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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숙집앞 길고양이3
게시물ID : animal_34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돌고래돌고돌
추천 : 20
조회수 : 1456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1/01/24 18:37:49
글 들어가기 전에

혹시나 해서 말인데 이글은 제가 경험한 과거의 이야기 입니다. 물론 지금도 인연이 있지만요.

그리고 저도 누구 못지않게 많은 고양이 관련 상식이 있습니다. 이게 현재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참치 물에 씻어서 염분빼고 안준거냐고 말하지 마시고 그냥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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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그 녀석이 사라지고 나서 아 결국 가버렸구나 하고 포기할 즈음 녀석이 찾아왔다. 

늘 지나면서 보는 그 신발장 위에 녀석이 떡하니 앉아 있었다.

반가웠다 정말. 알아들을리 없는 녀석에게 잘 있었느냐고 어디갔었느냐고 계속 물었다.

그래도 그녀석은 자리를 지키고 앉아 알아들을리 없는 말에 귀를 쫑긋거렸다.

얼른 집에 있는 참치캔을 따서 (기름을 빼고 물에 씻어 소금기를 없에고 물기를 쫙 뺀뒤)

물과 함께 녀석의 코앞에 놔두고 나는 얼른 들어가서 먹는 모습을 바라봤다.

배가 많이 고팠었나보다. 많이 홀쭉했다. 고양이들의 영역다툼에서 녀석이 졌었구나 싶었다.

잠깐 그런데 그러면 이녀석이 왜 다시 돌아왔지..... 영역다툼에서 졌으면 다른 녀석이 

그자리를 차지하고 있거나 아니면 적어도 다시 돌아오면 안되는거잖아....... 사고가 나서 죽었으면

다시 돌아올 리도 없고 무슨일이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점은 다음날 너무도 쉽게 밝혀졌다.

아침에 녀석을 창문으로 보고 밥을 주러 나가는데 문을 열자 후다닥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다른 고양이가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 녀석의 새끼였다. 나는 이녀석이 암컷인줄도 몰랐다.

단지 일반적인 길고양이보다 조금 날씬하고 왜소해 보여 측은한 감이 있었는데 녀석이 암컷이라니....

아무튼 녀석은 자기와 똑같이 닮은 새끼 두마리를 데리고 내 앞에 돌아왔다.  

귀여운 녀석... 처음에는 이름을 그냥 야옹이라고 부르다가 이때부터 나비로 바꿨다.

사실 내가 여태까지 참치로 그것도 매일도 아니고 가끔씩 밥을 챙겨줬던 이유는 일부러 녀석에게 

괜한 의미를 주기 싫어서였다. 이미 고양이와 강아지도 기르고 있었고 말이다. (이 녀석들도 지금은 우리 

부모님 댁에 있지만 한때 나와 같이 살았었는데 결국 반대로 인해 파양하는 것만을 악을 써서 말리고 부모

님댁에 데려가는 조건으로 같이 살게 되었다. 지금은 재롱부리면서 잘 산다.) 

하지만 이렇게 새끼 낳았다고 데리고 와서는 참치를 주면 자기는 뒤로 빠져서 새끼들 먹는 모습을 

흐뭇하게 보다가 꼬맹이들이 다 먹고 나서야 먹는 모습을 보고 어쩔수가 없었다.

사료를 사버렸다. 일반적으로 길고양이들 밥으로 주로 이용되는 프로베스트켓이라는 사료다. (이말은 곧

사료들 중에서 가장 싸다는 말이다.) 혹시나 참치만 먹던 입맛으로 똥괭이 주제에 반찬투정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첫날 밥을 참치캔에 담아줬을때 반응은 참치보다 더 격렬했다. 오오 싼건데 이리 좋아할 줄이야.

그렇게 녀석의 밥을 챙기면서 얼굴을 익히던 어느날... 이제 이녀석들은 아침 아홉시만 되면

신발장 근처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 물론 손으로 줘서 먹는다거나 쓰다듬게 허락한다거나 하는건 

절대 없었지만 적어도 내가 있더라도 밥을 먹는 건 보고 싶었다. 주인은 아니지만 그래도 밥주는 사람인데

내가 뭐 뺏어먹는것도 아니고 말이지. 

이전까지 녀석들의 밥을 주는 순서에는 패턴이 있었다. 일단 아홉시쯤 내가 일어나서 방문을 연다.

어미고양이인 나비가 신발장에서 기다리고 있다. 전에 따 먹엇던 참치 캔에다가 밥을 부어준다.

나비는 그걸 보고 있고 두마리 새끼들은 나비 뒤에 숨어있다. 내가 집 문을 열고 들어간다.

녀석들은 그제서야 밥에 입을 댄다. 나는 창문으로 몰래 숨어서 본다. 이거였다.

그런데 집문을 열고 들어간다에서 내가 문만 열고 닫기만 하고 들어가지 않았다. 원래 같으면 문소리만 나

면 들어간줄 알고 얼른 그릇에 얼굴을 박는 녀석들이었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그릇쪽으로 달려갔고 문이 닫

히자 서있는 나를 보고 흠칫하는 것이 느껴졌다. 요 녀석들이 당황해서 갈팡질팡하는 것을 웃으면서 보는 

데 용감한 새끼 한녀석이 눈치를 힐끔 보면서 밥그릇에 입을 가져갔다. 나머지 한 녀석도 얼른 뒤따라

입을 가져갔다. 나비는 그렇게 경계하는 모습을 처음 본것 같다. 귀를 눕히고 으르릉 거리는게 들렸다.

하지만 나비도 결국 사료를 먹으면서 (물론 새끼들 먹고 난뒤에) 경계를 풀었다.

문앞에서 밥먹는 모습을 흐뭇하게 보고 있는데 뒤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맙소사 주인집 할머니였다. 매일 

청소를 하러 2층에 올라 오시는데 그 시간에 걸린 것이다. 밥먹던 녀석들은 후다닥 뛰어 숨어버리고

참치캔과 사료와 나만 뻘줌하게 남겨졌다. 할머니는 누군가가 고양이에게 밥을 준다는것은 아시는 듯 했

다. 단지 그게 누구인지를 모르셨는데 내가 현행범이 되었던 것이다. 

밥주는 게 학상이었어 라는 질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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