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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친구와 허리 졸라매는 나
게시물ID : gomin_17256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물먹는돼지
추천 : 2
조회수 : 706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7/09/26 21:45:53
나한텐 소꿉친구가 있음. 대충 어림잡아 13, 14년 정도 된 소꿉친구임 a라고 칭하겠음 

a랑은 어린이집 중학교 고등학교... 학원까지 같은 곳 다닌 초등학교 빼고 거의 같은곳 나왔고, 집도 가까운 곳에 위치해서 자주 만나고 놀기도 했음 근데 나랑은 성격 외모 그런거 자체가 딴판임.
서로 키 크거나 쌍꺼풀 있는거 사람이란거 빼고 다 다름. 난 감정적이고 운동 좋아하고 덕후임. a는 이성적이고 운동 안좋아하고 연예인 좋아함 친구 하나가 정말 친구되기 어려운 애끼리 소꿉친구라고 말했던 기억이 있을 정도로 완전 상극.
일단 난 국가에서 지원받는 상태인 좀 어려운 형편임. (현재는 좀 나은편) 그래서 옷이나 신발 낡아서 걸레짝 되지 않는 이상 걍 신고다녔고 (어릴땐 걍 그게 일반적인 것인줄 알았음) 아마 5살 때 부터 돈에 대해 눈치보고 살아서 뭐 필요해도 사달라고 투정부린 적이 거의 없었음. 초등학생 시절엔 내가 항상 낡고 허름한 옷에 항상 위축되어 있어서 가난한게 티가 많이 났는데 중학생 때는 지원받는게 좀 더 늘어나다 보니까 그나마 상태가 나아짐. 특히 식권카드가 많이 도움이 되었음. 집에 가서 혼자 티비 보면서 말없이 먹는 밥은 정말 먹기 싫었고 몇 주 동안 같은 찌개에 물넣고 소금이나 김치 넣어서 졸여 먹는 것도 좀 힘들었고... (그래도 밥됴듁) 난 또 부모님 이혼해서 당시 할머니랑 아버지랑 살았는데 아버지는 아프셔서 매일 누워계셨고 할머닌 밭에 가거나 시장가서 고구마 감자... 그런거 파신다고 좀 늦게 들어오셔서 앞서 말한 것처럼 먹는것도 익숙했음. 걍 ㅅㅂ 힘들었음 부모의 손길도 느껴보지 못해서 그런지 부모란게 뭔지도 몰랐고 다른 집도 이렇겠네~ 라고 일반화 시킨 나도 ㄹㅇ 바보같았고... 그래도 소꿉친구인 a는 잘 골랐다고 생각은 했었는데 오늘 생각하고 돌아보니 좀 아니라는 생각이 많이 듬.
오늘 a가 나한테 밥먹으러 가자고 했음. 근데 난 전날 a한테 5000원 정도 돈 빌려줘서 돈이 없었음 그래서 돈 없다 하니까 돈을 자기가 대준다고 자기가 빌린거에서 퉁쳐달라면서 먹으러 가자고 했는데 a는 보충수업이 있어서 1시간 기다려야 하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솔찍히 괴씸했음 내 집 사정 어려운거 뻔히 알고 난 하루 3000원으로 내 식비 차비 챙기면서 그 3000원 마저도 아까워서 900원 차비에 점심 (개인 사정으로 급식 안먹음) 1000원 쓰고 집에는 걍 걸어감 (참고로 집에서 학교까지 9정거장... 좀 멈) 남은 1100원은 뭐하냐고? 그거 모으고 모으고 모아서 내 용돈으로 씀. 암튼 내 집 걸어가는거 a도 아는데 내 걸어가서 집에가면 피곤해서 잘 것 같다고 (솔직히 피할 핑계였음 집에가면 혼자서 엄청 잘 놈ㅋㅋ) 저녁 같이 못 먹겠다고 말하니까 a가 완전 똥씹은 표정으로 "왜 걸어가는데? 버스타라고 좀!!" 개정색 하는거임ㅋㅋㅋㅋㅋ 그 말 듣고 진짜 목 끝까지 "닌 돈 많아서 차비걱정에 돈걱정 1도 안해서 좋겠다" 라는 말이 차오르는거 참아가면서 진짜 비굴하게 미안하다고 내가 사과함;;; 예전에도 이런 말 많이 들어서 이젠 내가 a를 조금씩 피함... 고 1때 까진 좀 살만 했는데 고3 때 부터 힘들어지기 시작하면서 돈을 쓰기다 좀 힘들어짐. 그래서 내가 지금 돈 사정에 허리 졸라매고 있는데 그거가지고 뭐라하니까 좀... 조금 찢어진 옷 입고 다니면은 또 옷좀 사라고 뭐러하고 같이있을 때 마다 숨이 막힘... 또 뭘로 꼬투리를 잡을까... 하고... 걔랑 같이 있을 때 마다 내가 모 웹툰에서 봤던 말이 있음... "소비가 다르면 친구하기가 힘들다" 라는 얼추 그런 내용의 말이였는데 당시 그 말을 봤을 땐 이해 안 갔는데 상황이 되니까 진짜 그 말에 백배 공감이 됨... 정말 이런생각 하면 안 돼는데 a가 그런 말 할 때마다 친구하는거 그만둘까... 라는 생각이 자주 듬... 난 허리 졸라매고 살아도 어느정도 만족할줄 알고 퍼주는 것도 좋아함. a는 날 친구로 두기 창피한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가끔 들어서 미안하다가도 어쩔 때에는 화가나고 짜증나기도 함...

# 아까 앞에 5000원 정도 빌려준게 내가 한 말에 모순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있을까봐 말함.
난 동사무소에서 상품권 준다고 해서 아버지 심부름에 점심시간에 허락맡고 동사무소 갔음 근데 a도 따라옴 이유는 걍 딱히 볼일 없는데 내 따라온거 그러다가 자기 돈 없다고 버스비랑 식비랑 택시비 (자기 출결 때문에 택시타고 가자고해서 하는 수 없이 택시탐 내 돈...) 빌려달래서 빌려줬고 합해서 5000원 약간 넘게나옴... 하루 1900원으로 살아가는 나에겐 진짜 많은 금액을 쓴거임 근데 담날 갚는다고 하니까 걍 빌려준거

한 줄 요약.

친구로 지내도 될까요... 괜히 돈때문에...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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