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봉건주의 타파를 위해 피흘리며 민주주의를 이룩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그 예시를 찾을 수 있습니다.
프랑스 시민혁명, 4.19와 5.18 등등,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 가치가 소중하기 때문이겠지요.
물론 이젠 신분만 존재하지 않는다일 뿐, 돈에 의해 나뉜 보이지 않는 계급이 존재하긴 합니다.
그리고 부자들은 부자를 유리하게 해 주는 정치인을 뽑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대부분 좋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은, 그것이 그들끼리 놀고먹으며 나머지 서민들을 돌보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부자들 중에 자신의 재산을 희생하면서 사람들을 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진정한 가치가 돈에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선뜻 사람을 구하는 사례죠. 쉰들러 리스트의 쉰들러, 경술국치 이후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했던 이회영 등의 6형제가 그 예입니다. 이들이 칭송받는 이유는 다수를 위해 자신이 가진 돈을 선뜻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이게 쉽지 않다는걸 서민들도 알고 있으니까요.
이 정도는 상식이죠.
그렇다면 이걸 '돈' 에서 '권리' 로 바꿔봅시다.
같은 공동체 내에서, 민주주의가 자리잡은 요즘에는 딱히 누군가가 더 우세한 권리를 지닌다거나 하는 건 없습니다. 민주시민은 모두 평등한 권리를 가지니까요. (직업에 따른 권한 정도는 있겠네요)
그런데, 짜잔. 여기 더 많은 사회적 이득을 누리는 부류가 한국에 있습니다.
여성들이죠.
여성들이 더 많은 사회적 이득을 취하는 사례는 많습니다. 남성에 비해 2년의 시간적 이득이 있으며, 여성을 위한 전용 공공장소가 마련되어 있으며,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의해 노약자, 어린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보호받는 위치에 있으며, 외모관리를 통해 금전적 여유가 없더라도 얼마든지 결혼에 성공할 수 있으며(단지 안 할 뿐이라는 그래프가 있던 최근 베오베 글 등등...), 이혼 시에도 위자료, 자녀 양육권 등등을 가져가기 유리하며, 이제는 아예 직업 할당제에 면접도우미까지...
시간을 20년 전으로 되돌린다면, 이런 처우는 어느 정도 합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때엔 가부장적인 가정이 많았으니까요. 여성을 약자이자 보호받아야 할 존재로 보는 시각도 당연합니다.
다시 20년 후인 지금은, 여성의 지위가 절대 남성보다 낮지 않습니다. 가부장적인 가정이 줄어들었고, 여성의 입지가 점점 상승했습니다. 지금 여성이 남성에 비해 불리한 점은 딱 하나, 테스토스테론 분비량이 에스트로겐보다 적어 근육을 불리기 힘들다는 것과 임신/출산 등의 '생물학적인' 이유 뿐입니다.
그러면 지금의 여성은 어떨까요?
20여 년 전의 제도와 현대적인 인식을 함께 지닌 상태입니다.
한 마디로 가진 게 많은 존재라는 거지요. 남자들 눈에는.
여자들이 아무리 '우리는 뭐가 힘들고 뭐가 고충이고 어쩌고...' 해도 남자들 눈에는 '가진게 그리도 많은데 뭐가 또 그리 불만이냐' 정도로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그보다 더 힘든 일을 남자들이 해내고, 겪고, 당하고 있으니까요.
이 글의 요지는, 이미 남자들의 눈에 기득권층으로 인식된 여성분들이,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에서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자신들이 과잉되게 누리고 있는 권리에 대해 남자들만이 하고 있는 의무 하나를 도와줬으면 한다는 겁니다.
그 하나가 여성징병입니다.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사회적 대우를 받아야 한다면, 동등한 권리를 누려야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동등한 의무를 짊어져야 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여기서 여자들은 다양한 논리를 내세웁니다.
*남자가 여자보다 생물학적으로 강할 수밖에 없으니 남자가 짊어져야 한다. -남자가 여자보다 근육을 찌우기 쉽습니다. 여자가 운동을 해도 근육만 잘 안 붙을 뿐 체력, 즉 지구력이 상승하는 것은 똑같습니다. 오히려 탄력있는 몸을 얻을 수 있겠지요. 여성들은 일반 보병 등 중화기를 짊어지지 않는 병과로 보내면 되겠네요.
*그럴 바엔 서로 같이 가지 않는 방안을 모색하는게 더 나은 삶을 향하는 길 아니냐? -이상에 빠져있지 말고 진실을 마주할 때입니다. 우리나라는 휴전국가입니다. 다른 나라들이 군축에 목표를 둘 때에 우리나라가 그러지 못하는 것은 바로 위에 북한이 총부리를 겨누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병제만 해도 애국심에 불타는 '진주만 공습 이후의 미국 청년' 정도가 아니면 한국에서 지원할 사람들이 얼마나 될 지는 미지수입니다. 오히려 '선택했으니 책임지라' 는 식으로 군 처우개선이 늦춰질 수도 있고요.
*여자는 심리적으로 남자보다 연약하다. 전쟁나면 패닉에 빠져 제 할 일도 못 할 텐데 쓸데없이 그런 짓을 왜 하느냐. -보호받고 싶은 여자의 심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그것이 여자의 권리를 옭아매는 심리라는 것도요. 육체도 아니고 정신적으로 여자가 약하다는 걸 인정하는 순간 또한 남성우월주의를 인정하게 되는 건데, 하시겠어요?
*군대 갈게. 양성평등을 위해 기꺼이 할 수 있어. 대신 남녀차별 없는 완벽한 사회를 만들어 주라? -좋아요. 남성전용 주차장과 몽정휴가, 남성 30% 의무할당제, 남성전용 면접도우미 전부 실행시킵시다. 평등하죠? 여자들이 누려야 할 것들이요? 이미 다 누리고 있으면서 무슨.. ㅎㅎ.
등등등.
자세히 살펴보면, 여성들이 내세우는 모든 주장의 결론은 '그래서 남자는 군대를 가도 여자는 군대를 가는게 바람직하지 않다' 로 나옵니다. 이게 또 남자들 입장에서는 '의무는 빼먹고 권리만 챙기는 있는것들' 로 보인다는 겁니다. 딱 고위층이 이러잖아요. 소위로 임관하고 다음날 제대한다던가..
이야기가 길었습니다. 제 결론은 이렇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소모적인 싸움을 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모든 분쟁이 상호간 이해관계가 어긋나기 때문이긴 하지만, 이 논쟁만큼 유치한 게 없습니다. 간단합니다. '권리를 누리려면 의무를 져라' 는 공식만 알고 있으면 됩니다. 많은 의무를 짊어지는 자가 많은 권리를 누리는 거죠. 하지만 저는 '여성들이 많이 갖고 있는 권리를 포기하라' 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단지 남성이 짊어지고 있는 의무 하나를, 더 많은 사회적인 이득을 얻고 있는 쪽에서 같이 감당해 줬으면 한다는 겁니다. 이 의무마저도 생물학적으로 부담가는 일거리는 어느 정도 편의를 봐 드릴테니, 같은 공동체 내에서 살아가는 평등한 사람으로서 남자들을 좀 더 이해해 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