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다... 비닐하우스를 지어서.. 살기로 했단다.." 상상할 수 없었다. 비닐하우스에서 어떻게 살지....?? 농작물을 기르는 비닐 속에서.. 어떻게 사람이 살 수 있지?? 고1 여름방학.. 부모님은 척박한 돌밭에... 비닐하우스를 세웠다. 나도 함께 낑낑거리며.. 땅을 파고.. 돌을 들어내고... 파이프를 꽂았드랬다. 비닐을 입히고.. 그위에 카시미론이라는 솜을 얹고... 또 그 위에 보온덮개를 얹고.. 다시 그 위에 그 솜을 얹고... 그리고 또 그 위에 비닐로 덮었다. 마지막으로 차광망으로 뜨거운 햇빛을 가렸다.. 그 전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비닐하우스에서의 삶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6년을 살았다. 물론 불편했다. 습기도 장난아니게 많이 차서.. 곰팡이가 안끼는 곳이 없었다. 나는 몇년동안 피부병에 시달려야했다. 내 방도 없었다. 마루에서 그냥 자고 먹고.. 공부하고...모든 생활이 한 곳에서 이루어졌다. 집 안에는 가끔 뱀도 들어오고.. 청개구리는 종종 들어와 뛰어다녔고.. 자다가 시끄러워 깨보면 팔뚝만한 쥐가 찍찍이에 붙어 비명을 지르곤 했었다. 화장실? 처음엔 그냥 집주변 모든 풀밭을 다 화장실로 썼었다. 몇 년이 지나서야 그래도 맘놓고 볼일을 볼수 있는 화장실을 지었었다. 하지만... 불행한것은 아니었다. 아니... 사실.. 행복했었다. 비록 모양새는 볼품없어도 함께할 수 있는 집이 있다는 게 감사했다. 문을 열면.. 푸른 숲이 펼쳐져있고.. 마음껏 뛰어다닐 우리맛?공간이 담도 없이 울타리도 없이 펼쳐져있었다. 나는 그 곳에서 입시를 준비했고... 그 곳에서 대학을 합격했고... 그 곳에서 대학 첫 장학금을 받았다. 처음으로 자전거도 배웠고... 처음 만화를 그렸고.. 서투른 자전거를 타고 온동네를 다니며 사진을 찍기도했었다... 내게 가장 소중한 것들을 그 곳에서 참 많이 얻었었다. 그 때의 거름들이.. 지금 내 삶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보다 더 힘든 환경과 상황속에서 살아온 사람들도 너무너무 많을거다. 하지만... 적어도 내 삶에 있어서만큼은... 가장 값진 시간들이었다 감히 말할수 있을 것 같다. ----------------------------------------------------------------------- 저희집도 벌써 30년 째 아버지는 노가다를 하시고 어머니는 청소일을 해오시거나 하셨지만 전 어릴 적부터도 부모님의 일을 부끄럽게 여겨본 적은 없는거 같네요 아주 철 없을 때 제외하고는 정신차렸죠 가난하다고 마음까지 가난해져 버린다면 가뜩이나 각박한 세상 살아가기 힘들겠지요 좀 더 넓은 시야와 좀 더 넓고 큰 마음가짐이 필요할 때입니다 눈 앞의 행복을 놓치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