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동네에 새끼들(이제 완전 애기들은 아니고 한창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귀여운 아가들)을 낳은 길냥이가 있다고 글 올렸었는데요
며칠 전에 발견해서 밤에 잠깐 나가서 쓰담쓰담 해주고 애기들도 쓰담쓰담 해주고 소시지 작은거 노나주고...그 정도였거든요?
동네 분들 중에 길냥이들 돌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첨 본 저한테도 부비부비 하고 손을 피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엄마냥이도 아직 어린 티가 났어요. 막 누가 봐도 다 큰, 큰 고양이가 아니라 아이고~애긔가 애긔를 낳았네~하게 보여요)
평소 동물농장을 매주 빼놓지 않고 보시는 엄마는 고양이나 유기견들한테 잘해주면 집으로 따라와서 눌러앉는걸 많이 보신 터라
"집으로는 못들어오게 해라~"하고 농담으로 자주 그랬어요. 설마 그런 일이 일어나겠냐 하는 마음으로요.
집도 알려주지 말라고 신신당부 ㅠㅠ
고양이도 좋아하시고 강아지도 좋아하시지만, 현재 집에서 돌봐줄 여력이 안되거든요
저는 취준생이고, 하필 할머니할아버지께서 편찮으셔서 병간호로 온 집안이 비상이에요.
제가 태어난 이후로는 집에서 동물을 키워본 적이 한번도 없구요.
아놔 그런데 방금 ㅠㅠ
저희 집은 골목 안쪽 끝부분 쪽에 있고, 그 고양이 가족들이 있던 곳은 골목 초입 부분이거든요?
그런데 방금 집 밖에서 고양이 소리가 나길래, 평소 다른 길냥이들도 많은 동네라 소시지 들고 나가봤더니
다른 냥이들도 있는데 그 엄마냥이도 있더라구요.
소시지 나눠주고 쓰담쓰담 해주고 집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ㄷㄷㄷ
부비부비는 하되 도도하던 그 아이가 제가 집으로 들어가려고 일어나니까 총총총총 저를 따라오더니
저희 빌라로 들어오더라구요..ㄷㄷㄷ 야옹~야옹~ 하면서요
이때부터 심상치 않음을 느낄수 있었죠...
동물농장 10년을 애청한 접니다! 뭔가 심상치 않다는것을 단박에 알수가 았었어요 ㅠㅠ
제 주위를 빙글빙글 돌면서 뭔가 할 말이 있는듯 야옹야옹 울면서 저를 올려다보면서 저를 졸졸졸졸~
현관 문을 열자 이 엄마냥이 문 밖에서 집 안을 계속 쳐다보고 냉큼 들어오지는 않길래 속으로는 다행이다 싶어
물이라도 떠주려고 몸을 돌려서 물을 따라서 뒤를 돈 순간, 문 밖에 이 녀셕이 없네요???
이 녀석이 거실에 들어와있었어요 ㅠㅠ
사뿐사뿐 걸어서 제 방 근처까지 가 있는데 순간 멘붕이 되서
손에 잡히는 수건을 들고 그걸로 투우 하듯이 나비를 막으면서 "나비야 나가~ 안돼 ㅠㅠ 제발 나가자 ㅠㅠ"
이렇게 해서 겨우 내보냈어요 ㅠㅠ 제가 이렇게 하니까 내 말뜻을 알겠다는듯이 다시 사뿐사뿐 나가네요 ㅠㅠ
그 모습 보면서 어찌나 또 미안했는지 몰라요...
저 말고 그 녀석들한테 더 잘 해주시는 분들도 있고(저는 그냥 밤에 잠깐 보러가는거고, 골목 집 앞에 사료랑 물 놔주시는 분이 계시거든요.)
몇 번 본적도 없는데 대체 날 뭘 보고ㅠㅠㅠㅠㅠ
엄마냥이가 나이를 짐작해보건데 첫출산이 분명해보일 정도로 앳되 보이고, 새끼들도 정성으로 돌보는 기특한 엄마냥이던데
처음 새끼들을 집도 없이 키우려니 힘들어서 우리집에 눌러앉으려고 그랬을까요?ㅠㅠㅠ
그 맘씨 좋은 분들한테 가지 왜 나를 ㅠㅠ
한번 내쫒았으니, 이제 우리집을 알았다고 해도 또 오거나 그러진 않겠죠?
그냥 다시는 냥이들 보러가지 말까 싶기도 해요 ㅠㅠ
어차피 더 잘 돌봐주시는 분도 계시고, 괜히 상처만 준것같아서 ㅠㅠ
동물을 한번도 키워본적이 없이, 티비로만 배웠더니
이렇게 냥이가 훅 들어오니까 어쩔줄을 모르겠어요
냥이는 귀여워도 길냥이라 병균이 걱정되서 냥이가 밟고 다닌 거실도 싹싹 닦고 힘빠져서 멘붕 된 마음으로 글 올려요 ㅠㅠㅠㅠ
한번도 이런 일은 그저 남 일이라고만 생각했다가 이런 일이 생기니 멘붕이에요 ㅠㅠ
고양이 키우기 많이 힘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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