 울수는 없으니까 그냥 눈물만 주룩주룩 흘렸어요.
지금처럼요.
이야기가 많이 길어졌죠?
제가 맨 처음에 적은 도도의 결말, 혹시 기억 하세요?
두달 전 엄마한테 아빠가 전화를 하시더니
대뜸 강아지를 보러 가자고 그러시더라고요
우리들이 다 밖으로 나가고 나면
휑하니 혼자 있는 아픈 가족이 딱해 보인다나, 어쩐다나?
엄마랑 못이기는 척 간 애견샵에서 우리 여름이를 만났어요.
처음에는 아니라고 내려놓고 나왔지만,
엄마는 통유리에 갇혀있는 조그마한 공간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우울한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보는 여름이가 눈에 어른거렸나 봐요.
손님을 맞이하러 공항에 가던 아빠차를 돌려 여름이를 다시 데려왔죠.
나중에 아빠가 예기하기로는, 아빠도 밤 늦게 일이 끝나고 집에 왔을 때,
맞이해 주던 아이의 빈자리가 많이 컸었나봐요.
나중에 엄마가 계속 싫다 하니까 이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ㅋㅋㅋㅋ
근데 사실 저도 그 날 이후로 잠잘때마다 텅 빈 옆자리가 많이 쓸쓸했거든요.
자다가 괜히 같이 잘 사람도 없는데 끄트머리에서 자고.
그랬거든요.
그렇게 여름이는 우리의 새로운 가족이 되었답니다.
이름도 가족들끼리 박터지게 싸우고 결정했어요.
여름에 와서 여름이로 하기로요.
그 때 후보에 올랐던 이름들을 다시 생각하려고 하니 머리가 아프네요ㅠㅠ
하지만 아빠가 주장했던 미소는 정말 싫어요. 일본식 된장국이야 뭐야 ㅡㅡ
이렇게 우리 집에는 다시 새로운 가족이 찾아왔어요.
우리 가족은 이아이와 함께 첫 번째의 여름을 보내고 있고
곧 첫 번째의 겨울을 보내겠지요.
몇 번의 계절을 지낼지는 우리도 몰라요.
그렇지만 최대한 많은 계절을 함께 보내고 싶어요.
저는 이 아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난 뒤
목표 하나를 세웠는데요,
이 아이가 우리와 함께하는 세월 만큼은
이 아이에게 미안할 것 없이 최선을 다 해 주기로요!
그래서 사진도 많이 찍고(별이는 많이 안찍어 줬었네요ㅠㅠ)
자주 산책다니고
가족여행 갈 때 어떻게 해야 될지 찾아보고
카페랑 밴드 활동 하면서 정보도 얻으러 다니고,
그러고 있네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