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前 대통령은 1년에 두번, 봄과 가을에 일본 동경의 와세다(早稻田)대학에 와서 특명교수자격으로 강연을 한다. 작년 봄 강연을 듣기위해 시간을 내어 와세다 대학에 갔을때 나는 큰 실망을 했다. 때는 국민의 정부 말기로 한국 정치와 경제는 상당히 어려운 시기였고 ,선거 공약과는 달리 준비된 것이 아무것도 없었던 김대중 정권을 비판하는 것으로 시작된 강의는 차츰 자신에 대한 가택연금,단식 등 과거 민주화 투쟁에 관한 이야기 등으로 이어져 한국의 정치적 미래에 관한 소견을 끝으로 하여 통역없이 일본어로 진행되었다.
두시간 가량 진행된 강의가 끝나면서 나는 오백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강의실을 가득채운 와세다대학생들에게 한국의 전직 대통령의 모습이 어떻게 비쳐졌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 저런 형편없는 역사관과 세계관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한국에서 5년동안 대통령을 지낼 수 있었느냐?" 라고 학생들이 나에게 물어 온다면 무엇이라고 대답해야 하는가 하는 고민에 빠졌다.
강연 당일은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한 다음날 이었고, 나는 한국의 전직 대통령이라면 최소한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관한 비난 혹은 합리적인 비판이라도 한마디라도 할 줄 알았다. 하지만 너무 애석하게도 그의 강의의 반 정도는 자기 자랑이었고, 나머지 반은 김대중 정권에 대한 감상적인 비난 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으니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그런데 며칠전, 와세다 대학에 가을 강연을 위해 다시 왔던 김영삼씨가 일본의 TBS방송과 생방송 인터뷰에서 대북강경발언은 물론 납치문제에 관한 일본측의 주장에 동조하는 추측발언을 했다. 단순화하여 비교하자면 일본의 전직총리가 한국의 텔레비젼 생방송에 나가서 통역도 없이 직접 한국말로 일본에 관한 직설적인 비난과 추측발언을 한것과 다름없는 일이다. 그러니 일본의 양심있는 사람들 모두가 "저 사람 이상한거 아냐?" 라고 비난할 수 밖에 !
난 아직도 방송에서 놀아나는 그를 보면 그가 한국의 전직 대통령으로서 기본적인 예우도 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과연 미국같은 강대국의 전직 대통령이었다면 그런 꼭둑각시 같은 대우를 받고 가만 있었을까! 라고. 또한 통역을 쓰는것이 자신의 생각을 가다듬으면서 제대로 의사전달이 가능한 측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절약이라는 이유만으로 일국의 전직 대통령이 일본어로 강의와 인터뷰를 한 이유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아울러 대북문제와 한국정부 비판에 자신들의 각본대로 연기를 잘해주는 탤런트와 같은 역할로 과감하게 한국의 전직 대통령을 이용하는 일본 언론의 태도 또한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본다.
아무튼 도저히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철학과 세계관을 지닌 그를 보고 있자면 지금의 한나라당등 보수3당의 노무현 대통령 재신임과 관련해 나오고 있는 좌충우돌의 발언들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철학과 세계관도 없는 정치인들 같은이 라고 .
김영삼 전 대통령님, 일회 강의에 5000만원이라는 거금 독주(毒酒)에 취하지 마시고, 제발 다시는 일본에 오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