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었다. 세상의 모든 색이 빠져나가 사물을 구별하기가 힘들었다.
나는 이방인이다. 아마 초대받지 못했으리라…
그런 생각이 들자 순간 불안한 생각이 내면의 파문을 일으켰다.
조약돌 하나가 주인을 잃은 호수에 던져졌다.
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또 다른 불안감을 일으켰다.
눈을 질끈 감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검은 그림자가 보였다.
모든 색이 빠져나간 공간에 유일하게 인지할 수 있는 것이었다.
순간 안도의 숨을 내뱉으며 누군가에게 떠밀리듯 발을 내디뎠다.
대리석같이 단단한 촉감이 느껴졌다.
무한히 이어질 것 같은 공간을 뛰어다니며 난생처음으로 자유를 만끽했다.
그렇게 뛰어다녔는데도 숨이 차지 않았다. 이대로 영원히 달릴 수 있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