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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 고양이가 어제 죽었습니다...
게시물ID : animal_1380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쿨병시룸짱시룸
추천 : 12
조회수 : 781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5/08/16 11: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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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동물을 사랑하는 분들이 많은 게시판이라 이렇게 쓰고 나면 조금이라도 위안이 될까 몇 자 적어봅니다...

저는 사실 동물을 그리 사랑하지도,

끝까지 책임질 수 없을 것 같아 반려동물을 키울 생각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어머니께서 고양이를 한 마리 데려오셨더라고요

처음엔 저희 형제에게 분양 받아왔다 하셨지만 사실 길고양이였습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생후 3개월정도 돼 보이던

아직 성묘라고 하기에는 몸집이 작은 고양이였죠

이 고양이는 만두가게 앞을 서성이던 고양이라고 하던데

어머니가 조금 놀아주다 이제 차에 타고 가려는데 차 안에 탔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내보내려고 했는데 고양이가 너무 얌전히 앉아 있어서 내보낼 수가 없어서 데려왔다고 합니다

저희 집 경제능력이 고양이를 잘 키울 수 있을 만큼 좋은 편도 못 되고 평소 생각하던게 있던 지라 키우는 것에 반대했지만

이미 고양이용 화장실, 사료, 모래같은 기본적인 용품도 이미 다 사오셨고 

고양이 키우는데 한달에 소모품가 만 원도 들지 않는다며 키우고 싶어 하시는 어머니를 말씀에 더 이상 반대할 수도 없었네요

주말마다 저희 형제는 집을 비워서 안 그래도 어머니 혼자 집에서 적적하실 것같은데 고양이라도 있어서 한 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렇게 해서 키우게 됐는데 한 일주일 전부터 털이 많이 빠지더니 어머니께서 어제 전화하셔서 새벽부터 토하고 똥오줌 못 가리고 아파한다고  동물병원 좀 찾아서 가르쳐 달라고 하셨습니다

당신 아프셔도 병원 비 걱정에 잘못 가시는 분이라 정말 데려가려나 싶기도 하고 고양이가 많이 아프구나 싶기도 했죠

그래서 병원 위치와 전화번호 가르쳐 드리고 끊고 나서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어머니께서 펑펑 우시면서 전화하시는 겁니다

죽었다고...

무슨 소리냐고 하니까 다른 고양이 키우는 집에 물어보니 설탕물 먹이면 좀 괜찮아 진다고 하여

설탕물을 먹였더니 켁켁 거리면서 그자리에서 죽었다고 합니다

대충 찾아보니 저희 고양이는 전염성복막염에 걸렸던 것 같더라고요

사람으로 치면 암 말기에 가깝다고 손을 쓸 수 없는 병이라고.

어머니께는 이렇게 위로해드렸는데 눈앞에서 그래도 1년가까이 키운 고양이가 죽었는데 얼마나 상심이 크실까요...

그래도 없는 돈에 발정기 때 혼자 힘들어한다고 중성화수술도 시키고 그랬었는데...
 
 저는 같은 집에 있어도 최대한 정을 안 준다 하였는데 그래도 같이 지낸 세월이 무섭다고

맨날 저희 식구 나가고나면 자기가 사람인양  침대에서 자던 거

자기보다 덩치도 한참작은

생후 1주일도 안 되보이는 고양이한테도 지고 도망다니던

소심하고 겁많던 고양이여서 안쓰럽고 더 불쌍하네요

태어난 지 1년 반

아니 1년도 채 안 되었을 지도 모르는 그 고양이가 이제 우리집에 없다니 솔직히 믿기지가 않습니다

제가 독립하고 나중에 어머니 찾아뵈면 같이 있을 줄 알았던 고양이인데...

앞에서 놀리면 맨날 꿈뻑꿈뻑 거리먼서 겁먹고

그러면서도 쓰다듬어 주면 가만히 편하게 누워있던 순둥이였는데...

이렇게 빨리 가버리다니..

정말 감당하고 싶지 않은 감정이네요

맨날 말썽 피운다고 구박하고 간식도 자주 사주지 못 했다고 미안해 하는 어머니도 걱정이 되고요

문 잠깐 열어 놓으면 도망가서 잡으러 다니기 일수였것도 이젠 다 추억이네요...

이놈시키 또 겁은 많아 나가놓고 멀리는 못 가고

또 밖에 길고양이한테 겁먹어서 바들바들 떨고 있을 때도 많았다는데...

뭐가 급하다고 그렇게 일찍 갔는 지...

글이 두서없네요..

아직 집에 한마리에 고양이가 남아있는데 전염성이라 이 고양이마저 잃을까 걱정도 되고 감당하고 싶지 않은 슬픔이 또 찾아올 것 같은 기분이 너무 싫습니다...

저는.. 다시는 반려동물 키우지 못 할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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