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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soda_60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어허이것참★
추천 : 22
조회수 : 3302회
댓글수 : 30개
등록시간 : 2017/08/24 15:24:00
두 달전 문법 배우려고 학원 등록했는데
갈때마다 모의고사 치고 한 문제 한 문제 문법적인
요소들을 분석하는 방식이었어요
30명 남짓한 곳에서 첫시험을 치렀는데
당당히 29등을 했었어요 .. (20문제 15점) ..
정말 절망적이고 그래도 영어 좀 하는줄 알고 우쭐해
있어서 초급도 아니고 중급반으로 신청을 했는데
처참하게 밟히고 심지어 강의하는 방식도 나랑
안맞는것 같았어요
마치 "너희들 이것들 다 알지?"라는 식으로
훅훅 넘어가는데 사람들 끄덕끄덕 거리는것을 옆에서
보고 있으면 내가 초라해지고 열등해보이고
등수 나올때마다 정말 부끄러웠어요.
강사는 부끄러움을 느끼고 절박해야 실력이
는다면서 점수별로 이름을 다 공개했었죠
어차피 학원에서 아는 사람도 없기 때문에
제 이름을 누가 아는건 아니었지만
제 스스로가 너무나도 비참하게 느껴지고 부끄러웠어요..
문제 풀면서 채점을 해야하는데 너무 많이 틀려서
시험지에 비가 내리니 차마 체크를 못하고
그냥 문법적인 이론만 옆에 적었었어요
옆에 누가 볼까봐요.. 옆에 사람들 시험지보면
동그라미 완전 많고.. ㅠㅠ
강사가 중간중간에 자기랑 수준이 맞지 않는것
같으면 빨리 초급반을 신청하든 다른 강의를
신청하라는 말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잔뜩 움츠러든 어깨로 "그래.. 내 수준엔
중급은 안 맞는것 같다 기초부터 다시해야지.."
라고 생각을 하던 와중에
제 앞에 앉은 어떤 분의 뒤통수가 보였습니다
저와는 달리 정말 당당하게 앉아 있더군요
꼿꼿이 앉아서 얼굴을 치켜들고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어요
후에 여러번 이름이 밝혀지고 시험지를 보고 나서
그 분이 상위권이었다는걸 알았지만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들판에 나무를 심어야하는 저의
입장에서 울창한 밀림 속에서 가지만 쳐내면 되는
그 사람의 뒷통수를 보니까
갑자기 좀 오기가 생기더라구요
자기는 맞은게 많다고 당당히 앉아있는 그 모습
보고 그냥 짓눌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내가 저렇게 되고 싶다라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쪽팔려서라도 다른 수강신청을 하지 않고
당신! 그래 스탠드 위에 있는 당신한테서 모든 지식을
뽑아먹겠다
한 토시도 남기지 않고 잘근잘근 씹어서 내걸로 만들겠
다 그리고 들어왔을땐 꼴지로 들어왔지만 나갈땐
무조건 1등으로 나간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목표를 세웠죠
모르는걸 틀리는건 당연한거고 배웠는데 다시 틀리면
세상천지 미련한놈이다라는 생각으로 무조건 모르는
것만 틀리자를 실행에 옮기려고 열심히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 시험친 요소들이 다음 주에 나오면
다른건 다 틀려도 저번주에 공부한것만큼은 틀리지
않겠다 라는 생각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차츰차츰 성적이 오르더니 오늘 본 4개의
문법 모의고사 85 90 80 85 으로 전부 1등을 했어요
성적 듣고 처음엔 멍했지만 곧 뭔가가 제 안을 채우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제는 당당하게 가슴펴고 시험 치게 됐습니다
조금 성적 떨어져도 괜찮아요
나는 할 수 있는 놈이니까
더 이상 움츠러들지 않아도 되요..
이에 힘입어 두 달 동안 열심히 하고 평소에는 손도 못
대서 집에 고이 모셔둔 문법책들을 펼쳐보니까
예제며 실전문제며 마치 눈에 탐색기라도 달린거마냥
문법적인 요소만 보였어요
그리고 수학공식처럼 딱딱 떨어지고 ..
아 이게 바로 문법하시는 분들의 쾌감이구나 싶었습니다..
제 자존감과 자신감이 많이 향상됐어요
누군가에게는 그저 학원에서 치는 작은 시험으로
보일지 몰라도 저한테는 이 두 달간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어서 저한테는 큰 의미로 와닿았어요
이 일 덕분인진 몰라도 매사에 긍정적이고 자신감
있게 씩씩하게 행동하고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작은
용기를 얻었습니다
이런 사소한게 나에게 이런 변화를 준 것에 조금
놀라기도 했었구요 ㅎㅎ
여러분도 무엇을 하시든 간에 희망 잃지 마시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시면 꼭 원하는 바 이루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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