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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있었네
게시물ID : freeboard_13879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유상주인
추천 : 1
조회수 : 14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11/07 00:51:23



이해한다는 말, 이러지 말자는 말, 사랑한다는 말, 사랑했다는 말, 그런 거짓말을 할수록 사무치던 사람, 한번 속으면 하루가 갔고, 한 번 속이면 또 하루가 갔네, 날이 저물고 밥을 먹고, 날이 밝고 밥을 먹고, 서랍 속에 개켜 있던 남자와 여자의 나란한 속옷, 서로를 반쯤 삼키는 데 한 달이면 족했고, 다아 삼키는 데에 일 년이면 족했네, 서로의 뱃속에 들어앉아 푸욱푹, 이 거추장스런 육신 모두 삭히는 데에는 일생이 걸린다지, 원앙금침 원앙금침, 마음의 방목 마음의 쇠락, 내버려진 흉가, 산에 들에 지천으로 피고 지는 쑥부쟁이, 아카시아, 그 향기가 무모하게 범람해서, 나, 그 향기 안 맡고 마네, 너무 멀리 가지 말자는 말, 다 알 수 있는 곳에 있자는 말, 이해한다는, 사랑한다는, 잘 살자, 잘 살아보자, 그런 말에도 멍이 들던 사람, 두 사람이 있었네,



출처 불귀 2 / 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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