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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송하지만 이 컴이 못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컴징어 사람들의 입을 쳐다본다.
컴유인 주인은 그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컴을 이리저리 살펴보고
"좋소"
하고 내어 준다. 그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견적서를 받아서 방 속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그 견적을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스팀 철권 방송을 하기에 적합한 사양이옵니까?"
컴징어 사람들이 그를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컴을 어디서 훔쳤어?"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길바닥에서 주웠다는 말이냐?"
"누가 그렇게 큰돈을 빠뜨립니까? 떨어지면 소리는 안 나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그는 손을 내밀었다. 컴징어 사람은 웃으면서
"좋소."
하고 던져 주었다.
그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