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넹. 벌써 한달하고도 18일이 지났습니다.
동게에 합사땜에 글쓴 분들이 계셔서, 댓글을 달까 하다가 용기내서 글써봅니당.
짧은 집사생활에, 짧은 합사기간이지만 그래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ㅎㅎ
우선 즤 첫째는 10개월차, 둘째는 2개월차에 합사를 했습니다.
제가 가장인지라 평일엔 집에 없다보니, 주말에 빡세게 합사를 진행했구요.
첨엔 애기들이 서로 탐색하고 괜찮은가 싶더니
첫째가.. 그 순한 첫째가 애기를 물고 뒷발팡팡을 시전합니다.
둘째는 첨엔 당황해서 당하고만 있더니, 같이 뒷발팡팡을 하며 악악 댐빕니다..
혹시나 하고 사두었던 다이소철망 등을 설치하여 잠시 격리 시킵니다.
하지만 둘째가 너무 울어서 아예 방문을 잠시 닫아두고 버텨봤습니다.
첫째는 둘째가 있는 방 앞에서 떠날줄을 모르고 (심지어 방문을 박박 긁음)
둘째는 냥냥 니야아앙 ㅇㅣ렇게 울고 또 웁니다.
문을 엽니다.
둘이 어색해하다가 또 물고 팡팡거리고 그럽니다.
주말 내내 그러기를 반복... 그럴때마다 잠깐 사이가 좋아지나 싶지만.. 정말 잠깐뿐입니다..
합사는 실패인가, 나없을때 애들 다치면 어쩌나.. 연차를 써야하나 고민고민 합니다.
그렇게 하루이틀.. 첫째는 밥이며 간식이며 잘 안먹기 시작하고 (다행히 대소변에서 피는 안나옴..)
둘째는 제가 안놀아주니까 애옹애옹 거립니다. (절 보며 냐-아! 하고 승질내는게 취미입니다.....)
장난감 하나를 흔들면, 첫째는 신중하게 장난감을 사냥(?)하려는 태도이고, 둘째는 그냥 막 뛰어들어서
첫째가 울면서 다른 방으로 가버리고.. 저는 흔들기를 포기.. (일단 첫째가 스트레스를 안받아야할거같아서..)
양손에 같은 장난감 하나씩 들고(항상 장난감은 두개씩 사니까요..ㅎㅎ..)
파닥파닥 거려봤자, 둘째는 첫째가 노는 장난감에 덤비게 되어있습....
그러며ㄴ 첫째는 또 울며 다른방에 가버리고.. ㅠㅠㅠㅠ 그럼 또 놀이 중단..
덕분에 급하게 하루 연차내서 쉽니다. 첫째도 첫째지만, 둘째가 애기이니..
그리고, 고양이좀 키워봤던, 친한 남자사람동생에게 헬프를 칩니다. 상황을 보여주고 도움을 좀 얻으려고 했죠.
덩치는 산 만하지만, 냐옹이를 넘나 사랑하는 마블리같은 녀석입니다.
애긔애긔한 둘째 본다며 눈에 하트를 미리 장착하고 나타났는데,
그녀석을 보자마자 둘째랑 첫째랑 안방침대 밑으로 도망쳐 숨어버립니다.
(일하다 잠시 들른거라 시커먼 정장차림이었는데, 그게 더 무서웠었나봐여..)
심지어 첫째는 그 녀석과 같이 데리고 온 아이였고, 그녀석이 종종 들러서 얼굴도 보고 갔었는데
..... 그녀석은 둘째 얼굴은 보지도 못하고, 심지어 첫째가 자길 피한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고 돌아갔습니다.
ㅠㅠ
그리고 그날 저녁부터, 이녀석들이 좀 심상치 않아집니다.
둘이 붙어 있는 순간들이 많아집니다.
둘째가 덤비는 일이 줄어들고, 첫째도 지 옆에서 잠들려는 둘째를 거부하지 않습니다.
홈 CCTV를 설치했습니다.
실로 충격적인 것을 보았는ㄷㅔ, 둘째가 첫째한테 쭙쭙이를 시전합니다 ㅠㅠ
나 없을때, 저리도 다정했드나!! 요녀석들!!
물론, 그 녀석이 왔다간 이후라고 생각이 듭니다만 (그뒤로 매우 감사하다고 전하며 여친과 냠냠하라고 까까오쿠폰도 보내줬지요)
암튼 ㅎㅎㅎㅎㅎㅎㅎㅎ
그뒤로는 넘나 느리게 가던 날들이 점점 잊혀지고 둘이서 알콩달콩하는 모습도 보고 그럽니다.
첫째는 저한테 쭙쭙, 꾹꾹이를 해주던 엄마껌딱지였는데, 이젠 둘째만 쫓아다니구요
둘째는... 저한테는 간식내놔! 장난감 흔들어! 하고 화만 내고, 애교는 형한테만 부립니다.
이럴려고 둘째 들였나.. 싶을 때도 있었지만 ㅠㅠ (얘들아.. 엄마한테 좀 오지 않으련? ㅠㅠㅠㅠ)
어쩐지, 서로 동족이라고 생각하는듯 의존하는 모습들을 보면 잘한거지.. 백번 잘한거지.. 하고 생각이 듭니다.
둘째 예방접종 하려고, 첫째도 레볼루션 바르려고 둘다 데리고 병원 다녀왔던 날
집에 데려다놓고 잠시 마트에 다녀왔을때, 둘째가 첫째 침으로 범벅이 되어있습니다....
애기 주사맞고 오니 안쓰러웠던건지 약냄ㅅㅐ나서 그런건지, 애를 아주 그냥 목욕한거마냥.. ㅡㅡ;
그뒤로 더욱 동지애가 생긴 것처럼 지들끼리 붙어다니고 뛰어다니고 그럽니다..
물론 씹고물고뜯고팡팡은 아주 가끔 하지만. 둘째가 자다가 잠결에 엄마 찾듯 첫째한테 가서 쭙쭙이를 하면
첫째는 어쩔수 없다는듯 둘째를 품고 정수리를 핥핥 그루밍해주고 그럽니다.
없는 쭈쭈 찾는 녀석이나.. 지 아들처럼 품는 녀석이나.. ... 니들 둘다 머스마거든?...
첨엔, 첫째가 애기 핥핥 해주고 그럴때 제가 쳐다보거나 하면
'어맛깜짝이야. 엄마우린 그런사이 아니구요 전 아직 애기랑 데면데면하구요. 제가 오라그런거 아니구요. 이놈이 와서 앵긴거구요...'
머 이런소리가 들리는듯한 눈빛으로 화들짝 놀라며 애기를 급하게 밀어내고 그러더니
(진짭니다.. 저랑 눈마주치면.. 눈이 엄청 커지고 그러면서.. 같이 붙어있던거 아닌척.. 모르는척.. 온몸으로 애기를 밀어냄..참나..)
지금은.. 제가 보든.. 말든.. 꽁냥꽁냥.. 애기가 와서 쭈쭈찾으면 이뻐 죽겠다는듯 핥핥..
그리고 좋아진것.. 서열정리가 되었습니당.
이젠 순서 가리지 않고 장난감 흔들때 달려오는 녀석이랑 놀아주곤 하는데
첫째가 오랫만에 장난감에 반응할때면, 둘째는 거기에 막 달려들거나 하지 않더라구요.
첫째가 놀다가 뒤돌아서거나 하면 그때 그 장난감에 덤빕니다.
그리구 간식 줄때도 첫째꺼 주면 그릇에 반응하려다가도 움찔하고 제가 자기꺼 주기를 기다립니다.
애기들 간식 먹는 곳이 싱크대에 붙어있는 아일랜드식탁인데 (네.. 저는 뭐.. 밥상하나 사서 거기서 먹고 그래요..ㅎ)
첨에 자꾸 첫째꺼 뺏어먹으려고 덤비고, 첫째 밑으로 파고드니까 첫째가 둘째를 때리거나 하지는 못하고 간식을 거부하는 사태가..
그래서 첫째가 간식먹을땐 둘째가 거기에 올라갈 수 없도록,
일부러 계단처럼 식탁옆에 두었던 스크래처집을 멀리 치워버리고 첫째만 먹을 수 잇게 해줬기에 얻을 수 있었던 결과인 것 같아요.
둘째는 바닥에 ㄴㅐ려서 간식줬습니다.. 안주면.. 멀리 치워버린 스크래처집에 올라가서 점프를..;;;
이게 진짜 웃펐는데.. 거기서 뛰면 아일랜드식탁으로 올라갈 수 있을줄 알았나봐요..
자꾸 거기에 올라가서 식탁쪽으로 점프를..점프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다칠까봐 할수 없이 간식을 바닥에..
그랬더니 지금은, 같이 식탁에 올라와있어도 그냥 지꺼 기다립니다. 대신 자기꺼 다 먹고 형아 그릇에 돌진.ㅋㅋ
(첫째 땜에 둘째 간식을 좀 빨리 주게 된 상황인데.. ㅠㅠ 첫째 안줄수는 없고.. 애기 격리시키고 주려고 하면 또 간식 안먹고..
애매한 상황이었어요 정말.. ㅠㅠ 그래서 둘다 열심히 운동 시키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첫째도, 나중엔 간식 안먹고 그러면 간식그릇 치워버리고, 나중에 다시 주고, 또 안먹으면 치웠다가 다시 주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계속 안먹으면 첫째 보는 앞에서 과감하게 버렸어요.
엄마는 할만큼 했다. 니가 거부하면 나 역시 주지 않을테다. 라고. ㅎㅎㅎ
그랬더니 알아서 잘 먹습니다.. 모.. 지금으ㄴ 둘다 뭐든 없어서 못먹지용..
첫째가 워낙 순둥이고, 둘째가 정말 똥꼬발랄이어서 서열에 밀리지 않을까 걱정도 엄청 했었는데
다행히도 서열이 잘 정리된 듯 합니다. ㅎㅎ 솔직히 첫째가 서열1위가 되길 바라는건 모든 엄마들(?)의 마음이 아닐까요..ㅎㅎ
쓰다보니 글이 좀..아니 마니 길어졌는데, ㅜㅜ 합사할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써봤습니당..
저도 합사할떄 별의별 검색어를 다 넣어서 찾아보고 그랬어요... 검색이 최곱니다.. 우리애들이랑 안맞는 상황 같아도
어떻게 해볼 지 힌트를 얻을 수 있어서 좋아요. 꼭 찾아보세요.. 각종 카페들..블로그들..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저두.. 이렇게 길고도 재미없는 글을 쓰는 건,
제 글이 도움이 될지 안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상황도 있더라.. 이렇게도 가능하더라..라고 알려드리고 싶어서에요.
(그리고... 저 이렇게 힘들었더라 라고도 ㅠㅠ)
합사하시는 모든 분들 힘내시궁, 좋은 주말 되시어요 ㅎㅎㅎㅎ
담엔 사진들고 찾아오겠습니당~ 뿅!
출처 | 내경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