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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하나 추천드리고싶어요!
게시물ID : readers_137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감자커틀릿
추천 : 3
조회수 : 788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07/01 23:40:38
안녕하세요 책게여러분!
아... 현재 국어국문과에서 3학년 재학중인 오징오징입니당.
1, 2학년 때엔 시와 소설을 쓰는 학회에서 시를 쓰고 선배와 후배, 동기들과 품평회를 한 적이 있었어요. 솔직히 대학교 와서 시를 처음 쓰는지라 많이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이 많았는데, 그 때 선배님이 추천해주신 시인이 심보선이었어요. 뭐 최근에서야 그 시인의 시집을 구입하고 읽어본 걸로 봐선 좀 게으르다고 할 수는 있지만....

서론은 각설하고, 추천해드리고 싶은 시집은
심보선 시인의 <눈앞에 없는 사람>입니다. 그 중에서 제일 보여드리고 싶은건 바로 뒤표지, 그곳에 실린 문구입니다(개인적으로 저는 이 시집에서 <이상하게 말하기>를 가장 좋아합니다. 독특한 표현과 생각지도 못한 발상이 제겐 엄청 참신하더라구요^^*)

뒤 표지에 실린 문구를 직접 워드로 옮기자면- 

 오늘 밤, 세찬 빗줄기를 뚫고 건너온, 물방울 속에 뭉쳐있는 당신의 전언을 펼쳐 읽습니다.  

안타깝게도 법과 규칙의 말들은 죄의 무릎과 무릎 사이에 놓안 순수함을 보지 못하는군요.  

세계의 단단한 철판 위에 이성의 흔적을 새기는 사람들, 물의 말을 모르는 사람들.  

그들은 죄악의 틈새에서 잠들고 자라나는 어린 영혼을 보고는, 아이, 불결해, 눈살을 찌푸리기만 하네요.

하지만 물방울로 이루어진 당신의 말은 그 영혼을 투명하게 비춰주는군요.  

물방울로 오로지 물방울로 싸우는 당신. 물방울의 정의를 행사하는 당신. 판결과 집행이 아니라 고투와 행복을 증언하는 당신. 

 당신은 말하죠. 인간은 세상의 모든 단어를 발명했어요. 사랑을 제외하고요.  

사랑은 인간이 신에게서 빌려온 유일한 단어에요. 그러니 사랑 때문에, 우리는 할 수 없는 것을 하고,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 쓸 수 없는 것을 쓰는 것이죠. 

 나는 말하죠. 오늘 밤, 당신은 나와 너무 닮아 낯설군요. 
당신은 말하죠. 아니, 당신은 너무 낯설어 나를 닮았어요. 

 그런가요, 그래요, 그럼, 잘자요, 당신,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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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전체적인 느낌이 되게 투명하기도 하고 좀 씁쓸하기도 하고 경이롭기도 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무엇보다 '당신은 너무 낯설어 나를 닮았어요.' 라는 문구가 되게 아이러니하면서도 그 어떤 말보다 가장 와닿네요. 더 구체적인 느낌은 개인 나름이기때문에 여기까지....
 
여튼 책게분들 좋은 밤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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