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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를 끝내고 젖은 머리로 나왔을 때 남편이 헤어드리이기를 들고 '자기야, 머리 말려줄게~'라고 한다면 대부분 이런 모습을 상상하시겠죠?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로맨틱하지 않더군요ㅠㅠㅠ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은 어떠한지 알려드릴게요ㅋㅋㅋㅋㅋ
아직 철딱서니가 음스므로 음슴체
1. 길고 머리숱도 많은 내 머리를 이리저리 휘저어 젖은머리가 내 얼굴이며 목이며 다 달라붙음
이게 머리를 어깨 이상으로 길러본 적이 없는 남자분들은 절대 공감할 수 없는 그런 찝찝한 느낌임!!!
방금 샤워한 깨끗한 머리인걸 알지만 내 얼굴과 목에 척썩철썩 달라붙을 때 '으~으~'란 소리가 절로 나옴ㅠㅠㅠㅠ
게다가 방금 기초를 발라 얼굴이 아주 촉촉한 상태라면 그 찝찝함은 배가 됨. 이것들은 제대로 마를때까지 얼굴에서 떨어지지 않음....
2. 왼손으로는 머리를 바쁘게 들추고 오른손으로는 드라이기를 현란하게 흔들어야 머리가 잘 마르는데 남자들은 어째 멀티플레이가 안됨?? 아님 내 남편만 불량인거임??
왼손이 잘한다 싶으면 드라이기는 정지상태. '앗뜨거!!'가 내 입에서 나오는 순간 내 손은 남편 등짝을 후리고 있음.
내 두피를 태우려는 속셈인가 싶음ㅡㅡ
그래서 드라이기 계속 움직이라고 상기치켜주면 이제는 왼손이 안움직여서 머리 겉부분에만 현란하게 바람을 쐬줌....
이쯤되면 슬슬 짜증+답답함이 단전에서부터 올라오기 시작함.
3. 얼굴에 붙은 머리들도 잘 말리라고 하면 드라이기를 얼굴로 조준함.
안그래도 속건조 있는 내 피부를 더 말라비틀어지게 하려는건가? 기분상 그 짧은 시간동안 왠지 얼굴에 주름이 생기는 것 같음ㅠㅠㅠ
이제 이쯤되면 내 입은 이미 대빨 나와있음ㅋㅋㅋㅋㅋㅋ
그런데 머리 말려주겠다는 성의와 남편이 열심히는 하는데 잘 안된다는걸 알기에 짜증을 내지는 않음. 하지만 입은 삐쭉 나와있음.
4. 남편이 해맑게 '다 끝났어~ ^*^'라고 해서 거울을 보면 내 머리는..
가르마 신경 안쓰고 막 말리다보니 결과가 사자머리 저리가라임.
그리고 머리를 만져보면 두피가 군데군데 축축하고 어떤 머리끝은 빗자루마냥 바-짝 말라있는 반면 어떤 머리끝에서는 아직 물이 떨어짐.
억지미소 띄우며 '고마워 자기야~'라고 하며 남편을 먼저 거실로 보냄. 그리고 나는 혼자서 머리를 다시 말림.
머리말려주겠다는 남편이 고맙고 남편 마음이 너무 예뻐서 짜증은 못내지만 왠지 기분이 좋지 않음ㅋㅋㅋㅋㅋㅋ
사자머리를 잘 말리고 아래 멍멍이처럼 입 대빨 내밀고 거실로 터덜터덜 나감.
드라마에서 보는 그런 로맨틱한 머리 말리기는 남편이 헤어디자이너이거나 장발이 아닌 이상 거의 없을 것 같음..
여러번 가르쳐도 그게 그렇게 잘 안되나 봄ㅠㅠㅠ
드라마 진짜 다 개뻥임. 암튼 개뻥임ㅡㅡ
출처 | 사진-구글이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