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버진 고등학교 졸업 다음 해에 돌아가셨습니다.
참 오랜 투병 생활을 하셨지요. 간염에 당뇨에 여러 합병증으로 가진 가산 다 탕진하고 가셨지요. 집에 들어가면 항상 진한 약 냄새로 가득이었습니다. 팔에는 링겔주사가 항상 붙어 있어지요. 그런 당신의 목소린 고통으로 짜증이 가득했지요. 전 그런 모습을 슬쩍 보며 제 방에 들어가 처박히곤 했습니다. 마지막은 대학 병원에 보냈습니다. 뼈만 앙상한 몸에 배는 남산만 했었지요. 그런 모습으로 가셨습니다. 의사가 이불보로 뒷머리까지 감싸더군요. 전 복도로 뛰어나갔습니다. 그리곤 주먹으로 피가 나오도록 벽을 쳤지요. 슬퍼서라기 보다는 눈물이 필요했습니다. 왜냐하면, 전 사실 안도했었습니다. 천이 당신을 가릴 때 전 안도했다고요! 아버지! "이렇게 갈꺼며.. 왜! 왜!"를 입으로 외칠 때, 제 머리는 안도 했다고요. 아버지! 항상 링겔을 맞으며 누워있는 당신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왜 빨리 안 죽냐고..', '왜, 안 죽고 이리 오래 사냐고..', '왜 날 괴롭히냐고..'
그렇게, 당신을 보낸 후 내 가슴에는 뭔가가 있었나 봅니다. 항상 뭔가에 매말라 있었지요. 뭔가 잃어버린 듯도 했습니다. 그게 정말 뭔지 모르고 살았습니다.
오늘 <몬스터 콜>을 봤습니다. 어두운 극장 안, 어린이 동화 같은 장면, 뭔지 알 수 없는 내용. 몇은 중간에 나가더군요. 상당히 따분한 초반 전개를 본다면 충분 가능한 선택이지요. 저도 그러고 싶었으니 이해합니다. 그런저런 어린이 성장 영화인가 했더니.. 후반은 어떤 선물 같았습니다. 갑자기 극장 온도가 달라졌습니다. 가볍게 가라 앉았던 분위기가 뜨거운 사우나에 든 듯 무거워졌습니다. 그리고 장면 따라 해머가 제 몸을 두들기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느낌. 입 한가득 머금은 뭔가를 억지로 넘기는 기분. 한 편으론 계속 흐르는 눈물과 함께 어떤 상처가 아무는 느낌. 내 가슴에 있던 뭔가가 녹는 느낌.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느꼈던 죄책감. 내.. 그것 같았어요. 죄책감. 혼자만 가지고 있던 큰 죄를 사함 받은 것 같았어요.
영화가 끝나고도 불 꺼진 극장 안. 조용히 흐르는 음악 속에 올라가는 엔딩 크레딧. 잠시 마음을 가다듬을 시간을 주는 배려. 그 또한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정말 얼마만인지.. 이렇게 가슴도, 눈가도 축축했던 적이.. 정말, 올해 최강액션을 영화 보는 내내 했습니다. 언제나 호불호는 있기에 더 많은 것을 이야기 하진 못하지만, 제 생애 영화 다섯안에는 분명 들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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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그리고, 포스터 누가 만들었냐? 딱, 10대만 맞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