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칠순잔치 하셔야 하는 아버지에요. 시골에서 자라시고 평생 공장일로 너무 많은 고생만 하신 분이에요.. 못나고 속썩이는 아들을 늘 아버지라는 나무의 그늘로 감싸주신 분이에요. 어머니 주변분들은 아버님이 소녀같은 분.. 점잖은 신사시라고 말하세요. 제 친구들에게도 말씀을 낮추시지 않는 신사에요..
평생 고생하신.. 운이 없어 고생많으신 아버지.. 제가 작년에 집 한채는 가져보셔야 한다고 생각해서.. 매장해서 번돈으로 대출금 다 내드렸어요. 이제 맘편히 사실때라고 생각했어요. 남은 인생이라도 어려움 없이 사시길..
근데 지금 병원이에요. 위암이라네요. 너무나 다행히 조기에 발견했고.. 다행히 의사 선생님께서 시술로 우선 해보자고 하시네요. 이후에 결과가 안좋으면 위 전체 절제를 하겠다고 하시네요..
너무 억울해요. 평생 가족위해 고생만 하신분인데.. 지금은 행복하셔야 하는 시간인데.. 너무 분해요.. 천만원 들여 임플란트도 해드렸어요. 이제 음식 드실때 너무 편하다고.. 우리 아들이 해줬다고 조심스레 자링하시던 분이에요. 평생 남에게 폐안끼치고 정직하게 살아오신 분이에요. 입원 전날까지도 극구 밀려도 이게 편하다며 공장일 나가신 분이에요.. 겨우 이제서야 편히좀 사셔야 하는분이 아프시다는게 너무 분해요..
병원으로 오시는길.. 남몰래 눈물 흘리시고 몰래 손수건으로 눈물 닦으시던 모습을 봤어요.. 아버진 모르시겠지만 저는 봤어요.. 조기라는데 왜 우세요 아버지.. 수술도 아니고 시술한다는데 왜 몰래 우세요 아버지.. 그게 아버지 인가 봅니다.. 이제는 저한테 기대세요 아버지. 제가 늘 옆에서 지켜드릴께요 아버지. 병원 침대에 곤히 잠드신 모습보다.. 눈물이 쏟아져 담배피러 나왔어요. 저 아직 효도 시작도 안했어요. 사랑한다는 말도 충분히 못했어요.. 내일 수술하시고 나면 제가 원없이 해드릴께요.. 무교입니다만... 하나님 아버지를 지켜주세요. 어머니와 지금처럼 늘 손잡고 행복하세요. 사랑합니다. 아버지.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