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년차 육아 1년차 평범한 전업맘 며느리입니다.
만2년쯤 명절을 겪는데 그동안 큰 이벤트 없이 잘 겪어왔구나 싶었는데..
이번엔 제 머리가 복잡해지는 일이 좀 생겨서..
오유 결게님들께 현명한 조언을 구하고자 글 올립니다.
저희는 2015년 10월에 결혼해서 2016년 명절, 2017년 설을 가까운 시댁 먼저 방문 후 명절 당일 점심 식사 하고 3시간 거리 친정으로 가는 일정으로 보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추석에는 좀 다른 얘기가 시댁에서 나왔습니다.
어제 있었던 일인데..
아기 돌이라 시댁에서 저녁을 먹으려고 시어머니가 저녁상 준비를 하고 계시고 저는 아기띠에 아기를 재우고 시어머니와 이런저런 대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대화 도중 시어머니께서 질문하시더군요..
'너희 이번엔 언제 내려갈거니?'
왜 여태 하지 않으셨던 질문을 하신걸까 하고 바로 고민하지 않은게 제 실수였습니다ㅠㅠ
아무생각 없이 저는 (여태 그래왔듯) '추석 당일에 갈려구요' 라고 답했고,
제 답에 시어머니는 '그래? 근데 차밀리고 어쩌고...중략..애기아빠랑 상의해봐~' 라고 얘기하셨습니다.
저는 그냥 대수롭지 않게 이 대화를 넘겼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와서 신랑이 얘기를 하는데...
'아빠(시아버지)가 이번에 처가 먼저 다녀오라시는데?'
저는 너무 단순히 생각하고 뭐 어느쪽이든 먼저 다녀와도 상관없겠다 싶어서 그럼 그러자고 얘기하고 친정에 전화해서 이번엔 먼저 내려가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친정에는 명절 다음주(14)일 친척동생 결혼식이 있는데, 친정아버지는 명절에도 오고 결혼식도 참석하려면 ○서방이 힘들고 비용도 많이 들테니 그냥 명절에 오지말고 결혼식에만 오라고 하셨죠..
전 그럼 명절에 친정부모님이랑 미혼남동생만 쓸쓸히 있을텐데 어떻게 그러냐고 그냥 두번 다 내려가겠다고, 결혼식은 빠른 기차 이용해서 다녀오면 된다고 연휴 초에 갔다가 추석 당일에 오면 되겠다고 말씀드렸고, 친정아버지는 너희 알아서 편한대로 하라고 대답하셨습니다.
그런데...
오늘 돌이켜 생각해보니...
추석 당일에 올라오면 당일 아침 시댁 제사는.....ㅠㅠ
그렇다면 전날에 와야 하나..싶었는데 또 그러면 시어머니 혼자 음식하실텐데....
이거 엄청 곤란한 입장이 되는거죠..
추석당일에 와도 나쁜며느리..그전에 와도 나쁜며느리로 둔갑당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인데..
친정부모님 입장에서는 또 추석당일에 가는게 아니면 일찍 내려가더라도 명절 보내고 가는 것 같지도 않을듯하고...(저도 친정부모님께 괜히 죄송해지는 상황이...ㅠㅠ)
그래서 엄청 난감해서 신랑한테 이상황을 어찌해야될지 묻는데...저희 신랑은...아니 남의편님은..
'내가 중간입장이라 난처한데..'라고...휴...
아니 본인이 중간입장이면 좀 먼저 아버님이 얘기하실때 잘 대응을 했어야지...답답하게...싶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신랑 퇴근 후에 대화하자고 해놓고 지금 퇴근을 기다리는 상황인데...
저는....솔직히 이상황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가 않습니다...
정말 단적인 예로...저희 시어머니가 어제만 해도..
거실에서 저희 부부가 같이 아기 보다가 신랑이 소파에 누워있다 잠들랑말랑하는 상황에서..
'너는 왜 거기서 그러고있어 졸리면 방에 들어가서 자! 애를 뭐 둘이 보는것도 아니고 니가 애를 보니?....얼른 들어가!'라고...
누가봐도 며느리는 당연히 애봐야하고 아들램은 피곤하면 언제든 방에서 자야하는게 맞는 아들바라기 아들사랑 며느리따위...하고 생각하는 분이라..........
긴긴 연휴 어차피 손녀도 오래 보고 싶고..
그럼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서 최대한 신랑이 고생(?) 안하도록... 그냥 일찍 다녀와라...하시는게 아닌가 싶었지요...
저...기분이 너무 상했는데...
그자리에서 어머님 그건 아니죠 호호..할 말주변도 없고 용기도 없고...애기보느라 정신도없고...그전날 돌잔치를 치뤄서 너무 피곤하고 졸립고 그래서 그냥 넘어갔는데..ㅠㅠ
자꾸 마음에 남더라구요..
시어머니가 저한테 아직도 설거지한번 제대로 안시키셨고, 저 입으라고 옷도 사주시고 몸에 좋은 약도 사주시고...
좋은분인데...근데 아주아주 가끔 저렇게 오직내아들♡ 모드이실때는...감당이 잘 안돼요..ㅠ
아무튼..본론으로 돌아와서 저 어떻게 하면 이 난관을 슬기롭게 헤쳐갈 수 있을까요...?
신랑이 좀 믿음직스럽게 중간 역할 해주면 괜찮은데..워낙 부모님께는 네네하고 살아온 인생이라 아무래도 불안하고..
(괜히 더 화를 키울까봐 무섭기도;;;)
친정 먼저 가는건 좋은데..
추석당일에 올라오는게 최상 시나리오인데...
그럼 제가 나쁜며늘될거고...돌아오면 시댁행해야는데 시부모님이 분명 서운해라하실테고...
추석 전날 좀 늦게 저녁에 올라와도 뭐 그러려니 할거같은데..
그럼 또 제가 시어머니 혼자 음식하게 한 나쁜며늘될거고..
어휴..
참..며느리는 어째 참...이런 위치인건지..
제가 잘못살고있는건지....저도 할말다하고사는 나쁜(?)며느리 하고싶은데 그래도 시부모님이 나름(?) 잘해주시는 편인거같다고 생각해서 나도 잘해드려야지 했는데....
좋은게 좋은거라고 생각했는데 잘 모르겠어요..
어떻게 하면..이 난관을 현명하게 헤쳐갈 수 있을까요?
시부모님도, 친정부모님도, 신랑도 모두 마음상하지 않고 잘 이번 명절을 보내고 싶어요...ㅠㅠ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