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전 국문학도 였습니다.
게시물ID : gomin_13828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mZia
추천 : 11
조회수 : 466회
댓글수 : 68개
등록시간 : 2015/03/15 03:04:25
네 전 불과 3년전에는 국문학도 였습니다.

문학을 사랑하고, 시 한 편에 감동하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아주 어릴 적에 무심코 쓴 시가 큰 상을 받게 되었고,

그 이후에도 수필, 소설 등등 운이 좋았는지 짜잘한 상들을 받게 되었습니다.

영어, 수학은 꼴찌를 달렸지만, 국어 만큼은 매번 1등이었죠.

고3때, 진로 결정을 해야할 때, 전 사실 많이 고민 했습니다.

안정적인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경영, 회계쪽을 갈 것인가? 아니면 내가 가고싶은 국문과나 문창과를 갈  것인가?

부모님의 만류에도 전 결국 국문과로 진학했습니다.

입학하고 국문학도였던 2년동안 정말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제 행복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여기저기서 인문학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자니, 참 답답하고 불안했습니다. 
 
설마 우리과도 사라지는건가? 난 졸업하고 제대로 살수나 있을까?  등등 꽤 많은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다가 군입대를 했습니다,

전역하고 복학 준비를 하다가, 우연히 과선배를 만났습니다. 편의점에서 본 선배는 졸업하고 1년이 지났는데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저보고 복학보단 다른 길을 찾아 보는게 나을 거라고...

전 그 선배가 시를 보고, 쓰며 빛나던 눈동자를 볼 수 없어서 너무 슬펐습니다. 

결국 전 복학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걷고 싶던 길이었지만, 집안사정도 나빠지고, 부모님 연세도 많으시고... 

결국 다시 2년제로 입학했습니다. 

화학을 배우고, 공학계산기를 다루고, 실험 가운을 옷에 걸치는... 정말 태어나서 생각 해본 적도 없는 제 모습에 요즘 하루하루가 우울하네요..

한번 있는 인생. 원하는 거 하며 살고 싶었지만,

결국 현실은 제 꿈보다 더 컸습니다. 

늦은 밤에 술 한잔하고 온 국문학도였던 못난 제 푸념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기 저 멀리 보이는 빛나는 별. 

넌 누구의 꿈을 품었기에 그리 빛날까?  

바라만 보다가 하염없이 보다가 

내 별은 어딨나 어딨나

 찾아보려니 보이지 않는구나.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보이지 않는,

내 꿈을 품고 있는 별아.

죽기전에 꼭 한번 보고싶다 다시 한번 보고싶다. 

찬란하고 밝게 빛나는 너의 모습을... 그 아름다움을...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