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실은 이 이야기는 이제 벌써 1년전 이야기네요.
갑자기 생각이 나서 한번 끄적여 봅니다.
저는 현재 동남아의 인도네시아 라는 곳에 살고 있어요. (인도 ≠ 인도네시아)
아직 후진국인 만큼 빈부격차도 엄청 심한 나라지요.
이 곳 특성상 외국인이 개인 차량이 없이 생활 하기는 많이 불편한데요,
그 날 제가 왜 차를 두고 택시를 탔는지는 기억이 안납니다. (아마 베터리 방전 이었던거로 기억하는데 ㅎㅎ)
그리고 이 곳은 "블루버드 그룹" 이라는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블루버드 택시를 제외한 다른 택시는
외국인의 경우 특히 이용을 삼가는편 입니다.
하지만 그날 저는 출근시간이 약간 늦어졌고, 평소에도 가끔 아무런 택시나 잡아 타는 편 이다보니,
그 날도 아파트 앞에 있던 아무런 택시나 잡아서 탔더랬죠.
상당히 짧은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이 곳 도로 사정상 차가 많이 막히다 보니, 간혹 말 하기 좋아하는
택시 기사들이 말을 걸어옵니다. 아무래도 외국인인 경우 더 말을 섞어보고 싶어하는 경향도 있구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도중, 자식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병원비가 90만 루피아 (당시 환률로 약 9만원)
정도가 필요한데 그게 없어서 자기 고용주 에게 빌려달라고 했더랍니다.
5년 동안을 종 같이 일을 했는데 (현지 중국화교들이 현지인들 부리는거 보면 장난 아니지요...ㅋ)
그 돈을 안 빌려 주더랍니다...
(1년전 현지 최저임금이 월 240만 루피아 한화 약 24만원 정도였지요. 그런데 이마저도 못 받는 고용인들이 대부분이고,
택시기사의 경우 인센티브제 로 운영하기 때문에 아마 한달 기본급이 120만 루피아 정도 했을거에요...)
물론 현지인들에게 돈을 빌려준다는건 그냥 주는거나 마찬가지. 왠만한 고용주들 현지인들 절대 안믿고,
심지어 자식이 아프다고 해도 그런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하기에 저 또한 이런 말을 잘 안믿는 편 입니다.
근데 그날따라 이상하게 마음이 좀 그렇더라구요...
힘든 사람을 봤을때 주저없이 도와 줄 수 있을만큼 성공하자 라는게 제 목표중 하난데, 이게 자꾸 떠오르고,
그날 따라 지갑에 현금이.... ㅋㅋㅋ
그래서 택시에서 내리면서 90만 루피아를 선뜻 꺼내서 줬네요. 연락처, 인적사항, 이런거 아무런것도 안받고,
그냥 "치료비에 쓰시고, 꼭 자녀분 나아질거에요" 라고만 이야기 하고 후딱 내렸어요.
울면서 제 손등에 키스 (이슬람 식 의 감사 또는 존경표시 로 알고 있어요) 하는데...
뜻을 알고 있었어도 손등키스는 좀 부담 스럽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
아마 인도네시아에 사시는 분 이라면 분명 저보고 "어휴 그거 작업 당한거네, 현지인한테 삥 뜯긴거야!"
라고 하시겠지만, 그냥 저는 9만원으로 한 아이의 생명을 구했다고 믿고 싶네요.
정말 한국돈 1~2만원이 없어서 별거 아닌 병으로 목숨을 잃는 일 들이 많는 나라이니까요...
참 재미있는 나라에요... 길거리에 벤츠, 비엠, 아우디 는 기본, 람보르기니, 페라리, 벤틀리 등 집한채값 하는
차량들이 즐비하는데 (심지어 한국보다 차값도 비쌈.. 약 1.5배정도?), 도로에는 구걸하는 아이들과 노인들 또한 즐비한 나라지요...
세줄요약
1. 자가용 베터리 방전으로 인해 택시를 탐.
2. 택시기사가 한국돈 9만원이 없어서 딸 수술을 못 한다고 호소함.
3. 작성자가 필요한 돈 꺼내서 주고 내림.
난 마무리 따위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