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쓴 출사표가 베스트에 갈 줄이야. 감상문을 쓰려는 이제서야 확인했네요
본격적인 독서 감상문을 쓰기에 앞서서, 몇 가지 사족을 달고자 합니다.
인생의 지혜를 찾고자, 심리학 서적을 찾는 사람들이 많지만... 별 내용도 없으면서 제목에 <심리학>을 붙여놓는 경우가 많고
또 바쁜 현대인들은 여러 책들을 읽으며 교차검증하거나 아예 교과서를 사서 보기에는 힘든 게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감상문 씨리즈를 통해 많은 분들이 좋은 독서를 하시길 바랍니다.
이상 시작합니다 ㅎㅎ
사실 출사표를 내고 곧바로 도서관에 가서 프레임이라는 책을 찾아봤을 때 다소 당황했습니다.
소개에는 그냥 <프레임>이라고 되어있지 <프레임1> <프레임2> 뭐 이렇게 써져있진 않았거든요.
실제로 프레임 2권이 있더군요.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다소 낡은 책이라는 티가 팍팍 나는 성의없는 책표지에 한 번 실망했습니다(...)
뭐, 뭐야! 마치 초등학교 문방구에서 사면 있을법한 이 색종이스러운 디자인은 뭐야!!!
사실 1부에 쓰여있던 내용들은 별로 내게 흥미를 일으키지 못했다. 대부분 아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장기 기증이 높은 이유는? 자동적으로 장기기증자가 되고, 원하면 서류절차를 통해 거부할 수 있다.
즉, 탈퇴하기와 가입하기에 대한 인식.. 프레임의 차이
오히려 살짝 실망스러운 문장도 있었다. 행복한 사람은 Yes를 No로 보지 않고 No를 Yes로 본다느니...
생각하는 방식을 바꿨더니 세상이 바뀌었어요! 같은 내용들이 주를 이룬것 같아서 말이다.
책을 읽은 지금 봐도 1,2장은 재미없다. 엥간하니 다 내가 아는 것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부분은 휙휙 넘겼다. ABC 12 13 14 뭐 이런거 나오고... 인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알려주기 위한 튜툐리얼과 같달까.
이 책의 진짜는 3장부터 6장에서 설명하는 우리 삶을 지배하는 핵심 프레임 4가지 (자기, 현재, 이름, 변화)를 소개하면서 생긴다(고 생각한다)
1~2장은 어어.. 그렇구나... 내 인식이 정확한 게 아니었구나 한다면 이제 3장부터는 "이제 밑밥 깔아놨으니 제대로 팩트폭력한다"는 느낌이랄까?
내 정신이 우르르 무너지는게 읽으면서 느껴졌다.
1.<자기> 프레임.
말 그대로 사람들은 자기를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지극히 단순한 이야기...
그 전에 왜 사람들은 자기 선택이 왜 모편적이라 믿을까요?
1-1 내가 바로 정의다!
스탠퍼드 대학의 리 로스 교수 연구팀이 1970년대에 있었던 연구라고 합니다. 참가자들에게 <회개하라!>라고 쓰여진 팻말을 들고 교내를 돌아다니겠냐고 물었을 때 학생들이 어떻게 반응했는가? 에 대한 실험인데요. 사실 니들이 들고 다닐지 아닐지 우리 알 반 아니고 중요한 건 그 다음 질문입니다.
"학교 학생들 중에 몇 퍼센트가 이 요구를 받아들일 것 같나요?"
팻말을 들고 다니겠다고 한 학생들은 64%정도가 자기와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 예상했고, 들고 다니지 않겠다고 한 학생들은 23%만이 그 요구에 응할거라고 예상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자기의 선택이 예외가 아닐것이라고. 보편하다고 생각했다는 거죠. 읽으면서 티리엘의 내가바로 정의라는 말이 떠오르는 구문이었습니다.
"상식적으로 그게 말이 돼?"
내 생각이 그러하니 니들도 그럴거란 이야기입니다.
응... 아니야~
읽으면서 많이 따끔거렸어요...양심이..
1-2 나는 관심법을 쓸 수 있다.
만일 여러분 자신이 정직한지에 묻는다면 어떻게 답할 건가요?
"그럴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때와 상황마다 다르다고 이야기하겠죠 보통...
하지만 지인 중 한 명을 가리키면서 "저사람 어때요?" 그러면 아주 분명한 대답이 나옵니다.
"저놈은 좀 맹해요."
"너무 소심한 놈이에요."
"별로 정직한 놈은 아니에요."
우리는 타인을 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실이 아니죠. 하지만 누군가가 여러분을 평가한다면 "네가 뭔대 나를 평가해 임마!"라고 발끈하겠죠.
한마디로 "나는 한눈에 척 보면 너를 알지만, 너는 척 봐서는 나를 모른다."는 생각이 깊게 깔려있다는 겁니다.
다른 사람의 행동은 그 사람의 성격이나 신념같은 내적인 요소들로 설명하지만, 우리 자신의 행동은 상황적인 요인들로 설명한다는 겁니다.
쉽게 말해
친구가 늦게 오면
"저놈은 원래 저래."
내가 늦게 오면
"ㅎㅎ 차가 좀 막혀서..."
사람 사는데 필요한 지혜는 이러한 것을 인지하고, 오해하지 않는데서 시작한다는 겁니다.
2. <현재> 프레임
사람들은 언제나 현재를 위해 과거를 사용하고, 현재 보지 못하는 미래를 상상합니다.
2-1 그럴 줄 알았지.
여자가 남자보다 말을 많이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면 어떻게 반응하실건가요?
"그럼 여자가 당연히 남자보다 말을 많이 하지. 뭐 저 당연한 걸 돈들여서 연구한담?"
전혀 다른 결과여도 반응은 비슷하겠죠. 여자와 남자가 하는 말 횟수가 별 다를바가 없다는 연구가 있다면
"여자도 사람인데 남자랑 달라봤자 얼마나 다르다고. 별 당연한 걸 연구했대."
실제 연구 결과는 남성은 하루에 15800단어가량 여성은 하루 16100단어가량 이야기했고 별 의미가 없다는 내용이죠. 이걸 지인에게 말해줬을 때 들은 반응은 "뭘 그 당연한 걸 (혹은 쓸데없는걸) 연구했대?" 였었죠.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A에 반대되는 결과 not-A가 들으면 서로 상반되는 반응을 보여야 할 것 같습니다. A-긍정이라면 not-A는 부정하는 게 맞겠죠.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그럴 줄 알았지.'
이렇듯 현재가 과거를 지배하는 현상을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영역 중 하나가 바로 스포츠 영역이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오버워치 월드컵이 떠오르네요. FPS게임은 한국인보단 유럽이 더 잘하므로 어쩌네 저쩌네...
결과는 한국의 압승이었죠.
반응은 비슷했습니다. '블리자드 게임인데 당연히 한국인이 이기는거 아님?' '전통 FPS게임이 아니니까 당연한거 ㅋㅋ' 같은 현재가 과거를 지배하는거죠. 즉 후견지명 효과입니다.
사실 요즘 넷상에서도 빈번하게 본 것 같습니다. 희키 작가의 '청개구리'에서 나온 숲속 친구들은 마지막에 모든 게 오해 혹은 거짓임을 알고 후다닥 튀며 '이럴줄 알았다' '헬포레스트 수준' 같이 자기합리화를 합니다.
2-2 요즘 젊은이들은...
또다른 연구입니다. 9년 전에 질문한 내용과 현재 질문한 내용 그리고 9년전에 질문했던 내용을 회상하라고 한 실험인데요.
중요한 건 1982년에 회상한 1973년(9년전의) 당시 태도 사이의 유사성입니다.
상관이 서로 매우 높다는군요.
한마디로 온전히 자신의 과거를 보지 않고, 현재에 빗대어 보았다는 겁니다.
현재 진보인 사람은 과거에도 자기가 진보일거라 생각하고, 현재 보수인 사람은 과거에도 자신이 보수라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이 "내 때는 그러지 않았는데..." 혹은 "요즘 젊은이들은..."이라고 말하는 그 말의 이면에는, 사실 온전히 자신의 과거를 비추어본다기 보다는 순전히 현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문제집을 내밀고 "왜 이 쉬운 문제를 풀지 못하느냐" 라고 의아해 하는 것 역시 비슷하죠. (자기 프레임도 있겠지만) 현재 자기를 중심으로 보기 때문에 과거에 자신이 어떠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겁니다.
항상 저한테 왜 공부 성적이 이러냐고 했던 부모님한테 항상 미움이 있었는데... 책을 통해 보니 달콤쌉싸름하단 생각이 앞섭니다.
책게에 써보는 첫 독후감이라 힘이 많이 들어간 것 같군요. (내용도 영 엉성한것 같고..)
유독 감명깊게 보았던 부분이 <자기>프레임과 <현재>프레임이라 그에 집중해서 써보았고, 그 외 <변화>와 <이름>프레임에 대해서는 한 번 일독을 권장합니다.
사실 앞서 두 개의 프레임 말고는 이미 제가 이미 알고 있었던 내용이라 훌훌 읽고 말았네요.
프레임 2 도 있던데... 봐야하나 고민입니다.
음.. 이상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