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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병원 1년 6개월 썰
게시물ID : military_806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돌고돌고돌아
추천 : 10
조회수 : 7746회
댓글수 : 59개
등록시간 : 2017/09/10 14:12:55
군 시절 1년 6개월을 군병원에 입원했습니다. 물론 1-3개월 마다 자대찍고 갔죠.

훈련병 시절. 다리가 부러져서, 군병원에 입원했습니다. 

군대 병원 시스템의 잘못이 어디서 부텅일까요?

다치는 순간 부터입니다.

다리가 부러져서 발목 부근이 덜렁거렸습니다. 다행히도 복합골절이 아니라서 피와 찢겨진 살을 보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영화처럼 누군가에게 부축당해서 걷는다거나 업힌다거나 하는 불상사를 겪었죠. 정말 다리가 부러지면


업히거나, 부축해서 못갑니다. 덜렁거리는 골절면끼리 부딪혀서 더 큰 고통만 얻죠.



결국 들것 실려서 의무대로 갔고. 거기서 군용 수송차를 가져오더군요 ( 일반 앰뷸런스가 아니라 군용이요.)





군용 앰뷸련스의 문제점

1. 덜컹거림이 심합니다.

2. 키가 185인데 길이가 안맞아서 다리가 밖으로 돌출되어 있습니다.

3. 운전미숙




            저 세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운전자가 덜컹거리는 요철을 감속없이 지나갔고 제 몸은 고정되어있지 않은 상태로

   공중으로 붕 떠서, 착지했습니다. 하.. 지금 생각해도 세상에서 느껴본 고통중에서 최고였습니다.


다리에선 뚝소리가 나고, 정말 부러진 곳을 누가 발로 쪼인트 깐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의무대대로 갔고, 거기서 부러진 뼈를 일단 돌려서 맞추고 

드디어 일반 앰뷸런스를 탔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다음과 같은 일화가 있었습니다.



   너무 아파서 낮게 '신음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간부가 그러더군요. 

   '좀 조용히해. 좀 참아라 가고있으니까 하..' 


     네 실화입니다.  진짜 그순간 욕하고싶었습니다. 뭐라고 이 새 x야?   


   하... 어쨌거나 군병원에가서 저는 치료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만

다음과 같은 선택을 해야했습니다.


         1.   군병원에서 치료받는다.

         2.   일반 사병원으로 알아서 간다.


    
   군병원 의무병들은, 자기들 라면끓이고 왔는데 못먹는다며 투덜댔습니다. 국군 춘천병원이었구요.

   설명도 대충했습니다.  자세한 고지도 못받았어요


   1. 군병원에서 치료받는건 그냥 여기서 치료받는 거랍디다. 

               //// 이에 대해 추후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군인으로서 문제가 안생기려면 군병원이 낫습니다. 


   2.  사병원으로 가는건, '수송 수단'을 '알아서' 마련하고,  군병원에서 치료할 수 있음에도 외부로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추후에 문제요지가 될만한 내용을 주장하지 않는다. 라는 동의서를 썼어야 했습니다.

  

            2번에 대해 더 자세히 물엇더니, 간단히 말해서 부모님이 오시면 알아서 가라는거였습니다. 네. 다리부러져서 들것에 실린 사람에게

          일반 자가차량을 이용하라는 것이였죠.

        거기다가. 같이온 간부는 제가 군병원에서 치료받을지 사병원으로갈지 정하기전까지 기다리고있었으므로

        구석에 앉아서 그냥 기다리고만 있었습니다. 한숨쉬면서요

     

            웃긴건, 부모님이 오시기도 전에, 자기들더러 나보고 결정을 빨리하라는 거였는데. 저는 제 다리를 한시라도 빨리 치료하기 위함인줄 알았으나. 추후에 입원후 수술날짜까지 3-4일을 기다렸으므로, 딱히 그런건 아니고 자기들 귀찮은거였나보다 했습니다.



   어쨌거나, 낌새가 좋지 않아서 일반병원을 안갔습니다. 집도 가난하고, 언제까지 외부에서 치료받을지 불확실한 상황인데다가, 골절이 큰 부상이긴 하지만 후유증이 남을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정황상 판단했고

   무엇보다도 부모님이 이꼴보고 병원에 저를 데려가길 원치 않았거든요



  지금와서 따져보면


  1. 왜 군병원에서는 환자를 위한 체계가 마치 '본인들 책임에 흠집 안갈 선'에서 끝나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2. 그리고 군병원 생활을 하면서, 군병원 치료실태 조사랍시고 만족도를 조사해가는데 대부분다 긍정이라고 표시를 했을 뿐더러
     설문지 문항 자체도 유도적인 질문이었습니다. 

           ex) 최근 군병원 이용후기 만족도가 긍정적인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런 종류의 질문이거나, 아니면 아예 긍정적인 후기만 모아놓은 유인물을 따로 주고 설문조사를 했었습니다.


  3.  군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얻게될 불이익 입니다.'


            * 군병원에서도 충분히 치료 가능한 질병 부상 상해 임에도 불구하고 * 가 포인트입니다.

                   그럼에도 외부에서 진료를 받았기에 추후에 생기는 문제는 환자가 부담하고, 비용도 환자가 부담한다.

         라는 동의서를 반드시 써야합니다.

         저는 저 말을 듣고 이건 100% 저에게 추후에 불리하게 적용될 우려가있어 그냥 군병원에 있었습니다.


       
        게다가, 모든 환자는, 국가로부터 치료지원금을 일정부분 받아낼 수 있습니다. 가령, 군병원에서 치료할 수 있더라 하더라도요

        그런데 이 신청서를 작성하려면 병원 원무과를 들락거리고 면담을 해야하는데


        거의 병원측의 과실이 있거나 부모가 의사가 아닌이상 잘 안해줍니다.

       저같은경우는 추후에 '골수염'판정을 군병원에서 발생했고 확진을 받았으므로, 명분이 충분했었습니다.

        자비로 외부진료를 이미나갔다면, 치료 지원금을 받을 수가 없을 뿐더러, 군생활 정기휴가 1달치를 모조리 먼저까버립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대해서는, 중대장의 역량에따라 조금씩 늘릴 수 있다곤 하나 (직접 들으겁니다. 사실 4박5일씩 연장하는 방법 외에는 없습니다.)

  

       그리고, 외부병원을 이용하면 군병원이용에 제한이 생기므로, 추후에 문제가 생기면 군병원에 입원할 수 없고 반드시 외부로 나가야합니다.

     이에 소요되는 시간은 본인이 자대에서 알아서 뻐기는겁니다.



          요약
                         군병원을 안갈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

            1. 사병원에 갈경우, 모든 비용은 환자 100% 부담이며, 추후에 발생할 문제에 대해서도 군에서는 일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2. 국가로부터 치료 지원금을 일정부분 받아낼 수 있는(큰돈은 아닙니다.) 기회가 어렵습니다.

            3.  군인의 휴가를 먼저 까고, 추후로 군의관과 자대 중대장 역량에 따라 더 외부진료를 받을 수 있지만 절차가 복잡합니다.

            4.  치료와 수술이후, 자대생활하다가 혹시 또 추가적인 문제사항이 발생하면, 군병원에 갈 수 없습니다.

                      - 이부분에 대해서는 , 본인이 치료한 환자가 아니기 때문인 부분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있지만, 
                         환자는 자대에서도 어디서도 편안하게 있을 공간이 없습니다.

            
   군병원 생활


             1. 주로 신경치료를 요하는 환자들 ( 허리디스크환자 등)에게 발생합니다.

                  즉 , 신경치료를 요하는 환자들 (치과 치료나 목디스크 등도 해당합니다.)에게 가장 많은 문제가 생겼습니다.

                   신기하게도 저같은 골절이나 일반 상해 환자들보다도 신경을 잘못건드려서 발생하는 2차적인 의료사고가 종종있었습니다.

                점심에 허리디스크 시술을 받으러간다던 멀쩡히 걸어다니던  환자가 갑자기, 휠체어를 타고 짐싸고  성남 수도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마비증세를 호소했습니다.

              2. 나일롱 환자는 사실 없습니다.

                 군병원에 내원한다는 것 자체가 심각한 수준임을 군의관이 파악하고 보내주는것잉기 때문에, 나일롱환자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적절한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헌병소속 환자) 같은 경우에는, 환자 때문에 나머지 사람들이 고생한다는 이유로

                  부상당한 병사를 그냥 근무에 투입시킵니다. 물론 가끔 그냥 수술을 받으려는 인간은 있는데, 사실 미친X들입니다. 전체병동 인원이

                 한층당 대충 7-80명쯤하는데, 그중에서 1-2명정도가 그런경우입니다. (1년 6개월정도 지켜본 결과 그랬습니다.)

              3. 자대 간부들이 많이 찾아오긴 합니다.

                 사실 찾아오는 이유는, 친해서이거나 걱정되서 인 경우도 있지만 추가적인 문제를 만들지 않게 하기위해 감시차 오기도합니다. 사실 그
                런 의도가 깔려있습니다.

              4. 저같은 경우 성남수도병원에서 다음과 같은 일화가 있었습니다.

                   제가 춘천국군병원에서 조영제 반응에 대해서 ( MRI 염색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적이 있습니다. 이유는 모르겠고

                   매번그러는 것도 아니긴 합니다만,,, 성남 수도병원으로 옮겼을때 새로 MRI를 찍었는데, 거기서 조영제 알레르기 항목을 체크함에도

                   불구하고 그냥 조영제를 놨습니다. 그리고 제가 좀 이상한거 같아서, 일반 간호사(성남 수도병원은 군 간호사와 일반 간호사가 섞여있                      습니다.) 에게 이 사실을 고지했더니, 

                자기들끼리 " 또 이러네.. 이러다 큰일나는데 .." 라는 말을 했습니다. 일단 별문제 없는거 보더니 그냥 돌아가라고 했고 끝입니다.


               5. 의무병들이 정말 고생많이 합니다. 

                   환자들과 사이가 좋은 곳은 주로, 공동병동일 경우입니다. 70명정도가 단체로 한 층을 쓰는데, 벽이 뚫려있어 소통이 원활한 곳에서는

                 자기들끼리 웃고떠들고 잘 지냅니다.

                 하지만 성남수도병원처럼 개인 병동으로 이뤄진 곳에서는, 단지 업무차원의 일외에는 소통이 별로 없습니다.


                6. 성남 수도병원은 카투사, 해외파병군인, 교도소에 간 군인, 등 정말 별의별 사람들이 다 올라옵니다.

                   그래서 군의관이 정말 '일'을 합니다. 5시에 칼퇴하지도않고 자기 앞에 환자들 다 봐줍니다.

                  그리고 그런 특성때문에, 성남 수도병원에서는 길어야 1달반정도 입원가능하지만, 여러곳들 중에서 가장 의사다운 분들이었습니다.


       자대 복귀후


                 1. 자대를 옮겼습니다.

                    이유는 훈련이 많은 부대에 머물러서 짐처럼 남아있는 것도 싫어 옮겼습니다.

                    사고를 쳐서 옮긴게 아니기때문에 옮긴 부대에서는, 간부시설 관리하면서 그쪽 애들과 나름 잘지냈습니다.
                    연대장님이 사택에서 식사도 대접해주고 좋았습니다.


                 2. 사실 자대를 옮기게된 이유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는데

                     원래 자대에서, 행보관이 제 앞에서 갑자기 깁스를 하고 절뚝이며 걸어다니는 것이었습니다.

                    다쳤다면서요. 그런데 씩씩한 척 막 걸어다니다가 몇일 지나고 그걸 풀어버리데요?

                    저보라고 하는건진 모르겠습니다만.. 딱히 다쳤다는 이유가 납득이 안됬습니다. 사람들도 의아해하고 뭔가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사람보다는 그냥 쳐다만 보더라구요

                     그리고, 제가 뼈가 다 붙기도전에 자대에갔을때, 나름 미안하기도 하고 날로먹는게 쫌 그래서 돕고자 이일 저일 시켜달라고 했었죠

                    그래서 정말로 했는데, 자대에서는 그게 괜찮은줄알고 이일 저일 시키더라구요. 간부쪽에서 교육이 제대로 안되어있는지

                    환자를 다루는 법도 모르고, 얘가 얼마나 아픈지 자기들이 어림짐작으로 경험으로 판단합니다.


                    덕분에 봉와직염이 엄청 심해져서 다시 입원했죠 ^^

                   그날도 근무서기전에, 미리 말씀을 드렸습니다. 도저히 걸을 수가 없다구요

                    그랬더니 제 건강보다도 자기들 근무 순번꼬인걸 더 걱정하더라고요. 뭐 어쩔수없는 부분이라 이해하고 넘어갔습니다.


           




              * 마지막으로


   1.  군대에서 다치면 부모가 의사라면, 부모님께 말씀드려서 압력을 넣으시구요 (그냥 의사라는 사실만 밝혀도 됩니다. 굳이 뭘 어쩌려고할필요는 없고)

   2. 그게 아니면, 군병원 가야합니다.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한 경우가 있는데, 욕을 처먹든 그냥 눈치가 보이든 꼭 가세요 


   3.  의료 진료기록은 항상 떼서 다니시길 바랍니다. 부대 제출용 외에, 한 부씩 더 뽑아서 소장하시구요
 

  4.  군병원은 제대후 4개월인가. 6개월까지만 이용가능하다고 합니다. 개같은거죠

  5.  군의관이 안된다 ㅈㄹ 하면 부모님께 상담해서, 부모님 전화가 오게하세요. 유일하게 무서워합니다.

  6. 군병원이 대대적인 홍보를 많이합니다. 자기들도 억울하다는 식으로요.  네 물론 제대로된 의사도 있고 잘봐주기도합니다.

     하지만, 시스템에 의한 불신과, 사후처리에 대한 군당국의 태도에서 불신이 사그라들긴 힘들겁니다.

  7. 군인권센터에서 가끔 나와서 설문조사를 하는데 부당한 일이 있으면 말하세요. 익명보장됩니다.

  



   *  저는 군생활을 하면서, 저처럼 다치거나 아픈 병사들 상담도 해주고, 정보도 많이 줬습니다. 경우에 따라 의가사전역한 병사도 있었고, 아픈걸 끝까지 참다가 뒤늦게 병원에 간 병사도 있었습니다.

         제 입김이나 제가 부조리를 가르쳐줘서 그런일이 일어난게 아니라. 제가 보고 듣고 느낀것에 대한 대안책을 제시했을 뿐입니다.

        이래라 저래라 한다고 제뜻대로 군대가 굴렀다는게 아니라는 거죠

        군병원이라는 곳의 헛점이 얼마나 허술하냐면, 자기들이 옳다는 듯이 말하지만 부모님 입김에 무너지는게 그들입니다. 

       그렇다는 말은, 소신이나 책임보다는 자기들 한테 귀찮은 일이 안생기면 그만이다 이 마인드라는 거죠.



       군대에서 다치신분들 울적해할 필요도 없고, 다친하단들 당황해할 필요도 없습니다.


       아직까지도, 나라에서 해주는것은 없고 책임 넘기기만 급급합니다.

       자기몸 자기가 챙기는 것은 맞지만, 적어도 부대 주변이나 병원에서 만나는 환자들과 함께 버티세요

        그것만이 살아남을 방법이더군요.

 
출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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