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을 위해 기꺼이 해주는 일이 누구나 있잖아요. 저는 가끔 기꺼이 들어줘요. 얘가 많이 속상해서 자기 얘기 무작정 들어줄 사람이 필요하구나... 싶으면 그냥 대충 한두 시간 잡고 계속 맞장구치고 질문하면서 들어줘요.
그런데 제가 힘들 때는 누구한테 말을 잘 못하겠어요. 말을 해도 웃으면서 해요ㅜㅜ 슬픈 얘긴뎈ㅋㅋㅋㅋ 어릴 때부터 많이 변하는 환경 속에서 스스로의 감정을 추스르고 살아서 그런지 다른 사람 품에 안겨 울고 그런 건 상상도 못하겠어요. 무지막지하게 인간의 위로를 받고 싶은데 막상 친구나 가족들 앞에서는 제가 기대지를 못해요... 감정에 셔터가 있다면 그게 확 내려가는 느낌이에요. 혹 스트레인져는 좀 나을까 해서 상담센터도 가봤는데 또 얘기를 웃으면서 했어요.
다른 사람에게 기대지 못하고 다른 사람한테 위로를 '받지를' 못하는 제가 어떻게 누구에게 위로를 줄까 싶어서 서럽고 힘들어서 전공을 포기했어요. 다른 쪽으로 대학원 알아보다 떨어지고 이젠 취업 준비해야 할 것 같은데 가끔씩 문득문득 전공 생각이 나서 힘드네요.
나를 통해 누군가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나도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기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