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런 주제에 대해 글 써봤자 저런 질문글은 사라지지 않겠죠.
그래도 점검이니까! 몇글자 써볼까 합니다.
"이정도 투자할건데 어느 케릭 키우는게 좋을까요?"
"이 케릭이랑 저 케릭 중에 어느 케릭이 더 좋은가요?"
오유에 하루에도 몇번씩 올라오는 글이죠. 답해줘도 답해줘도 습기찬 베란다 곱등이마냥 계속 올라오네요 ㅋㅋㅋ
사실 저런건 남에게 물어볼게 못되요.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거든요. 님한테 어느 케릭이 젤 어울릴지는 아무도 몰라요.
저는 16개의 70레벨 이상 케릭을 키웠고 생성한 케릭은 50여개에 이릅니다. 그 중에는 남들이 재밋고 좋다는 케릭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케릭도 많아요.
하나의 예로 그 좋다는 사령술사. 저랑은 잘 안맞네요. 간간히 한정만 하면서 50렙인데 전혀 손이 안갑니다. 언제 다 키울지 모르겠네요.
투자효율 좋고 고강무기 들면 날아다닌다는 챔피언. 저랑은 잘 안맞네요. 무기는 15차힘 흉박이거든요? 비목 할기 셰이드 있고 붉원라 균열로 나머지 부위 맞춰서 어디가서 꿀릴만한 템세팅은 아니예요. 그런데도 진짜 재미없어요. 그래도 키워야할 개인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에 키우는데 대체할만한 좋은 무기 얻으면 흉박 재밀할거예요.
퍼뎀케릭인데도 오드때문에 강화효율 저질이고 가녀린 검성. 꽤나 만족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발도로 여러 몹을 베어버리는 손맛은 참 짜릿하죠. 예전에 충이 사기일때는 충 쓰는 맛으로 다녔는데 요샌 다시 발도가 좋네요.
요새는 빛을 보고 있지만 한동안 떡슈아 떡방어 몹들에게 눌려 암흑기를 걸어오던 헬벤. 본케로써 지금까지 재밋게 잘 하고 있어요.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왔고 여러 추억도 있네요.
남들이 추천해 주는 것은 결국 내가 직접 느끼는 것과 다릅니다. 남의 말 아무리 들어봤자 그건 남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남들이 좋게 느낀다고 해서 나도 그렇게 느끼리란 보장은 없죠. 자신의 선택을 믿으세요.
저는 비교적 오랜 기간 던파를 즐겨왔고 앞으로도 그럴거라 생각됩니다. (현재 4컴 시스템을 구상중이며 올해 안에 구축할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케릭 투자에 대해 조금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추천을 바라는 분들을 보면 자신의 자금을 딱 잘라 정해두고 그 안에서 투자를 끝내려고 하죠. 하지만 저는 처음엔 거의 맨몸으로 (혹은 룩이 좋은 아바타만 끼고) 시작합니다. 칭호는 고갱님이면 충분하죠. 크리쳐? 안씁니다.
서서히 키워가며 케릭의 정체성을 정하고 저와 잘 맞는지 느껴가면서 성장방향을 정합니다. 그리고 그에 따른 자금 지출을 계산하지요. 제게 있어서 투자의 끝은 없는 것 같습니다. 서서히 조금씩 하나하나 맞춰 나가는 재미로 합니다.
간단한 예로, 패키지 RPG를 하는데 처음 시작부터 최종장비 다 맞추고 시작하면 재미 있나요? 적들은 툭치면 억하고 죽어나가고 새로운 장비를 얻어도 기존 장비보다 약해서 재미없는 게임은 하루도 안되서 질려버릴거 같네요. 우여곡절을 겪으며 하나씩 맞춰나가고 점점 강해지는 재미로 하는게 게임 아닐까요?
그리고 스킬이나 아이템 세팅은 사람마다 너무 차이가 큽니다. 케릭의 극한을 향해 달리는 분들이 스킬추천을 할때 자신의 트리를 강요하지 않는 것은 그 트리는 자기 자신에게 최적화된 트리이기 때문입니다.
예를들어 제 소울은 불굴 브레벤 사야 달커 귀참 (귀드 1) 달베 삼격 귀편 영섬 마스터형 입니다. 칼라는 쿼드러플 영섬을 위해서 1만 찍었고 툼스톤은 툼트 선행을 위해 5 찍었습니다. 그리고 아이템은 극한의 귀영섬을 위해 섀레 6셋, 왕유하의, 영추로 맞췄죠.
이 세팅은 칼라를 마스터하는 대부분의 소울과는 다르며 남에게 추천해줄만한 세팅도 아닙니다. 하지만 남들의 스킬트리나 템세팅보다 제게 더 잘 어울리며 제가 다루었을때 가장 좋은 효율을 지닙니다.
네오플의 대표적인 매크로 답변 중에 "게임내의 정보는 묻지 말고 직접 경험을 통해 얻으세요" 라는게 있죠. 예전에는 스킬트리를 변경하기 위해 큰 액수를 지불해야 했지만 지금은 얼마든지 조율할 수 있습니다. 기본을 지킨 스킬트리를 찍고 그 후엔 여러 조건을 따져가며 자신에게 맞는 스킬을 찍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