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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gomin_13785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Ghna
추천 : 1
조회수 : 27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3/10 01:16:13
동아리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왔는데
예쁘고 말도 참 잘하고 똑부러지는 친구예요.
오늘 다 같이 밥을 먹었는데
첫날부터 의외로 진중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어요.
이 동아리의 의의는 무엇인가,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있지는 않나,
등등…….
저는 동아리장이라
부원의 질문이나 반박에 답을 다 하기는 했는데
참 제가 봐도 말을 못하더라고요.
버벅대고 뜸들이고…….
그 이후로는 일상 이야기들 쭉 하면서 수다 떨었는데
저 혼자 마음 속으로 의기소침 해 있었어요.
그렇게 저녁 먹고 집에 왔는데
갑자기 눈물이 확 쏟아지더라고요.
여태까지 학교에서 보았던
똑똑한 친구들,
책 많이 읽은 친구들,
가치관이 확실한 친구들이
모조리 생각나면서
대학에 와서 지성을 쌓겠다고 해놓고는,
또 나는 언제나 그렇게 생활하고 있다고 어렴풋이 뿌듯해놓고는,
너는 자기가 속한 단체에 대한 이야기도 제대로 못 하고,
방금 들어온 부원에 대해서 열등감이나 느끼고 있냐,
그럴 거면 근면성실이라도 하든가 제대로 공부할 끈기는 없으면서,
거대한 야망이라는 이상만 품은 속 빈 강정,
뭐 이런 생각에 펑펑 울었어요.
저는 그래도 내 자신이 모자랄지언정
그 모자란 모습을 부정하지는 않는다며
나는 나의 그대로를 사랑한다고 자부하던 사람이었는데
생각해보면
남 앞에서 나를 사랑한다는 걸 얘기하는 모습을
사랑했던 건지도 모르겠어요.
자존감 높은 사람인 양, 겸허의 미덕을 아는 사람인 양…….
실은 자신의 무능감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고
매일 밤마다 자신의 한심한 모습을 되새김질 하는데 말예요.
새벽이라 좀 감정적인 글이 나왔네요……ㅎㅎ
감정이 격해져서 그런가봐요.
오유 여러분은 여러분의 모습을 기꺼이 사랑하시길 바라요.
저도 노력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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