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박찬호(38)가 은퇴 기로에 섰다. 오릭스는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내야수 마이크 헤스먼, 외야수 프란시스코 카라바이요와 함께 박찬호에게 전력외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방출을 통보한 것으로 박찬호는 자신의 거취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게 됐다.
박찬호는 지난해 12월 총액 220만 달러에 오릭스와 1년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아시아인 최다승(124승) 투수로 일본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박찬호는 올시즌 1승5패 방어율 4.29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아쉽게 시즌을 끝냈다. 5월 30일 2군에 내려간 뒤 햄스트링 부상을 입으면서 1군 복귀에 실패했고,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오릭스의 나카무라 준 편성과장은 "오카다 감독은 팀이 클라이맥스 시리즈에 진출했다면 박찬호를 조커로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서 박찬호의 재계약 가능성도 사라졌다. 한국에서도 특별룰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복귀가) 어렵기 때문에 좋은 방법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23일 팀이 마무리훈련을 하고 있는 미야자키를 떠나 오사카 자택으로 돌아왔다. 박찬호의 측근은 "23일 통화했을 때에는 오사카 집에서 쉬고 있다고 하더라. 41세까지 현역으로 뛰고 싶다는 얘기를 했는데, 주변 여건이 받쳐주지 않으면 어렵지 않겠나. 오릭스에서도 방출됐다면 일본 내 다른 구단에서 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자연스레 박찬호의 국내 복귀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 선수로 돌아온다면 내년 8월 드래프트를 거쳐 우선지명권을 보유한 한화와 입단 협상을 해야 하고, 선수생활 은퇴를 한 뒤 지도자의 길을 걷는다면 NC로 갈 공산이 크다. NC 김경문 감독이 박찬호에게 코치 역할을 맡길 수도 있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박찬호의 방출이 알려진 이날 양팀 모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화 관계자는 "선수로 돌아오려면 박찬호를 위한 특별 규정이 만들어지거나 드래프트 절차를 밟아야 한다. 여건상 (복귀가) 쉽지 않다. 박찬호가 선수로 팀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NC 김경문 감독 역시 "은퇴를 선언한다고 해도 곧바로 우리팀 코치로 오지는 않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선수로 더 뛰고 싶어하지 않겠나 싶다. 한국에 들어오면 우리팀이 가을캠프를 하고 있는 강진으로 오겠다고 했으니, 이런저런 얘기를 해봐야겠다. 우선 가을캠프나 미국 전지훈련 때 후배들과 같이 훈련하면서 인스트럭터로 도움을 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