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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그사람이 오유를 하는걸 기억해서 혹시나 볼까하는 마음에 글남깁니다
게시물ID : gomin_13828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mRqa
추천 : 12
조회수 : 606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5/03/15 03:12:38
얼마전에 헤어졌는데 그 사람이 오유를 하는걸 몇번 본적이 있어요

어느 게시판인지는 저도 잘 모르고 저도 지금 처음들어오는거ㄹㅏ 여기다 써도 그 사람이 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그냥 새벽에 잠도 안오고 글 남기고 가려구요...
 

안녕 오빠.  
금요일날 카페에 앉아서 내가 준비했던 말들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가봐 그게 아니었나봐 
뭐가 이렇게 하고 싶은 말들이 많이 남았는지 
카톡도 보내고 싶고 전화도 하고 싶고 그러네 

 오빠가 이제 그만 끝내자고 사랑이 식어가고 있다고 말한 수요일날부터 내가 마지막으로 한번만 만나자고 해서만난 금요일까지 정말 많이 생각했거든 
머리도 짧게 자르고. 상한 머리는 이렇게 자르면 되는데
사람마음은 모질게 자르려고 해도 안되네.
 
 오빠는 정말 나쁜 사람인게 맞는데 나한테 했던 약속들 다 어기고 오빠 힘들다는 이유로 마음이 식었다며 나를 떠났는데 

나는 왜 이렇게 여전히 오빠가 좋을까  
금요일날  전처럼 따뜻하지 않지만 이야기하며 옅게 웃는 오빠 얼굴을 보는게 좋아서 울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만났는데도 눈물이 자꾸 나오려고 하더라. 

만나기 전까지도 그렇기 울었는데.  화도 나고. 저 미소가 내 이름을 불러주는 저 목소리가  여전히 나를 가슴뛰게 해서 화나고 속상하더라. 

근데 정작 오빠는 이미 다 정리한 것 같아서 매달리지도 못하겠더라. 그래도 내가 울때마다 눈물 닦아주던 예전의 오빠가 아닌걸 너무 잘알아서 나혼자 눈물을 닦아될걸 너무 잘 알아서 눈물 조금 흘리긴 했지만 그래도 잘 참아냈어. 나름 

 미안하고 고맙다고 말하며 고개를 푹숙이는 오빠한테 말했지 고개 숙이지 말라고... 
있잖아 오빠. 오빠는 내가 25년동안 살면서 아 이게 진짜 사랑하는 사람 앞에선 내 모습이구나 하고 알게해준 사람이었어 굳이 내가 잘보이려고 하지 않아도 잘봐주는 사람. 억지로 착한 아이로 자라온 나에게 굳이 그렇게 착할 필요 없다며 괜찮다고 말해줬지. 그래도 너무 오빠를 편하게 대하면 오빠가 떠날까봐 너무 잘해주기만 해서 재미없었을 수도 있고  가끔 그렇게 꾹 참다 터져버린 내 서운함을 들어주느라 힘들었을 수도 있었을텐데 백일 조금 안되는 시간동안 고생많았어 오빠. 연애 처음하는 애기처럼 굴던 나에게 하나하나 다 알려주고 괜찮다 다독여주느라 너무 고생했다 오빠..  

오빠란 사람이랑 연애하는게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했을만큼  어렵게 들어간 회사 관두고 오빠랑 결혼하고 같이 살고 싶다고 생각했을만큼 많이 사랑했어.  회사에서도 엉엉 울고 집에서도 엉엉 울면서 더좋은 사람 만날거라고 수도 없이 많은 위로를 들었는데 이상하게 하나도 위로가 안된다. 계속 눈물도 나고 전화도 하고 싶고 미치겠어.  이럴줄알았으면 어제 쿨한척 하지 말고 붙잡을걸 그랬나봐.  

오빠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오빠 가방에 몰래 데이트 통장에 있던 돈 5만원과 진짜 힘들때 펼쳐보라고 내 전화번호를 적은 쪽지 그리고 전화비라며 오백원도 함께 넣어뒀지.   오빠랑 그 5백원어치만큼 딱 한번 통화해봤으면 좋겠다 잘자라고 사랑한다고 전화로 처음 말해줬던 그 날처럼 나한테 전화해줬으면 좋겠다. 

 어제 헤어지면서 나보다 착하고 예쁜여자 만나지말라고 말했는데.. 그냥 만나도 되는데 전화번호만 바꾸지 말아줘.  아주 나중에 연락이라도 할 용기가 생기면 할 수있는 기회라도 줘 오빠. 제발. 

 오빠는 나한테 좋은 사람 만나라고 했지만 지금은 잘 모르겠어 내가 설득이 안돼.  오빠가 오빠 스스로 날 만나야한다고 설득하는데  실패한 것처럼  내가 나 스스로 오빠는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설득하는데 계속 실패하고 있어. 이러다보면 강제로 설득당할 날이 오겠지. 

 그리고 어제도 말했지만 난 오빠가 생각하는 것만큼 착한 사람은 아니었어 내가 나쁜 사람 되기 싫어서 늘 오빠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었어. 괘씸하다며 일부러 오빠에게 미안한 마음들도록 행동한 것도 있었어. 미안해. 난 그게 제일 미안해.

 마지막으로 오빠랑 사귀기전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소는 사랑하는 사람이랑 안간다고 내가 오빠한테 말했었지.  오빠 이전 사람에 겪었던 마음고생때문에 스스로 한 약속이었는데. 나중에 헤어지고 나면 그 장소를 가고 싶어도 마음이 아파서 못가기 때문에 한 나 스스로의 다짐이자 약속이라고. 근데 자기랑은 그럴 일없다며 우리가 좋아하던 장소 여기저기 많이 다녔는데 왜 그랬을까..내가 못가는 장소만 더 늘었네. 진짜 다음번 사람이랑은 내가 잘 가지 않는 곳만 가려고 그래서 ㅎㅎ.  

다음번 사람 만날때 이곳에 나랑 왔었다는 이야기만 하지 말아주라. 다음번에 가고 싶어도 마음이 아파 몇번을 망설이고 있을 나를 생각해서라도.  

나한테 좋은 사람이 아니었을뿐 오빠를 미안하게 만들지 않는  오빠를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줄 나보다 안예쁘고 안착한 여자 만나. 

 그리고 이제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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