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가는 버스안에서 심심하던 중에 요즘 신점 이야기가 많이올라오니까 저에게 절대 무당집은 가지 말라던 침 아저씨가 자꾸 생각나서 글 써봐요.
핸드폰으로 쓰는거라 오타가 있어도 이해해주세여
저는 십년전 다니던 대학이 예체능계열이었는데 그때는 기합이 존재했었어요.
마지막학기 시작하고 기합을 심하게 받은 다음날 근육통 때문에 계단을 내려오다 다리에 힘이 풀려서 발목을 크게 접질렀었어요. 그게 한겨울이 다 되도록 낫질 않더라구요. 걱정이 되던 엄마가 침 아저씨한테 가지 않겠냐고 하더라구요.
이 아저씨로 말할거 같으면 침 도사님이었어요ㅋㅋㅋㅋ 장침을 배에 놓는데 사실 우리나라에선 허가가 안나서 엄연히 말하면 불법이었어요. 그래서 아는 사람만 소개로 알음알음 오는데였죠. 그래도 유명해서 사람이 항상 많았어요. 저는 초등학교 3학년때 한번 크게 체하고 몇년을 자주 체하면서 힘들어하다가 5학년인가 6학년 때 그 아저씨를 처음 만났는데 그때 두번인가 침 맞고는 22살 때 까지 한번도 체한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엄마가 아저씨 얘길 했을 땐 아 거기 가면 되겠구나 싶어서 갔죠.
아저씨는 제가 초등학생 때 수도권에 계셨는데 사람도 많이 찾아오고 힘드셔서 수도권에서도 한시간은 더 가야하는 산속으로 들어가셨어요. 배에 장침을 한시간 꽂고 침을 빼면 등을 15분 정도 지압해주시는데 아저씨가 다른사람의 기운을 느껴서 환자를 많이 받기 힘들어하셨거든요.
아무튼 10년만에 저랑 엄마랑 몸이 여기저기 아픈 엄마친구분이랑 셋이 갔었어요. 저는 당연히 발목이 아프니까 발목에만 침을 맞을 생각을 했었구요.(배에 맞으면 엄청 오래걸리고 드럽게 아품....) 침 맞기전에 차 한잔하면서 엄마친구분이 여기저기 아프다고 호소하시고 저는 발목만 아파여 이러고 가만히 있었어요. 그런데 아저씨가 절 되게 심각하게 보면서 사실 엄마나 아줌마보다 제 몸이 더 안좋다고 하시는거예요. 어떻게 버티고 살았냐고.
저는 무슨얘긴지 모르겠고 발목만 아파서 왔는데 무슨소리세여? 그랬더니 저보고 허리가 많이 안아프냐고 그러시더라고요 저 진짜 생리통도 없고 허리의 고통따위 느껴본적도 없다고 그랬더니 그럼 밤마다 악몽을 꾸지 않냐는거예요 잠을 거의 못자야 정상인 몸이라고... 근데 저는 12시에 기절하는 사람이거든욬ㅋㅋㅋㅋ 대학때 밤새 공연 셋팅하고 리허설 하다가 새벽에 동기들이 치킨시켜먹어도 저는 야식을 안먹고 강당 맨바닥에서 잘 정도로 엄청 아무데서나 잘 자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잠도 되게 잘 잔다고 했더니 아저씨가 진짜 이해가 안된다면서 아줌마랑 엄마보다 제가 더 몸이 안 좋아서 정상적인 생활을 못 할텐데 이상하다고 하시는거예요.
중요한건 이게 제 진맥을 잡는다던가 뭐 그런게 아니라 그냥 마주앉아있는데도 자기한테 느껴질 정도로 제 몸이 안좋다는 거였어요. 엄마랑 저는 되게 충격받았어요. 발목이 아파서 왔는데 여기저기 몸이 다 안좋다는 아줌마보다 제가 더 안좋다는게요.
이 아저씨는 모든 질병은 배에서 기의 흐름이 막혔기 때문에 온다고 생각하세요. 그래서 어디가 아프든 기가 잘 통하게 해주고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죠. 그리고 그 기의 흐름을 막는게 탁한 기운이고 그 탁한 기운들이 뭉쳐서 암이되고 열이 뻗쳐서 뇌혈관이 터지고 뭐 그렇게 설명하셨어요.
이게 말로만 들으면 돌팔이같은데 정말 배에 침을 맞아보면 어떤 느낌이지 알게돼요... 저는 처음에 배에 침을 맞는데 진짜 허리가 부서지는거처럼 아픈거예요.. 아저씨 말로는 이렇게 아팟어야 하는데 제가 아직 젊으니까 그 혈기로 견뎌진거지 좀만 늦었으면 여기저기 많이 아팟을거라고 하세요... 정말 믿기 힘든데 침을 맞고나면 정말 손오공이 무천도사한테 거북등딱지를 메고 수련하다가 등딱지를 떼고 나면 이렇게 가벼운걸까? 싶을정도로 개운해져요. 그리고 제가 약간 새가슴이었는데 아저씨 말로는 탁한기운이 너무 쌓여서 몸이 견디려고 하다보니 갈비뼈도 틀어지고 새가슴이 된거라고 하셨는데 정말 침 맞으러 다니면서 새가슴이 사라졌어요..... 아무튼 뭔가 간증글 같지만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이 아저씨한테 침 맞으면서 정말 아 몸은 원래 이렇게 가뿐한게 정상이구나 라는걸 처음 알았어요... 사실 저는 좀 되게 까칠한편이었는데 아저씨는 그게 당연한거라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사람이 몸이 아플 땐 사소한거에도 엄청 예민해지는데 저는 평생을 이런 몸으로 살았으니 항상 힘들었을거라고... 근데 저희 언니는 저보다 더 했거든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랬더니 언니도 데려오라고.. 그래서 언니도 갔는데 저희 언니는 진짴ㅋㅋㅋㅋㅋㅋ 그 이후로 혼자서도 세시간걸려 침 맞으러 갈 정도로 맹신하게 됩니다......
아 이제 그 신점 얘기가 나오는데 서론이 너무 길었져... 죄송해요.... 근데 제가 침을 거의 반년을 맞으러 다녀서 얘기가 많네요ㅠ 진짜 신기했거든요...
암튼 그 아저씨는 자기 침술에 자부심과 확신이 있었어요. 일반 병원에서 아무리 못 고친다고 해도 자기한테 다섯번만 참고 침 맞으면 왠만큼 다 낫는다고요. 침이 정말 아프고 처음 맞으면 몰랐던 증상이 다 올라와서 못 견디는 사람이 많거든요... 그래서 아무나 침 안놔주셨어요.. 암튼 근데 저랑 저희 언니는 일주일에 두세번씩 몇달을 가도 못 고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저씨가 나중엔 저희한테 미안해 하셨어요. 돈도 돈이지만 멀고 진짜 한시간 침 맞는게 엄청 힘들거든요.. 특히 저희는 다른 사람보다 더 아프댔어요... 어린 애들이 잘 참고 계속 맞으러 온다고 저흴 되게 예뻐하시게 됩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저희가 기운이 너무 깨끗하데요. 이게 사람이 착하고 심성이 맑고 이런게 아니라 기운이 깨끗하고 맑아서 조금만 탁하고 안 좋은 사람을 만나면 그 기운을 타서 다른 사람 아픈걸 저희가 받는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러면서 절대 무당집 가지 말라고, 그런데 가면 나쁜거가 들러붙으니까 절대 가지 말라고 하시던게 잊히지 않아요... 그 때 제가 성당 정말 열심히 다닐 때였는데 (맨날 새벽미사 가고 묵주기도하고... 그랬었거든요... 지금은 탕자...^^^^^) 저보고 성당 열심히 다니고 기도 많이 하라구.. 지금까지 이렇게 안 아프고 악몽도 안꾸고 별일 없이 산건 정말 누가 지켜주고 돌봐주신거라고.. 그 말씀이 잊히지 않아서 지금도 친구들이 재미로 신점보러 가자고 해도 전 절대 안가요..
아무튼 스님들 수녀님들도 침 맞으러 오시고 그런 분들은 무료로 침 놔주시면서 조용히 사셨는데... 전 평생 침 맞으면서 못 살테니 그냥 좀 아픈대로 살자 싶어서 반년 정도 맞다 안가고 어쩌다 한번 갔는데 몇년전에 갑자기 돌아가셔서... 이젠 아파도 어쩔수가 없어요..
암튼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재미도 없고 별로 신기하지도 않은거 같고..... 그래도 쓴게 아까우니까 그냥 올릴게요..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