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파워시댁자랑으로 베오베에 간 글쓴이 입니댜.
http://m.todayhumor.co.kr/view.php?table=bestofbest&no=365956&page=2 자랑하고 욕먹으려고 쓴 글이었는데 생각보다 다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흔한 관종)
강의들어야하는데 관심종자라 또 쓰고 싶네요.
(관심을 맞았으니 멀리 도망가진 못할거야...!)
들을 강의는 많은데 들을 생각이 없어서 음슴체로 쓰겠습니다.
사실 시댁이랑 같이 산건 이번이 두번째임.
신혼초에 신혼집에 물이 새서 공사하느라 시골집인 시댁에서 잠깐 살게 됨.
고치는게 엄청 간단한 작업이었는데 시엄마가 너무 좋아서 다 고치고도 모른척 계속 눌러 앉았음.
(3일걸리는걸 7개월인가를 같이살았으니...ㅋㅋㅋ)
시어머니라서 좋아한게 아니라 같은 여자로서, 또 그냥 시어머니라는 사람이 너무 좋고 나랑 잘맞았음.
내가 이 때 얼마나 시엄마를 좋아했냐면 남편이랑 싸운날에 남편말고 시엄마랑 결혼하고 싶다고도 하고 남편보다 시엄마가 더 좋다고도 했었음. ㅋㅋㅋㅋㅋ
내가 하도 어머니를 좋아하니고 따라다니니까 어머니가 농담으로 너 혹시 여자 좋아하는거 아니지? 라고 물어보시기도 했을정도..ㅋㅋ(물론 난 이성애자임 ㅋ)
그렇게 시어머니와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다 슬슬 눈치가보이기 시작함.
그러던 어느날 저녁 다 같이 식사하는 중에 아버지가 운을 떼심.
농담아. 집도 다 고쳐졌고 이제 너희부부도 신혼집에서 살아야하지 않겠니..?
그 말을 듣고 그냥
그래.. 이제 집에 가야지.. 대출금도 다 안갚았는데.. 어머니 아버지도 이제 좀 조용하게 사셔야지... 이런생각 하면서 네 이제 가야죠..하고 말하려는데..
잉 뜨거운게 갑자기 목에 차올라 말문이 막히고 눈 앞이 흐려짐.
애꿎은 밥을 퍽퍽 퍼서 입안에 우겨넣고 우물우물 씹으며 고개를 푹 숙였는데 이미 닭똥같은 눈물이 주체할 수 없게 뚝뚝 떨어지기 시작함.
다들 놀라 왜우냐고 함.
다 큰 성인이 부끄럽지만 끅끅대면서 어머니랑 같이 살고싶다고 가기싫다고 말함.. (말함이라고 썼지만 실은 우느라 말도 잘 못함.....ㅋㅋㅋㅋㅋ 흑역사)
내가 이렇게 울 줄 몰라 매우 당황하신 아버지랑 어머니가
그래그래 잘못했다 농담이랑 같이 산다고 그러니까 울지말라고;; ㅋㅋㅋ달래주시고 그날은 그렇게 일단락 됨.
그렇게 한참을 또 같이 살다가
멀쩡한 신혼집을 먼지만 쌓이게 두는것도 좀 그렇고 두여자때문에 힘들어했던 ...ㅋㅋㅋ 남편의 설득으로 다시 따로살게됨.
그러다가 어머니 집이 계약이 끝나서 이사가려고 하시길래
그 찬스를 놓치지 않고 같이 살자고 우리집으로 오시라고 엄청꼬심.
결국 어머니아버지랑 또 같이 살게됨.
이제는 그사이 애기도 생기고 더 큰집으로 이사도 가고 지금까지 같이 잘 살고 있음!
+ 다들 우리를 보고 딸같은 며느리다 하지만
우리는 의외로 엄마-딸 같은 관계는 아님.
이유는 시엄니가 철벽을 치기 때문임.
내가 신혼때부터 가끔 시엄마한테 우린 진짜 엄마랑 딸같아여 그쵸 헤헤 했는데
그때마다 시어머니가
농담이 네가 아무리 그래도 나는 시어머니고 너는 며느리야 우리는 절대 엄마와 딸이 될 수 없어! 를 시전하시며 거리를 두심.. ㅡㅡ..
첨에는 좀 서운했는데 지금은 그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됨.
사실 어머니가 키운 것도 아니고 진짜 딸도 아닌데 어떻게 엄마-딸이 될 수 있겠음?
그리고 생각해보면 어머니가 날 딸처럼이 아니라 며느리로서 존중해주셨기 때문에 내가 어머니가 불편하지 않은거였음.
가령 시댁에가면 아들한테는 이것저것 시켜도 난 설거지하나도 못하게 한다거나 자리에 앉기전에 방석을 깔아주신다거나 집에 들어오면 슬리퍼를 내려서 신겨주신다거나..뭐그런 사소한 것들로 손님으로 대해주신다는 느낌을 많이 받음. (물론 같이 사는 지금은 다 합니당 ㅋㅋㅎㅋ)
지금도 둘다 잘못해도 아들한테만 모라고 하시고 나한테는 모라고 안하심.
그래서 그냥 나도 이젠 엄마-딸까진 안바람.
그러니까 우린 그냥 엄청 친하고 잘맞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임!헤헤
출처 |
근데 어머니 말은 그렇게 하시면서 다른사람들이 엄마랑 딸인줄 알았다고 그러면 완전 좋아하시는거 다 티남. ㅋㅋㅋㅋㅋ귀여운 시엄니 ㅎ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