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택트>를 보기 전에 형 덕분에 이용하고 있는 넷플릭스에서 <시계태엽 오렌지>를 봤습니다.
1971년 작품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영상, 스토리, 음악, 그리고 심의규정(?)가 상당이 현대스러웠습니다.
저는 이 영화가 90년대 정도 만들어진 영화라 해도 믿을만 하더라고요.
심의규정(?) 경우에는, 음... 좀 많이 셉니다.
멘붕 영화 중 하나라고 해서 봤는데 생각보다는 멘붕이 아니더라고요.
친구들과 있을 때, 그.. 무슨 카니발이더라??
그거 봤을 때도 그리 큰 충격은 받지 않았어서요.
그것도 시간되면 다시 봐볼까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고 난 뒤에 생각이 든 건
"폭력에 대해서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라는 말을 한다고 봤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폭력을 더 큰 폭력으로 다루는 것이 비도덕적인 행위지?
그런데 너, 지금 그 폭력이 때로는 필요한 게 아니냐고 생각하고 있지?
그거 확실해!?
라는 질문을 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느낀 이 영화, <시계태엽 오렌지>의 주제는 바로 '폭력'입니다.
이 폭력은 넓은 범위로 이야기하면
"상대를 공격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한 정당성"
으로 정리하고 싶습니다.
여자를 상품화한 테이블이 있는 곳에서 주인공과 3명의 친구는
마약성분이 들어간 우유를 마시며 폭력성을 끌어올립니다.
즉 환각상태에서 갖은 범죄를 저지른다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그들이 한 범죄는 다음과 같습니다.
노숙자 집단폭행
패싸움
환각상태에서 폭주
무장강도 및 강간 (배우자 앞에서)
구타
지금 위에 움짤에서 친구를 린치하는 저 인물이 영화의 주인공인 '알렉스'입니다.
저들은 '알렉스'를 중심으로 악행을 저질러 왔는데,
위에서 보는 장면으로 인해 친구들은 그에게 반기를 듭니다.
즉, 악당들이 더 악날한 악당에게 반기를 든 셈이죠.
결국 세 사람은 어떤 사건을 계기로 '알렉스'를 현행범으로 구속시키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구속되면서 나온느 장면이 바로 아래 사진입니다.
'알렉스'는 감옥에 들어가기 전
"나는 변호사가 오기 전까지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을거야."
라 말하며 경찰들을 기만합니다.
하지만, 경찰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알렉스'를 무자비하게 폭행합니다.
그래서 위의 사진처럼 되죠.
저는 이 때, 약간의 카타르시스를 느꼈습니다.
'알렉스'가 했던 범죄들입니다.
노숙자 집단폭행
패싸움
환각상태에서 폭주
무장강도 및 강간 (배우자 앞에서)
여기에 위에서 '알렉스'를 구속시키게 만들었던 그 사건까지
이런 악의 축이 경찰들에 의해 무자비한 폭행을 당했다면,
당신은 어떤 생각이 드시겠습니까?
결국 '알렉스'는 감옥으로 들어가
제 기억에 20년형을 선고받았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알렉스'는 감옥에 들어가면서 조금씩 교화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밖으로 나가길 원했습니다.
모범수인 척 한다고 할까요?
그렇게 2년째 되던 때에 한 기관에서 운영하는 시스템을 알게 됩니다.
2주정도 치료를 받으면 감옥에서 나갈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죠.
'알렉스'는 감옥 밖으로 나가고 싶어했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이 시스템에 자원입대를 하게 됩니다.
그래고 아래 보시는 것처럼 실험을 받습니다.
눈을 감지 못하게 한 뒤,
눈에 안약을 계속 주입하면서 안구건조증을 없애고요.
실험참가자는 스크린에서 보여주는 폭력, 전쟁, 성폭행 등
인간의 반인륜적인 자료들을 억지로 보게 합니다.
이를 통해 그 사람에게 악의적 세뇌.
'폭력을 가하려 할 때, 몸에서 거부반응이 일어나 구토를 하게 만드는 정신병을 인위적으로 주입하여
인간이 행할 수 있는 폭력성을 없애는 교화프로그램'
그것이 바로 '알렉스'가 참여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렇게 세뇌를 받은 '알렉스'는 2주가 지나지 않은 어느 날, 테스트를 통과하여 집으로 돌아갑니다.
사실, 감독은 세뇌를 받는 시점부터 '알렉스'를 '불쌍한 인물'로 그리기 시작합니다.
출소 후,
집으로 돌아간 '알렉스'는 부모가 자신의 방을 다른 사람에게 준 것에 분개합니다.
하지만 교화프로그램 때문에 화를 내지 못한 채 구토만 몰려옵니다.
이 상황에서 부모는 '알렉스'를 반기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두려워합니다.
그리고 '알렉스'의 방에서 사는 남자는 그에게 모욕감을 주며 그를 집 밖으로 내쫓습니다.
내쫓긴 '알렉스'는
위의 사진에 나온 노숙자에 의해 집단 폭행을 당합니다.
그런 그를 도와준 사람이 바로
자신의 밑에서 있있던,
자신을 감옥에 가게 만들었던 두 친구('알렉스'의 좌우에 있는 인물).
그런데 그 두 사람은 경찰이 돼 있었고
그 두 사람은 '알렉스'를 사람이 없는 곳으로 데려가 갖은 폭력과 물고문을 선사합니다.
저는 이 상황에서 '노숙자의 보복'까지는 이해를 했지만
함께 범죄를 저지른 공범.
위의 두 사람이 경찰이라니.
저는 여기서 무언가 이상한 감정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비를 맞으며
이러한 상황을 맞이한 '알렉스'에게 약간의 동정심이 들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얻어맞아 도착한 곳은 과거 자신이 범행을 저질렀던 그 곳.
남편의 앞에서 아내를 강간한 작가의 집이었습니다.
작가는 그 때의 충격으로 하반신이 마비가 됐고
자신을 돌보던 아내는 이미 세상을 등진 후였습니다.
그리고 그의 곁에
이 건장한 체구의 사내가 그녀를 대신하고 있었습니다.
'알렉스'는 이 집이 자신이 과거 악행을 저지른 곳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하지만 그 때 가면을 쓰고 있었기에 자신의 정체가 들키지 않을 거라 안심하죠.
하지만, 범행 당시 '알렉스'가 불렀던 노래를 듣고 작가는
그가 과거 자신과 자신의 아내를 파멸로 몰아넣은 인물임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복수를 꿈꿉니다.
와인을 마시게 하여 그를 기절시킨 뒤,
과거 교화프로그램을 받을 당시에 들었던,
그 음악만 들어도 정신착란증세가 나타나는 베토벤 교향곡을
'알렉스'를 방에 가둔 상태에서 들려줍니다.
'알렉스'는 그만하라며 소리칩니다.
절규합니다.
그러다가 그 고통을 참지 못하고 2층에서 뛰어내리게 되면서 '감금'사건은 일단락됩니다.
저는 이 뛰어내리는 장면에서 '죽은 거 아냐?' 라는 동점심이 들더군요.
하하하..
'알렉스'는 죽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알렉스'가 그런 정신착란 현상을 보인 이유가
교화프로그램 때문임이 밝혀지게 되면서 영화는 새로운 국면과 함께 결론으로 달려갑니다.
기자들이 앞다둬 그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기사를 냈습니다.
그 기사를 본 부모님은,
그를 찾아와 용서를 구합니다.
그를 쫓아낸 것이 세간에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하여 찾아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그리고,
당시 교화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정치인이 그를 찾아옵니다.
그리고 그에게 은밀한 제안을 합니다.
알렉스는 그 제안을 들으며 말합니다.
"고기를 입에 더 넣어달라"
그것은 곧 'OK' 사인과 같았습니다.
결국 두 사람의 거래는 성사가 되고.
'알렉스'는 영화 초반,
폭력성을 가지고 있었던
그 때로 되돌아가게 갑니다.
아래 장면이 나오면서 그 나래이션이 나오죠.
눈밭에서 사람들의 갈채를 받으며 금발의 여성과 성행위를 하는 장면이요.
저는 이 장면을 보며 아래와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1. 사람들이 그가 원상태로 돌아온 것을 반긴다 _상처가 나은 것(사람들) vs 사이코로 돌아온 것 (알렉스)
2. 사람들 앞에서 이제 원없이 사이코로 살아갈 수 있다. 박수와 갈채를 받으면서..
결국 영화 마지막에 위의 사진.
즉 가해자로서의 벌을 받으며 용서를 구하던 그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없는 상태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과거 그가 행했던 모든 악행이 잊혀지고,
'피해자'라는 신분만 남은 채로
그는 과거 그 때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죠.
저는,
저는 위의 장면,
계속 스테이크를 썰어달라고 정치인에게 요구하는 이 장면이 굉장히 인상깊었습니다.
영화 초반에 폭력으로 '갑'의 관계를 가지고 있던 '알렉스'가
어떤 사건을 계기로 감옥에 가면서 '을'이 되고
'을'의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교화프로그램에 지원했다가 '병' 이하의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그렇게 자신이 행했던 과거를 돌려받으며 불쌍한(?) 인물이 되지만,
잘못된 사회교화프로그램과 잘못된 복수의 피해자가 되면서
'알렉스'는 '수퍼갑'으로 새롭게 탄생하게 됩니다.
그는 그걸 본능적으로 알아채며 정치인에게 말합니다.
"고기를 더 달라."
즉, 정치인이 고기(육식)를 썰어주는 인물이 된 셈이죠.
사회 최상의 포식자에게서 고기를 상납받는 육식동물
영화 마지막 이 위치에 올라간 이가 바로 '알렉스'입니다.
그리고 영화 마지막.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돈이 있어보이는 사람들의 갈채를 받으며 성행위를 하는 그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과거 불법적으로 악행을 저질렀던 그가,
이제는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며
악행을 저지를 것이란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저는 이 장면을 통해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관객에게 이와 같은 질문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폭력이란 거, 과연 밑바닥에만 있는 것일까? 아닐껄?
폭력을 보며 박수를 치는 사람들이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폭력을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해야 하는가?
어떻게 해야 폭력을 해결할 수 있을까?
누군가의 폭력은 감옥에 가야하고 누군가의 폭력은 박수를 받는 세상이라면 그게 잘된 세상인가?"
전 이 영화가 '폭력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이중성'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조차도 '알렉스'가 피해자 작가의 집에 갔을 때
'복수해야지' vs '알렉스 죽는 거 아냐?'
라는 두 가지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마음은 둘 다 잘못된 생각이죠.
어째거나 두 사람 모두 폭력을 저지른 범죄자입니다.
폭력은 그 어떤 것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행위인 것이죠.
허나, 가끔 사이다가 있잖아요?
그렇게 우리는 폭력을 두 개의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그 시선을 만드는 것은 '나의 마음'
그 마음이 올바른지, 올바르지 않는지
스탠리 큐브릭은 <시계태엽 오렌지>란 영화를 통해 관객에게 묻고 있는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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