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야깁니다... 약 1년 반 전에 엄니가 제 슈에무라 하드포뮬러를 한 번 써보시더니 이거 너무 좋다며 하나 사다달라고 하셨죠.
그래서 그 담에 백화점 갈 일 있을 때 하나 사다가 조공으로 받침...
근데 얼마 뒤에 엄마가 모 국산 브랜드 브로우 펜슬을 인터넷으로 주문해 달라는 거예요. 그래서 왜 사준 건 안 쓰고 딴 걸 또 사냐 물어보니 그건 부러질까봐 무섭고 아까워서 갖고 다니며 쓸 수가 없다고 싼 걸 하나 구비해서 밖에서 수정용으로 쓰겠다길래 주문해줬어요.
그리고 최근... 하남시에 있는 그 큰 몰에 가족들 다 같이 갈 일이 있었기에 제가 사촌 동생 생일 선물로 베네피트 브로우바를 데려갔거든요. 동생 눈썹 정리 받는 동안 매장 구경하는데 엄마가 베네피트 브로우 제품 가격을 보더니 여긴 백화점 브랜드 말고 로드샵은 없냐며 브로우 펜슬을 사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또 쓰던 건 어쩌고 왜? 하니 저렴한 아이가 부러져서 사망하셨다는 거예요. 그럼 내가 사준 걸 좀 쓰라고 했더니 아까워서 못 쓴대요;;;;;;;
그거 사준지 일년 반이 지났는데 한 번도 안 깎음;;;;; 제꺼 집에서 제가 직접 샤프닝 하기 때문에 매번 엄마 꺼도 깎아줄까 하고 보면 새 거 그대로임....
그래서 제발 좀 그냥 쓰라고!!! 다 쓰면 새로 사준다고!!! 내 꺼 3년 넘었는데 아직 반도 못 썼다고!!! 엄마도 그거 맨날 써도 몇 년은 쓰니까 제발 아까워하지 말고 그냥 쓰라고!!! 성을 냈더니 알겠다고는 했는데... 과연....
하아... 엄마들은 왜 이러는 걸까요....
생각해보니 예전에 학생 시절 미국에서 공부할 때 방학 중에 잠시 한국 나왔다가 랑콤 에리카였나... 암튼 백화점 브랜드 화장품 중에 미국에선 안 파는 게 있어서 한국에서 엄마랑 길 가다 백화점 끌고 들어가 그거 사달라고 한 적이 있었거든요. 차에 돌아와서 엄마가 사준 화장품 신나서 열어보며 색깔 이쁘지 자랑하고 있었더니 엄마가 아련흐뭇한(?) 표정으로 절 보며 "좋겠다... 나는 누가 나한테 화장품 사준 적 한 번도 없는데..." 이런 적이 있어요.... (근데 이건 사실이 아닙니다. 재력 빵빵하신 엄마 친구들이 엄마 생일 선물로 바비브라운이며 샤넬에서 막 쓸어다 주는 거 어릴 때 많이 봄ㅋㅋㅋㅋㅋㅋㅋ) 엄마는 자수성가한 여장부 스타일이고... 어릴 때 가난했었어서 제 나이 때는 이미 가족의 가장이었기 때문에 갖고 싶은 건 자기 돈으로 얼마든지 살 수도 있고 주변에서도 선물을 주고 받기는 하지만 엄마가 나한테 뭘 사주듯이 아무 댓가도 바라지 않고 정말 순수하게 사주고 싶어서 사준 사람이 없었다는 뜻이었겠죠...
그 뒤로 엄마 화장품 자주 사주려고 노력은 하는데 요즘 워낙 화장을 아예 안 하고, 뭘 사줘도 자꾸 그거 안 쓰고 싼 거 사서 쓰려고 하니 어째야 할지 모르겠어요;;;;;
샤넬 메베도, 프레쉬 립밤도, 록시땅 핸드크림도 전부 사다준 그대로 화장대에 예쁘게 올려져만 있어요.... 그냥 뭘 사주지 말고 돈으로 주는 게 답일까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