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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다큐멘터리
게시물ID : panic_954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점시락
추천 : 13
조회수 : 120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9/12 18:3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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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4인치의 화면으로 그들을 본다.

 하루에 한끼를 먹기 힘든 그들의 삶을 본다. 익히지도 않은것을 누구에게 뺏기지는 않을가 눈치를 살피면서 먹는다. 신선한 밥을 먹는건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가끔은 상했을법한 음식을 먹는다. 다행히 물은 깨끗해보인다. 오늘은 어떻게든 넘겼지만 그들의 눈에서 미래가 아닌 내일에 대한 걱정이 보인다. 아니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것이다.

 안타깝다. 알 수 없는 죄책감이 든다.
최저가의 시리얼을 우유에 말아먹는다. 편리하다.
가볍고 설탕맛이 강하고 가볍다. 불편한 맛이다.
 집을 나설때는 이런 감정들은 모두 집에 둬야한다.

 하루에 60~80통의 통화를 한다. 전화선 넘어의 그들은 항상 화가 나있다. 회사의 시스템이 그렇다. 그들은 항상 긴 시간을 기다려야한다. 회사의 우리는 감정이 실린듯한 사과를 자연스럽게 한다. 감정만 없다면 참 단순한 일이다.

 집으로 오는길은 참 멀다. 감정을 모두 두고왔다. 하지만 몸은 단순한 자극에도 지친다. 

 집에 도착해서 4인치 넘어의 그들을 본다. tv쇼의 그들은 연애를 하고 사람을 만나 갈등을 빚고 성장을 한다.
 크게 웃고 화를 내며 놀이를 즐긴다. 나도 즐겁다. 

갑자기 두렵다.

 일어난다. 다큐멘터리를 보고 시리얼을 먹는다. 감정을 두고 출근을 한다.
집에온다. tv쇼를 본다. 즐겁다

일어나 다큐멘터리를 보고 감정을 두고 출근을 한다.
집에서 tv쇼를 즐긴다.

일어나 출근하고 집에와 tv쇼를 즐긴다.

일어나 출근하고
....
....
....
집에서 tv쇼를 본다.

 어느 순간부터 다큐멘터리를 보지 못하개 되었다.
내가 다큐를 좋아했던건 그 특유의 현실감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감정을 두고 오는게 불가능해졌다.
다큐를 보지 않아서가 아니다. 삶의 규칙이 변해서가 아니다. 
앞으로는 감정을 숨길 수 없다. 이런 병이 있을것이다.
눌러온 감정은 이제 아무렇게나 튀어나간다.

오늘의 우울은 현실이다. 내일 다가올 분노는 정해지지 않았고 확언할수도 없는 미래의 일이지만. 분명한 현실이다.

 사실을 찍은 tv속의 다큐멘터리는 환상이고 내일에서 기다리는 악몽은 실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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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글은 책 게시판과 공포를 고민하다 공포로 왔습니다.

이미 글을 읽기도 전에 글의 성격을 제한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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