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게 말하면 지난 여름 남자친구가 거짓말을 하고 1박2일로 놀러갔다왔다는 걸 알게 됐어요.
다녀온 지역, 같이 간 인원 수 모두 속이고 밤에는 처음 본 여자들이랑 같이 술 마신 것까지 알게 됐네요.
그 후로 저는 이 사람한테 믿음이 깨진 상태라 계속 만나려면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만날거면 조건들을 걸고 만나라고 얘기했어요. 그게 한달전이네요.
처음엔 다 하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더니 나중에 자기가 지키지 못한게 있으면 이건 너무하다고 못하는 거라고 오히려
저한테 화내고 짜증내고.... 그러다가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그러다가 자기가 화나면 또 화내고... 그럼 또 전 상처받고 울고 싸우고 반복이에요..
머리로는 정말로 끝내야 된다는걸 알아요. 2년 좀 넘게 만난거 아까워하지 말고 끝내야 한다는 것 너무 잘알아요.
그런데 제가 너무 억울해서 못 헤어지겠는 마음, 이 사람은 나보다 더 상처받았으면 하는 마음, 끝을 이런 식으로 내기에는
2년이 너무나도 아까운 마음..
제 친구나 주위사람이 겪었다면 '왜 아직도 못헤어지고 있어..' 라고 생각할거에요. 근데 막상 제가 이 상황에 놓이게 되니까 무자르듯이 딱 끊어내는게
안되더라구요.. 정말로 안되더라구요..
저도 제가 왜이러는지 모르겠는데 지금 제 마음은 억울한게 제일 큰 것 같아요. '억울해서 이대로 못끝내' 이느낌...?
이 느낌을 가지고 관계를 이어가도 될까요... 안되겠죠.. 답을 모르는 건 아니에요..
그냥 친구에게도 가족에게도 하지 못하는 말 너무 답답해서 적어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