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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내 이야기4
게시물ID : love_349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지구를타고
추천 : 0
조회수 : 24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8/30 20: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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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방 책장에서 가장 높이 손을 뻣어야만

닿는 곳에 연습장이 몇개 있어요. 여기서 몇개만 공개하자면

연습장 하나는 제 자신을 마인드 컨트롤 할 수 있는 스스로의 다짐과 소소한 조언들이 담겨져있어요.

연습장 하나는 당신과 내가 주고 받았던 말들을 적어놨어요.

언젠가 우리의 사랑얘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다고 생각했거든요.

당신은 싫어할지 모르겠지만, 아주 혹시 당신이 내 글을 보게 된다면 어떨까요?

그것은 어쩐지 두렵네요.



"나중에 내가 좀 피곤할때 그럴때 내꺼님 무릎베고 낮잠 좀 자도 될까요?

날 좋은날 공원 벤치에서."


"기꺼이 빌려줄게요"


"눈뜨면 은님이 있고"


"당신은 진짜 나랑 비슷해요. 그런것들 제가 좋아하는 거 친구랑 도서관에 가는 거에요

저는 시집을 쌓아놓고 읽고요 친구는 제 반대편에서 자요 그리고 좋은시를 만나면 포스트잇을 붙혀놓고

친구의 단잠이 깨면 보여주는 거죠."


"아, 그래요? 진짜 이쁘네요. 뭔가 파스텔톤의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져요."


우리가 했던 대화중 일부죠.

나요 이 때 당신과 피크닉을 가는 상상을 했어요.

짙은 붉은색의 체크무늬 피크닉 돗자리를 펴고 그위에 앉아

당신에게 무릎을 빌려주고 당신은 단잠에 빠지고 햇빛이 쨍한거에요.

그래서 당신이 눈을 찌푸리고 잘까봐 책날개를 펴서 당신얼굴에 그림자를 만들어 주는거죠.

당신이 깰때까지. 조금 팔이 아플까요? 에이 그럼 어때요.

아기를 다루듯이 그렇게 당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나를 떠올렸어요

내가 어떤마음인지 알아요? 음...모르겠어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를

어떻게 형용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전주 한옥마을에서 우리 처음만나

늦은 점심을 먹고 오목대였나? 전망대를 올라가기로 했었죠

당신을 만나는날 처음 신으려고 샀었던

약 한달정도 신발장에 갖혀서 한번도 신겨지지 않았던 새 신발을 신었어요.

걸을때마다 발목을 가둔 샌들끈이 쓸려서 발뒷꿈치가 아파왔어요.

아픈내색을 하지않고 걸을려다 보니 발에 힘주어 척 하고 발을 뻣었더니

당신이 나보고 "뭘해도 귀여워" 라고 했어요 나는 고개를 숙여버렸어요 쑥스러워서

당신이 "아 정수리까지도 사랑스러운 사람을 봤나" 라면서 내 머리에 뽀뽀를 해줬는데

이상하죠? 그냥 머리카락이었는데, 당신의 따스한 숨결이 살짝쿵 느껴졌어요

그리고 놀란눈으로 보는 나의 손을 부드럽게 잡네요.

당신이 내 손을 잡은 그 순간 말이에요. 뭐라해야해 이 느낌을

온몸이 쭈뼛 쭈뼛 스는것 같았어요. 뭔가 고양이가 놀래서 털이 쭈뼛이 슨것처럼요.



"아 신은 정말 공평하네요. 이렇게 완벽한 여자친구를 주는 대신  멀리 사는거죠."

아 어떡해요 나는 또 고개를 푹 숙여버렸어요. 당신은 어째서 그런말을 아무렇지도 않게해요?

쑥스럽다고요.

우리앞에 차가 오네요. 손을 풀었어요. 손을 풀고 가다가

내가 당신에게 팔짱을 낀것도 아니고 안낀것도 아닌, 당신 팔을 내 양팔 사이에 가뒀어요.

내가 먼저 뭔가 당신에게 먼저 해본 첫 스킨십이었을 거에요.

그 팔을 가둔 그 느낌이 당신은 너무 좋았다고 했어요.

그 설레임 지금 떠올려도 취할만큼 어지러운걸요.


오목대앞 전주한옥마을 지도가 펼쳐져있네요.

당신은 빤히 지도를 바라보고

지도에 관심없는 나는 지도를 보는 당신을 빤히 봐요.

쑥스러워서 쳐다보기 힘드니 당신이 다른데 집중할때 실컷 보는 나인거죠

그러다 나도 지도를 쳐다봐요.

당신이 갑자기 내 볼에 뽀뽀를 했어요.

마치 목석처럼 굳은 나 눈은 커졌겠지요?


당신을 바라보는 나. 당신은 말해요

"'진지하게 사귀어주세요'라고 고백을 할때에는 볼에 키스하는 거래요 진소키스에요"

(*진소키스 웹툰 "진눈깨비 소년"에서 나오는 볼키스)


내가 놀란눈을 하고 있고 당신 뒤에는 "어머머 봤어 봤어?????"하면서 놀라는 아주머니들이 우리앞으로 지나가려해요.

당신은 그사람들이 보란듯이 반대쪽 볼에 키스하네요. 하아-

놀란눈으로 아 웃어야할까? 쑥스러워서 어떡하지 아 새하얘져요.

근데 나 지금 당신이 못견디게 사랑스러워요. 이 순간을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우리는 전망대를 향해 계단을 올라가요.

뛰어올라가다가 한번씩 뒤에서 나를 봐주는 당신을 쳐다봅니다.

꿈같아요. 내내 좋아하던 사람이 내 뒤에서 나를 봐주고 있어요.

꿈일까요? 아 그러면 안되잖아요 하고 다시 뒤를 돌아봐요

힘차게 뛰어올라가던 내 발소리가 줄어들면 나를 쳐다봐줘요.

마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는 아이처럼 그렇게 가다 돌아보다 가다 돌아보다 했어요.


전망대에  나무받침을 밟고 서서 한옥마을을 내려다봤어요.

한참을 바라보고 있는데 당신이 말하네요

"평생 이렇게 같이 보고싶어요."

심장이 빨리 뛰어서 벅찬 그 기분을 뭐라고 해야해요?

아 나는 당신을 어떻게 표현해야해요.내가 살아있는 가치를 인정받는 이 기분을

뭐라고 해야하는지 표현할 수가 없어요.

당신과 나는 눈을 맞추고 입을 맞추었습니다.

내 머리를 한번쓰다듬고 "오목대 우리 첫키스" 라고 하는거에요.

당신이 오목대 밑에서 한참을 지도를 본 이유. 우리가 어디서 첫키스를 할지 생각했던 거였어요?

푸핫... 그런 당신이 귀여워요


오목대에 도착했을때 당신은 땀이  많이나서 얼굴에

땀이 맺혔어요. 그런데, '달빛야행'이라는 팜플렛을 보자마자

제 얼굴에 부채질을 해줘요.

당신이 더 덥고 힘들었을텐데 왜 내가 먼저인가요?

겨우 작은 부채질 뿐이었지만, 그때 당신에게 푹 빠진것 같아요.


만약 당신이 이 글을 본다면

어떤 표정을 할까요?

우리의 이야기를 누군가 알게 되는건 싫을까요?

나는 살면서 당신만큼 누군가를 좋아할 수가 있을까요?

그런생각을 하면 슬퍼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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