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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자꾸 누가 현관을 두드리고 도망쳐요.
게시물ID : gomin_13847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2dmY
추천 : 12
조회수 : 4784회
댓글수 : 97개
등록시간 : 2015/03/17 11:43:18

이 글을 공포게에 올려야 되나 법게에 올려야 되나 잘 몰라서 그냥 평소에 자주 오는 고민게에 하소연이나 할까 싶어 올려봅니다.

제목 그대롭니다.
사실, 언제부터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밤에 잠 잘 때 기척을 못 느꼈을 수도 있으니)

먼저 저희집은 고딩, 중딩 딸 둘이 있는 4인 가족이예요.
대입 준비를 하는 큰 딸이 얼마 전 부터 토요일은 학원이 12시에 끝나서 집에는 거의 새벽 1시 다 돼서 들어오거든요.
너무 늦은 시각에 귀가하는 거라 학원 선생님이 집 근처까지 차로 태워주시고 오는 날도 있고, 아빠(접니다.)가 직접 차로 데리고 오는 날도 있어요.

어쨌든 새벽에 현관을 누군가 두드리는 걸 알게 된 건 지지난 주 토요일 밤입니다.
큰 딸이 귀가 후 문 단속 하고 큰 애는 씻고 방으로 들어간 뒤 불을 다 끄고 잠자리에 들었을 쯤(아마 대략 새벽 1시 반 쯤 인 것 같은데) 누군가가 아주 작게 문을 두드리는 것 같더라구요.
잠결이라 처음엔 잘못들었나 생각했는데, 깨어나서 조심스레 현관 앞에 가서 자세히 들어보니 누가 문을 두드리고, 문고리도 돌려보는 것 같더라구요.

너무 놀라서 "누구세요?" 하고 물었는데 아무 말이 없길래 다시 한 번 "누구세요?" 하고 물었더니 갑자기 두 세명 정도 남자 목소리가 들리면서 후다닥 뛰쳐 나가는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참고로, 저희 집은 아파트 1층이고, 공동현관 출입문에 잠금 기능이 없는 좀 오래된 아파트입니다.ㅠㅠ)

제 인기척에 가족들도 선잠이 깼지만, 뭐 누가 장난쳤겠거니 하고 다시 불 끄고 방으로 들어와 잠이 들려고 하는 찰나(한 5분 쯤 지났나?)에 갑자기 현관문을 쾅쾅쾅쾅쾅! 때리는 겁니다.
당연히 모든 식구들이 다 잠을 깼고, 제가 큰 소리로 "누구야!" 외치고 나니 도망치는 것 같더라구요.

정말 너무 무서웠고, 심장이 쿵쾅거렸지만, 섣불리 문을 못 열어보겠더라구요.
그래서 일단 경찰에 전화를 했습니다. (당시 경비실 연락처도 없었어요.)
한 5분 쯤 지나니 경찰차가 불빛을 내며 오는 모습이 창문쪽에 비춰졌습니다.
경찰분 께서 전화를 주셔서 지금 도착했고, 주변 살펴보고 있는데 별다른 흔적이 없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러면서 잠시 더 이곳에 있다가 가겠다고 하셨습니다.
경찰분께 감사하다 말씀 드리고, 일단 잠은 잤지만 도저히 잠이 안오더군요. 어쨌든 뜬 눈으로 밤을 샜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부터는 별 일 없어서 그냥 잊을만 했는데, 똑같은 일이 바로 지난 토요일 밤 12시 반 쯤 에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집에 아내와 둘째만 있고, 큰 딸을 데리러 제가 차를 몰고 나간 상황이었고, 누군가 조용히 문을 두드려서 아내는 제가 집에 딸을 데리고 집에 온 줄 알고 문을 열어줄 뻔 했답니다.
그런데, 평소처럼 그냥 "누구세요?"했는데 아무 답이 없길래 이상해서 한 번 더 "누구세요?"했더니 앞서 때와 마찬가지로 남자들이 후다닥 도망치는 것 같더래요.

아내가 너무 놀라 아무 말도 못하고 있을 때 둘째 딸이 제게 전화를 줬더라구요.
"아빠! 또 왔어. 엄마가 아빤 줄 알고 문 열어줄 뻔 했는데, 너무 깜짝 놀라서 지금 꼼짝 못하고 있어."
저도 큰애 학원 앞에서 기다리다가 전화 받고 너무도 심장이 뛰었지만, 일단 진정을 시켜야 하겠기에, 엄마 좀 바꾸라 하고
"여보, 진정하고, 일단 아무것도 하지말고 지금 당장 경찰에 다시 연락해, 그놈들 또 와서 그럴 수 있으니까 경찰이 오면 잡을 수 있을 거야."

그리고나서 큰 딸 더러 학원에서 일단 빨리 나오라 하고 바로 픽업해서 집으로 달려 왔습니다.
오면서 계속 집에 전화통화를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경찰과 통화하는 도중에 또 문을 쾅쾅 두드렸다더군요.
경찰도 아무 대꾸 말고 그냥 있으라고 했다는데, 아내가 너무 무서워서 소리를 질렀던 모양입니다.

도착해 보니, 경찰차가 와 있고, 경비실 아저씨도 와 계시더라구요.
경찰은 도착 전에 주변을 탐색해봤는데, 별다른 흔적을 못 찾으셨다 하시고, 경비실 아저씨는 20대 초반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예닐곱 명이 저희 아파트 계단에서 어슬렁거리는 걸 보셨답니다.
그래서 "너희들 여기 왜 왔냐?"하니까 그 중 다섯 명 정도는 그냥 말 없이 나가버리고 두 명 정도가 계단 위로 올라가더래요.
경비 아저씨는 그냥 여기 사는 학생인가 생각하셨답니다. 
(참고로, 저희 아파트는 경비실이 딱 하나밖에 없고, 주간 야간 교대로 한 분이 오셔서 경비실을 지킵니다. CCTV같은 건 말할 것도 없고... 가난한 아파트의 현실이죠.ㅠㅠ)

어쨌든, 졸지에 연이어 주말마다 날을 꼬박 새었어요.

경찰분 말씀이 "혹시, 가족분들 중에 주변에 원한을 사신 것 있나요?" 물으셔서 "아뇨, 저희 그럴 일 하나도 없어요."했고...
딸들을 흘깃 보시더니, "혹시, 따님들이 왔다갔다 하는 걸 보고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라고 하시더라구요.
그 말씀을 들으니 소름이 확 끼치더라구요.

어쨌든, 어찌해야 할 지 여쭤봤는데, 동네 출입구에 구청에 얘기해서 CCTV 달아달라고 해도 쉽게 달아주지는 않을 거라네요.
그리고, 이녀석들 잡기도 힘들지만, 혹여 잡는다 쳐도 처벌할 만한 근거가 딱히 없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지난 주말 뜬 눈으로 밤 새고, 다음날 아내와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그냥 이사 가야 하나?" 싶어서 동네 다니면서 다른 집 알아봤는데 아이고, 전세고 매매고 너무 비싸서 이사갈 엄두가 안나더라구요.ㅠㅠ

당장에 이번 주말에 또 그런 일이 일어날까봐 또 걱정이고, 솔직히 저도 남자지만, 밤에 그런 일 있으면 섣불리 뛰쳐나가 잡을 용기가 안나더라구요.

딸은 앞으로도 계속 학원이 그 시간 대에 끝날텐데, 픽업 나가는 것도 걱정이고, 학원선생님더러 집 앞까지 태워달라고 말씀드리기도 어렵고...
이래저래 고민만 쌓여갑니다.ㅠㅠ

뭐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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