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글쎄요. 그 사람도 제가 자기를 좋아하는지 알까요. (이전글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가 하자는 대로, 가자는 대로, 먹자는 대로 뭐든 맞춰주는 남자인데.. 연락이든, 약속이든 뭐든지 제 쪽에서 먼저 움직여야 따르는 상황이에요. 제가 약속 잡고, 먼저 연락하면 뭐든지 다 함께 해주고, 저희 동네에 항상 데리러 와주고, 집에 데려다주고..
그런데. 최근에 좀 곤란한 일이 생겼어요. 꽤 오래 알고 지내던 분이 있는데 최근들어 거의 매일, 하루에 한두번씩 먼저 연락이 옵니다.. 제가 그분에게 먼저 연락하는 건 거의 드물고, 대부분 메시지로, 사소한 날씨 얘기로 시작해서 온갖 본인 상황 설명이며 뭘 했고 등등... 전화는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 정도 오는데, 통화 시작하면 40,50분은 족히 걸려요.
저에게는 만나는 사람 있다고 하시기에 정말 바보같이... 아 그냥 좀 수다스러운 사람이구나.. 적당히 받아주고 적당히 읽씹하고 최대한 예의있게 대했는데 알고보니.. ‘사귀는 사이는 아닌데 서로 호감을 가지고 지켜보는 상황이다’ 라고 주변에 이야기를 했더군요. 제가 다 답장해주고 전화 다 받아준 것이 그 사람에게는 제가 호감을 보이는 걸로 생각한 것이겠죠...? 그럼 왜 제게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얘기한걸까요.
뒤늦게라도 깨닫게 되어 다행이지만 사실 제가 호구 기질인건지, 마음이 약한건지 (둘다..? ㅎㅎㅎ) 계속 연락 와도 무시하는 게 좀 불편하긴 해요. 알고 지내서 나쁠 관계는 아니거든요. 그치만 저는 그 사람에게 이성으로서 단 1%도 관심이 없고 이젠 카톡 온것만 봐도 짜증이 나는 걸 보니... ㅎㅎ 조만간 제가 정색하고 그만하시라고 말해야겠죠..?
남녀가 같은 시기에 서로를 좋아하게 되는 건 놀라운 일이에요. 이렇게 용기 없는 제 사랑의 작대기는 어긋나고 있지만 기적같은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 모든 분들이 저는 참 부럽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