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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8 수원대 포항 직관 후기
게시물ID : soccer_1383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뜌뜌
추천 : 4
조회수 : 109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3/09 17:10:28

제 개인 블로그에 올린거 퍼온거라 반말체 양해 부탁드립니다 ㅠㅠ

출처:내블로그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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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2015 프로축구가 개막하였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포항을 좋아한다. 이제 서포터라고 하기엔 좀 그렇다. 경기장 가도 서포팅은 안하니까 말이다. 골대 뒤에도 더이상 앉지 않는다. 사실 그곳은 경기 보기에 가장 안 좋은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포항 "팬"으로 수도권 경기는 시간이 허락하는 한 대부분 직관하는 편이다. 마침 포항 첫 경기가 수원에서 열려 설레는 마음으로 빅버드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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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버드의 날개, 비가 오면 폭포가 되는 바로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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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 15분전, 입구에 줄을 서는 낯선 풍경>


우리나라 프로축구단들이 쓰는 많은 경기장은 2002년 월드컵의 유산이다. 그 결과 우리는 크고 멋진 경기장을 가지게 되었지만, 2만명 관중이 와도 경기장을 반 밖에 채우지 못하는 단점도 나타난다. 금년 수원구단에서는 빅버드 2층을 통천으로 덮어버려서 경기장 1층 관람석만 운용하기로 하였다. 물론, 서울과 맞붙는 수퍼매치 같은 경우에는 2층을 개방하게 될 것이다. 4만명 넘는 관중을 모으는 우리나라 프로 스포츠 중 유일한 매치니까. 아무튼 2층 폐쇄를 연유로 이번에 수원구단에서 하도 예매는 필수라고 광고하여, 예매를 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나는 K리그 경기가 매진되는 적은 본적이 없다. 만일 수원까지 갔는데, 표를 구할수 없다면 K리그 중흥에 대한 기쁜 마음으로 집에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경기장에 도착했다. 나중에 보도에 의하면 E/N자유석은 실제로 매진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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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천으로 2층을 가려버린 빅버드, 경기장 분위기가 좋아졌다>


나는 요즘은 주로 가운데서 경기를 보지만 이번에는 오랜만에 원정서포터석에서 경기를 보았다. 수원서포터들에 비하면 포항 서포터는 많이 전력이 약하다. 수원 서포터는 최강이니까. 그런데 왜 수원 경기장 자유석 중 원정 서포터가 앉는 S석은 2천원 비쌀까. 원정팀 차별에 항의한다. 14천원을 내고 S석으로 입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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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석을 꽉 채운 수원서포터>


경기는 수준 높았다. 골이 많이 난 경기는 아니라서 하이라이트나 중계를 통해 관람한 사람들은 재미가 없다고 느낄수도 있겠으나, 오범석 퇴장 전까지 두 팀은 아주 강력한 중원싸움을 벌였다. 능력부족에 의해서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수준 낮은 0:0이지만, 이날 양팀의 경기는 공을 잡은 쪽이나 막는 쪽이나 중원에서 탄탄함을 보였기 때문에 긴장감 가득하게 슈팅이 적은 경기가 진행되었다. 전반에 기억에 남는 몇 장면은 정대세가 일대일에서 소녀슛을 하고 만 것 - 좀 더 치고 들어갈 공간이 충분했다 -, 라자르의 헤딩슛 - 수비 맞지 않았으면 궤적상 골이다 -, 심동운 페널티킥 못받은 장면 정도이다. 


또 첫선을 보이는 포항의 외국인 용병들도 관심있게 지켜봤는데, 첫 경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타겟형 스트라이커이자 그래서 전방에서 몸빵 역할을 해주는 라자르와, EPL출신의 여유를 보여준 모리츠는 합격점을 주고 싶다. 다만 모리츠는 키핑력에 지나친 자신감을 보유한 나머지 작년에 포항이 가지던 패스템포를 약화시키기도 하였다. 기본적으로 모리츠가 작년 이명주가 이적 전 해주던 상대방 진용을 찌그러트리는 역할을 해 주었는데, 명주의 간결한 패스와, 한번 잡아놓고 패스하는 모리츠의 스타일은 좀 차이가 있었다. 템포의 측면에서 팀에 좀 더 녹아들기를 바란다. 어쨋든 명주 이적 이후에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모습마저 보였던 작년 후반기 포항보다는 훨씬 단단해진 팀이다.


전북:성남 경기를 티비로 봤고 이경기를 직관했다. 올 K리그 심판들은 불땐 단호하게 불지만 기본적으로는 덜 불어라라는 지시를 받고 나온 듯 했다. 심판의 성향이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다. 같은 상황에서 같은 판정을 내리는 것. 이점에서 오늘의 심판은 다소 나를 헷갈리게 했다.


경기의 결정적 장면은 오범석의 퇴장이다. 축구를 20년 쯤 봤는데, 한 상황에서 경고를 두 번 받아 퇴장당하는 사례는 기억이 없다. 오범석은 왜그랬을까? 전 소속팀에 대한 선물? 10:11을 만들어 놓고 경기는 후반전으로 넘어갔다.


전반에는 기본적으로 수원이 공을 가진 가운데, 포항이 두어번 역습하는 분위기였는데, 후반이 되자 반대의 양상이 펼쳐졌다. 팽팽하게 맞서던 전반이니 한 명의 퇴장은 당연히 이렇게 큰 반전을 낳는다. 기본적으로 포항이 공을 가지고 공격 작업을 하고, 수원은 막아내는 장면들이 연속되었다. 좀 시간이 지나자 황선홍 감독은 준비했던 승부수를 던진다. 그동안 전방에서 몸빵으로 수원 수비들의 체력을 소진시킨 라자르, 그리고 열심히 달리기 하던 이광혁을 빼고 김승대와 고무열을 교체했다. 내가 보기에 김승대는 주력을 이용한 라인 깨기에 현존 최강자다. 게다가 상대방은 10명이니 예상가능하지만, 또한 최선의 전술적 선택이다.


실제 김승대가 들어간 이후, 후방에서 날아오는 긴 연결을 김승대의 주력 하나로 페널티 지역에서 잡아내는 장면이 두차례 연출되었다. 주도권은 완전히 포항에게 넘어왔는데, 이 인간들이 슛을 안한다. 스틸타카라고 불러주니까 자기들이 진짜 바르셀로나인지 알고 골키퍼와 나 사이에 아무도 없어도 슛을 안하고 패스로 만들어간다. 얼마간 포항 원정석에서는 슛만 해도 큰 박수를 보내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었다. 완벽하게 만들려는 것은 알겠으나 슛을 안하고 골을 어떻게 넣나. 골이 아니라 슛을 열망해야 하는 상황....


그러다가 마침내 손준호의 골이 나왔다. 작년에 손준호는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했는데, 올해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작년 손준호에게 가진 불만은 일단 파울이 너무 많고 카드도 많다는 점이나 포지션상 필요한 부분이다. 이번 골을 바탕으로 올해 리그에서 좀 더 자신감 있게 해준다면 작년보다는 더 큰 기대가 되는 선수이다.


한 골을 넣자 모리츠의 느린 템포가 장점이 되었다. 모리츠의 키핑력을 중심으로 포항 선수 서넛이 툭툭패스로 공을 돌려댔다. 그렇게 잘 돌리다가 김원일이 퇴장당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기본적으로 화용신의 실수라고 생각한다. 화용신은 이날도 당연한듯이 두어개의 선방을 보였지만 골킥에서 우리팀 마저 속인 후 김원일이 어쩔수 없이 카드와 찬스를 바꾸게 만들었다. 시즌초니까 이해해주기로 하고 팀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올리길 바란다.


10:10이 된 경기에서 수원은 마지막 10분을 열심히 몰아치고 포항이 역습을 노리는 경기형태가 나왔다. 마지막 까이오가 아쉽게 기회를 날리고 경기는 끝났다. 수원에서 승점 3점을 챙긴것이 얼마만인가. 2014년 포항은 이명주가 있을 때와 없을 때가 너무 달랐는데, 어제는 단단하게 준비한 모습이 보여 시즌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만족스러운 개막전 직관이었다.


1라운드를 보니 대충 전북/포항/수원/울산 정도가 탄탄한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서울은 시즌 초 해메기가 또 도지는 것 같아 2라운드 전북전에 큰일나게 생겼다. 포항과 울산이 붙는 2라운드 까지 보면 올시즌 포항이 어느정도 전력인지 대충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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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난후 - 왜 황감독은 자기가 피날레를 받는것인가? 포항 최고 스타는 아직 나??ㅋㅋ>


P.S.

수원 경기장 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월드컵갈비에 경기 후 포항구단 버스가 서 있었다. 포항에 내려가기 전에 식사를 하고 가나보다. 개막전 승리니까 갈비 먹여 주었겠지?, 졌으면 갈비탕만 먹고 내려가는 것일까?


승리의 기쁨에 삼부자갈비 가서 갈비 먹었다. 비기면 수입산 먹을라고 했는데, 이겨서 한우로 먹었다. 신태용 올림픽팀 감독이 와 있었다. 그냥 모르는 척 했다. 어떤 수원저지 입은 커플은 부탁해서 사진 찍더라.ㅎ


심동운은 전남에 있다가 올시즌 합류하여 나는 잘 모르는 선수다. 근데 스피드로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쓰임새가 앞으로 많이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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