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야. ^^ 가난한 내 남자친구야.. 아직 학생이고, 부모님도, 집도, 가진 것 하나 없는 이 세상에 혼자인 내 남자친구야. 얼마 전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열에 시달리며 큰 병원에 입원해서도 돈 걱정에 전전긍긍해야 했던 내 가난한 남자친구야. 하루라도 서둘러 퇴원해야 했던 너를 입원시키고 터덜터덜 걸어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춥고 어두운 밤길에서 혼자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 돈 없이 행복할 것 같냐던 누군가의 말이 생각나고, 이대로 너를 잃을까봐 두렵고 외로웠던 그 밤.
나 역시 가난한 너의 여자친구야. 직장은 다니고 있지만 이렇다 할 재산도, 돈도, 어떤 것도 아직(그리고 앞으로도) 없는 여찌보면 별 볼일 없는. 그런 가난한 여자친구야.
하지만 우리에겐 서로가 있잖아? 그 언젠가 택시에서 네가 나에게 말해줬던 것처럼.. 우리 이제 서로의 손을 잡은 지 2년도 채 되지 않았구나. 앞으로도 지금처럼 내가 네 곁에, 네가 내 곁에 있어주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우리는, 아마 평생 부자는 될 수 없겠지만 아마 불행하지는 않을 것 같아.
나 오늘 생일이야 ^^ 나 선물 필요 없어.. 이따가 웃으면서 늘 그랬던것처럼 만나러 와줘. 맛있는 것 먹고, 데이트하자. 고마워 언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