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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진 선생님의 노래처럼 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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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아레스코
추천 : 2
조회수 : 24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8/29 01:08:43
조동진 선생님...

'제비꽃'이 담긴 3집을 가장 좋아했습니다.

'당신은 무얼 하는지'의 4집도 '넌 어디서 와'의 5집도 무척 좋아했습니다.


선생님이 일구어 놓으셨던 동아기획의 음악들을 좋아했습니다.

들국화 1집에 담긴 뿌리 깊은 청년 정신은 모두의 숭배를 받아 마땅한 우상이었습니다. 나는 그 청년처럼 되고 싶었습니다.

당신의 형제 조동익 선생님의 음악도 좋아했습니다.

조동익 선생님이 이제는 유명한 영화음악 감독 이병우님과 젊은 날 이룬 듀오 '어떤날'이라는 성취를 가장 좋아했습니다.

나는 어떤날 1,2집처럼 살고 싶었습니다.

선생님과 피 섞이지 않은 가족 장필순 선생님의 노래도 좋아했습니다.

동아기획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푸른 곰팡이'라는 레이블이 피었습니다. 장필순 선생님은 이곳에 없어선 안 될 존재였습니다.

장필순 선생님의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가 담긴 5집과 '신기루'가 담긴 6집을 가장 좋아했습니다. 나는 이 음반들처럼 살고 싶었습니다.

세상은 중심에서 제주도까지 당신들을 몰아내었습니다. 제주도에서 장필순 선생님의 7집이 나왔을 때 무척 반가웠습니다. '맴맴'과 조동진 선생님의 곡을 새롭게 탄생시킨 '눈부신 세상'이 가장 좋았습니다. 나는 이런 노래들처럼 살고 싶었습니다.

내가 음악처럼 살 수 있다면 이런 노래들처럼 살고 싶었습니다.




내가 되고 싶었던 그 거대한 나무의 뿌리가 바로 선생님입니다.




선생님처럼 되고자 나름의 진심을 담아 이런 저런 노래도 지어보았지만 세월이 나를 망가뜨려 나는 이제 선생님의 노래처럼 짓고, 부르고, 살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당신께선 나의 목표가 아닌 머나먼 저편 동경의 사원이 되었습니다.

오늘 선생님과 함께 위안부 할머님 한 분이 세상을 등지셨습니다. 정말 소중한 것들은 사라져가고 그 땅은 황무지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나의 마음도 그렇습니다.


만약에 이 땅에서 육신을 빌어 살고 죽은 순결한 영혼을 위한 안식의 공간이 있다면, 그곳에서 먼저 가신 사모님과 재회하여 평안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선생님은 당신의 어머니를 그리며 '겨울비'를 불렀습니다. 이제는 제가 선생님을 그리며 부를 것 같습니다.



겨울비 내리던 날
그대 떠나갔네
바람 끝 닿지 않는
밤과 낮 저편에

내가 불빛 속을 서둘러
밤길 달렸을 때
내 가슴 두드리다
아득한 그 종소리


겨울비 내리던 날
그대 떠나갔네
방 안 가득 하얗게
촛불 밝혀두고

내가 하늘 보며 천천히
밤길 걸었을 
내 마른 이마 위에
차가운 빗방울이





영원한 빛 속으로, 그대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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