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저는 한번 연애를 시작하면 오래 관계를 지속했던 편이에요. 첫연애 2년 넘게, 작년에 끝난 마지막 연애를 거의 4년 동안 했어요.
저는 28살 고시생입니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중인데, 정신못차린다고 자책 중이기도 하지만... 눈에 들어오는 친구가 있었더랬습니다.
용기를 내어 너를 더 알고싶다고 말을 걸었고, 같이 영화보고 밥먹고. 차를 마시면서 얘기를 나누는데 정말 자괴감이 심하게 들었어요.
'나'라는 사람이 정말 재미없는 사람이더라구요...ㅎㅎ거창한 여행을 해보지도 못했고, 돈을 제대로 벌어보지도 못했고, 외모도 내면도.....
누군가를 마음으로 좋아하게 되고, 잘 해주고 그 사람에게 올인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제 상황과 처지.... 뼛속이 아리듯이 서럽더군요.. 그동안 뭘하고 살아왔지 싶기도 하고, 너무 성급하게 말을 걸었나 싶기도 하고, 하고 싶은 말은 정말 많았지만 그 아이앞에서 어버버대는 제 모습, 그 친구와 정반대로 생각이 많고 걱정이 많아 찌들어든 내모습.. 그 아이의 햇살처럼 밝고 사랑스러운 모습에 엄청난 그림자를 드리우는 제 마음이...
결국 그 데이트 이후로 더이상 대화를 나누지는 못하게 됐고, 이대로 서먹서먹하게 끝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공식적인 모임이 있는 주말에 이런저런 제 마음을 담아 마무리하는 편지를 써보려고 해요.
친구들은 그래요. 너가 임용 붙기만 하면 된다. 자신감 가져라. 너 진짜 괜찮은 사람이다. 그래요. 임용붙고 직장가지고 돈을 벌게 되면, 제가 더 떳떳해지고 당당해지는 그날이 오면 달라지는게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