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았던 역사책들

1. 유럽사산책1,2 (헤이르트 마크)

기자출신의 저자가 유럽을 여행하면서 쓴 역사책이다. 단지 역사만을 기술한 책이 아니라 저자가 직접 여행하며 보고 느낀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주요 도시들이 챕터의 제목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여행할 당시의 풍경과 사람들의 이야기 분위기들도 함께 느낄 수 있다. 또한 그 도시에서 벌어졌던 역사적이야기들은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드골이 영국의 eu가입을 반대했다거나 영국의 북아일랜드 내전에 관한 이야기는 특히 기억에 남았다. 무엇보다 기존의 역사서적과는 다른 스타일이라 읽는데 어려움이 없고 술술 잘 넘어간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글에서 묘사한 건물이나 자료들은 사진으로 담겨져 있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았다. 사진이 있길래 글에서 말하고 있는 것에 대한 사진인가 보면 다른 사진이었다. 아무튼 유럽사 입문서로 좋다. 흥미를 잃지 않게 하는 역사책이랄까.

2. 살라미스 해전

역사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한번 정도는 들어봤을 법한 전쟁인 살라미스 해전을 코넬대 교수인 배리 스트라우스가 생생하게 복원한 작품이다. 그리스와 페르시아가 벌인 전쟁인 살라미스 해전을 그 진행과정에 따라 생생하게 서술한다. 어떻게 전쟁이 발발하게 되었고 각 부대들은 어느방향을 향하고 당시 기후는 어땠으며 하는 등 해전에 관련된 거의 모든 내용이 상세하게 담겨져 있다. 그래서 생생하고 실감하는 독서를 할 수 있다.

3. 살아남은 로마, 비잔틴 제국

비잔틴 제국 역사학의 전문가인 일본인 이노우에 고이치 교수가 쓴 역사책이다. 서양인의 시각으로 본 역사가 아니라서 상당히 신선한 느낌을 주는 책이지만 상당히 주관적이구나 하는 느낌을 주기도 한 책이다. 그다지 두껍지 않은 책이라서 지루하지 않게 보았다. 하지만 뭐랄까 참고서적이라는 느낌이 더 깊게 들기도 했다. 주된 줄기보다는 곁가지를 보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흥미롭게 보았던 책이다.

4. 결코 사라지지 않는 로마, 신성로마제국

이 책도 일본인 교수가 쓴 책이다. 이 책도 분량도 적당하고 술술넘어가는 책으로 유럽사에 대한 기초적 입문서가 될만한 책으로 생각된다. 로마 멸망 후에도 여기저기서 로마를 가져다가 자기네 입맛대로 써먹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서로마제국이 망한 후 신성로마제국이라는 이름으로 어떻게 연명해나갔는지 개괄적으로 서술하는 책인데 너무나 많은 이름들로 좀 혼란스럽기도 했다.

5. 바이마르 공화국 연구

1919년부터 1933년까지 존속한 독일 최초의 공화국인 바이마르 공화국에 관한 연구서이다. 저자가 여기저기 발표했던 글들을 엮어서 낸 책으로 기억하고 있다. 외교정책, 대외정책, 정당, 경제위기 등 바이마르 공화국의 전반적인 것을 살펴보는 책인데 매우 심도 있고 깊이 있게 파고 든다. 어려웠다.

6. 한서열전

반고의 한서를 편역한 책이다. 위의 편역본은 품절되었고 다른 출판사에서 새로 출간되었다. 한나라의 역사를 기록한 반고의 역사서가 바로 이 책이다. 한서 열전에서 주요 인물들을 선별하여 번역하였다. 충신, 유능한 관리, 학자 등 각각의 인물들은 매우 흥미롭게 기술되어 있다. 그 유명한 동방삭이 나와서 놀랐다. 난 지금껏 전설속의 인물인 줄만 알았는데..

7. 고대 그리스의 영광과 몰락

개인적으로 희랍철학이라든가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어서 구입했던 책이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를 충실하게 기록하고 있는 책이어서 매우 유익했다. 초반에 나오는 그리스 유적을 발굴한 고고학자들의 이야기는 매우 흥미진진했다. 충실한 사진자료들도 만족스러웠다.

*이외에도 "하늘에 새긴 우리역사"와 "밴디트"도 보았다. 밴디트는 에릭홉스봄의 저서여서 기대했지만 기대에는 못 미치는 책이었다.

전자는 전에도 보았던 책이라 술술 넘기며 보았다. 여태언급한 책 중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책은 유럽사산책과 한서열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