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달은 저에게 너무 힘든 한달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사고로 누워계시고,
병간호와 밀린 작업으로 인해
2틀에 한번 두세시간 자는 생활이 계속되니
몸이 망가지기 시작했죠
오른쪽 눈에 난 다래끼는 하나가 아닌
두개세개가 되어 어떤날은 눈도 안떠질정도로 붓고
잇몸은 퉁퉁부어 무언갈 씹기 힘들때도 있습니다.
어머니와 교대 후 들리는 치과와 안과는 이제 생활이 되었고
스케줄이 밀리다보니 촬영도 못나가
수익조차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래도 매일 고생하시면서도 웃는 어머니와
서울에서 부산까지 왔다갔다하는 형때문에
힘들단 소리조차 못하는 하루하루였습니다.
집에와서도 늘 일만하느라 집안일도 손 놓았고
동네산책마저 같이 못나가는 현실을 이해해주는
와이프에게도 늘 미안함뿐이죠
그래도 제가 정말 아무생각 없이 웃을때가 있습니다.
우리집 첫째 도담이의 바보짓을 볼때죠.
고양이 한마리때문에 모든 스트레스를 푸는
힐링을 받습니다. 그리고 명절을 맞아 친척들이 온 틈을 타
송정에 놀러나갔다 인연을 맺은 둘째 해늘이.
이미 파양을 겪은 아이라 그런지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그 모습이 눈에 밟혀 그 자리에서 입양을 결정했죠
기특하게도 처음 온 집에 적응도 잘해주고
첫째와도 어느정도 합사가 잘 이루어 지는것 같네요.
아무리 힘들어도 너희들만큼은 내가 지킨다 생각으로
버텨낼 힘을 얻습니다.
이 아이들 볼때만큼은
아무 걱정없네요.
아버지가 병원에 계셔
우측편마비와 온전치 못한 정신이라
늘 누군가가 아버지의 오른쪽이 되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우리 아버지 정신들때마다 하시는 말이 있습니다.
고생시켜 미안하다. 집에 애들은 잘 있냐?
여기서 애들은 본가에서 키우는 진돗개 두마리입니다.
자긴 괜찮으니 아이들 밥주고 물주고 오라는 아버지
혼자 사료 못먹어 살빠지면 안된다며,
강아지들 걱정합니다.
사람 손을 탄 동물은 그 사람이 없으면
가진 세상 전부를 잃는거라며
생명에 대한 책임을 어릴적부터 가르쳐주신 부모님
그 덕에 저희집은 늘 개가 있었고 모두 병사하거나 노사했습니다.
장염으로 세상떠난 골드리트리버 다복이
우리동네 터줏대감 17년을 함께한 변견 재롱이
재롱이한테 맞으면서도 14년 살다 자식 먼저 보내고
우을증에 삼일 뒤 뒤따라간 허스키 해피
8남매중 제일 마지막에 태어나 탯줄도 엄마가 잘라 준
늘 허약해서 걱정했던 그러나 애교는 세상 최고였던
12년 짦은 생, 늘 웃음만 주다 아픈몸으로
해피보다 먼저 떠난 허스키 구찌
그리고 해피와 구찌자리가 너무 그리워
아버지가 데려오신
덩치는 작아도 정말 영리한 백구 루이랑
덩치만 큰 동네바보형 황구 비똥이까지.
아버지가 정신 돌아오실때 늘 얘기하는
우리집 반려견들입니다.
거기에 더해 아들집 뚱냥이 도담이 얘기도 하세요.
오늘 둘째 해늘이가 왔다고 하니
아이처럼 웃으시면서 얼른 퇴원해서 보러가자 하시네요.
저희 가족과 함께하는 반려동물들은
아픈 아버지에게는 치료에 대한 의욕도 주고
병간호하는 우리에게는 잠시나마 웃음도 주고
먹고살기 힘들어도 니들 사료만큼은 최고급이다라며
잘먹고 잘살고 싶다는 욕심도 주네요.
반려동물은 정말 큰 책임감이 필요하죠
먹고살기 힘들다고
본인 챙기기도 힘들다며
자기가 세상전부인
반려동물을 내치지 마세요.
그들을 위해 조금만 더
해보자하는 노력을 하면
웃음이든 위안이든
텍스트로는 표현못할
큰 선물을 줍니다.
미리 떠나면 너무 슬프고 가슴 아프지만
그 역시 몇년뒤에는 함께했던 추억을 남겨주고
힘든 하루를 보낸 뒤 집에왔을때
정말 진심으로 온 힘을 다해 반겨주잖아요
사실 요즘 아무 사심없으 날 반겨주는 이들은
가족과 반려동물밖에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