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저는 10년정도 전에 굉장히 오래된 주택 반지하에 살았었어요. 거기서 진짜 온갖 바퀴를 다 봤답니다. 엄지손가락만한 바퀴, 손톱만한 바퀴는 물론이고 주먹만한 바퀴, 손바닥만한 바퀴도 봤어요.
제 트라우마가 된 사연들을 적어볼게요.
1. 자는데 언니가 절 갑자기 깨워서 눈떠보니 벽 정면에 새끼손가락 2마디정도 되는 미니바퀴 2마리 (처치!)
2. 언니랑 거실에 누워 tv보는데 언니가 비명을 질러 보니 어디선가 바퀴 한마리(큰거)가 언니의 팔 위로 낙하
3. 어느 새벽에 언니의 비명소리가 들려 가보니 언니가 입은 치마 속에 입는 짧은 바지 안에 바퀴가 있었고 언니는 그걸 입었고... (x를 눌러 조의를 표하십시오)
4. 거실에 있는 화장대 뒤에서 주먹만한 바퀴가 빼꼼 나오기에 약을 뿌렸더니 부웅~ 하고 날아오름 (.....) 와 날개.. 날개짓 속도 와.. 진짜 부웅 소리가....;;;;;
5. 자는데 딱.. 딱딱... 딱.. 소리가 나기에 소리가 나는 장롱 뒤편을 보니 주먹 반만한 바퀴가 뽈뽈
6. 샤워하는데 바퀴가 등장해서 그대로 뛰쳐나옴
7. 잠결에 눈떠보니 얼굴 앞에 .... 아이컨텍... (이하생략)
8. 제발 천장에서 툭 떨어지지마
9. 날지마 제발
...정도의 일들이 있었습니다. 검은 바퀴, 갈색 바퀴 참 다양했어요. 동네 자체가 지저분했기에 더욱 심했던것 같아요. 세*코 부르자고 울며 떼쓰기도 했지만 동네 자체가 문제라 소용 없을거라며 안불러주셨습니다.
이런 집에서 6년을 살았고 저는 정말 바퀴벌레를 끔찍하게 무서워하게 됐어요. 모든 벌레를 무서워하게 되었습니다. 파리만 봐도, 벌레 날개소리만 들려도 기겁을 해요.
그래서 새 집으로 이사했을 때 가장 행복했던건 우리 집이 빚더미에서 해방되었다는 사실도 아닌 바퀴벌레가 없다는 사실 그 뿐이었습니다.
올해로 5년째 살고 있어요. 바퀴벌레는 나온 적 없었습니다. 물론 저희가 이사온 시점이 막 시공이 끝난 시점이었고 저희가 첫 입주자에요. 그렇게 안심하고 산지 5년....
...
일주일? 이주일 정도 전에 작은 바퀴같은 것이 나왔습니다. 손톱만했을까요. 어쩌면 그리마였는지도 모릅니다. 전기파리채로 지지니 죽더라구요. 속도가 느린걸 보니 그리마였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
컴퓨터를 하는데 제 책상 위에 검은 것이 움직이더군요. 그 파리채로 잡으려 하였으나 너무 빨랐습니다.
급히 바퀴용 에프킬라를 들고 왔습니다. 크기는 여성의 엄지정도 되었고 길쭉한 유선형의 몸이었습니다. 검은색이구요. 진짜.... 겁나 빠릅니다.
온갖 비명을 지르며 울면서 엄마한테 떼써서 결국 잡았어요.
제 방이.. 더럽긴 합니다.. 옷도 많고 서랍도 세개나 있고.. 컴퓨터도 있고 피아노도 있어요. 게다가 제가 우울증을 앓으면서 무기력증이 심해 방청소를 잘 하지 않습니다ㅠㅠ 식사를 거의 하지 않아 음식물은 잘 없습니다만.. 그래도 물건만 널브러져있지 가끔 대걸레로 밀고 청소기는 돌렸는데 바퀴가 나오다니 너무 끔찍해요...
결국 잡긴 잡았습니다만ㅠㅠ 한마리 나오기 시작하면 이미 망한것이라면서요...
하..
어떻게 해야할까요..
우선 세*코에 무료진단 신청은 해두었습니다.. 날 밝으면 통화하고 목요일 낮쯤에 부르려구요...
제 방 창문이 베란다와 연결되어있는데 혹시 이곳에서 넘어온걸까요..?
어쩌면 좋아요ㅜㅜㅜㅜㅜ 저는.. 정말 벌레를 끔찍히 무서워합니다.. 어느정도냐면 지금 바퀴벌레 퇴치법 자체도 검색을 못 해요. 혹시 사진이 나올까봐서요... 정말 진짜 말도 안되게 무섭습니다. 이떻게 해야 좋은가요...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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