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 쯤에 내 방에 작은 날벌레가 한 마리 들어왔습니다
난 한 손에 녀석을 때려죽이려 했지만 실패했지요
녀석을 다시 본 것은 하루 뒤였습니다
조금 더 커진거 같더군요
그래서 에프킬라를 뿌렸습니다
근데도 녀석은 쓰러지지 않고 날아다니더니
아웃 오브 시야로 사라졌습니다
녀석을 다시 만난 것은 며칠 뒤였습니다
녀석은 더욱더 커져있었습니다
맨첨엔 귀지보다도 작아서 손으로 때려잡을 수 있었는데
이게 점점 커지고 뚱뚱해져서
이제는 코딱지 왕건이보다 더 커졌습니다
그래서 손으로 잡으면 퍽 터질 거 같아 불쾌해서
에프킬러를 뿌렸는데 또 죽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저녁에 자기 전에 창문을 열려다가
잠시 창틀을 내려다보았는데
벌레가 한 마리 죽어있었습니다
그 녀석이었습니다
너무 커서 공포스러웠습니다
휴지 한 장으로 잡기 기분나빠서
휴지 4장을 겹쳐서 녀석을 잡으려다가
문득 불길한 예감이 들어 에프킬라를 뿌려보았습니다
그러자 녀석은 갑자기 날아올랐습니다
이제는 소리도 냈습니다
브즈즈즈즈즈즈
브즈즈즈즈즈즈즈
"우아아아악"
나는 공포의 비명을 내지르며 주저앉았습니다
이 녀석은 에프킬라에 특화된
살충제를 먹고 사는 벌레 같았습니다
브즈즈즈즈즈
브즈즈즈즈즈즈
난 너무 무셔워서 창문을 열었습니다
제발 나가 색기야
제발 나가!!
근데 녀석은 나가지 않고 계속 브즈즈즈 거리며
내 주위를 맴돌았습니다
그래서 난 너무 무셔워서 방을 뛰쳐나갔습니다
그리고 도곤거리는 마음을 안고 30분쯤 뒤에 되돌아왔습니다
여름 밤에 방에 불을 켜놓고 창문을 열고 나갔다오니
내 방은 날벌레들의 천국이 되었습니다
천장 형광등에 박쥐같은 나방도 두 마리 붙어있고
뇌염모기 비슷한 것도 한 마리 벽에 붙어있고
나머지 날벌레들이 또 날고 있었습니다
벌레를 무셔워하는 나도 그 순간 분노를 느꼇습니다
그래서 이성을 잃고 신문지를 말아쥔 뒤 미친듯이 벌레들을 때려잡았습니다
신문지는 검붉게 얼룩져갔습니다
창문을 닫고 잠시 진정한 후에
남아있는 벌레들을 신문지로 확인사살했습니다
대충 스무마리 남짓 잡은것 같더군요
난 신문지를 창 밖으로 던져버린뒤 다시 창을 닫았습니다
그리고
벌레시체들을 정리한 후에
마무리 작업을 위해
방 구석구석까지 미친듯이 에프킬러를 뿌렸습니다
근데 에프킬러를 뿌리니까
갑자기 나방만한 날벌레 하나가
또 날아올라서
브즈즈즈즈즈
브즈즈즈즈즈즈ㅡ
엇헝엇헝
살려주세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