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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중반이 다 되어 가는데도 제 길을 못찾았어요..
게시물ID : gomin_17291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히헤헼
추천 : 4
조회수 : 657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7/10/24 20:4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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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모 대학의 간호학과에 재학중이에요. 

개인적인 사정으로 꿇어서 같이 입학한 동기들은 벌써 졸업반인데 전 아직 2학년이죠. 

사실 간호학과는 원해서 오게 된 곳이 아니에요. 

아주 어릴적 부터 되고 싶은게 있었어요. 소설가요. 하지만 중학생 때 부터 어머니에게 잡혀 공부를 하느라 꿈을 위해 한 노력은 별로 없어요. 가끔 몰래 짧은 글을 써서 인터넷 같은 곳에 올리고 사람들의 평가를 받는게 전부였어요.

대학만큼은 원하는 곳으로 가라던 어머니는 막상 원서를 쓸 때가 되자 모조리 다 간호학과를 쓰게 하셨죠. 
전 별로 반발하지 않았어요. 사실 그때쯤엔 제가 과연 작가라는 직업을 가질 만큼의 실력이 있을까에 대해 고민도 많이 들었고, 결국 나중에 이도저도 못 될 바엔 어머니의 뜻을 따르기로 했어요. 

그렇게 버티고 버텼지만 무의미하게 벌써 휴학계를 두 번이나 써버렸고 학과 공부엔 조금도 흥미를 가지지 못해요.

성적은 자연스럽게 바닥을 기고 지난 학기에도 간신히 유급을 면했어요.

전공책을 펼치면 꾀병처럼 머리가 지끈지끈하고 괜시리 분노가 차올라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멍하게 앉아 있는 경우가 허다해요. 

제 마음가짐의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아무리 부모님에게 혼이나고 교수님에게 불려가고 친구들과 상담을 해봐도 마음을 다잡는건 한 순간 일뿐 또 앉아서 망상만 하고 있는 제가 있을 뿐이에요.

이틀전엔 불쑥 학과 사무실에 찾아 가서 자퇴서류를 받아 왔어요. 부모님의 도장과 학과장님의 싸인이 있어야만 자퇴가 가능하더군요. 그냥 부모님 몰래 도장을 훔쳐다가 찍고 학과장님과 면담을 마치고 자퇴를 할까, 그 다음엔 집에서는 계속 학교에 다니는 척 하고 알바자리를 구해서 틈틈이 글을 써보는 건 어떨까 하는 계획을 세우며 혼자 즐거워 하다가 그동안 들어왔던 조언들이 마음 한편에 턱 걸렸어요.

저도 제 계획이 많은 분들의 눈에 철없고 허황되어 보인다는 거 알아요.. 제가 갑자기 결심을 굳히고 공부에 매진해서 면허를 따는게 현실적으로 가장 나은 방안일지도 모르죠. 벌써 수년째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제게 변화가 없다면 앞으로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작가의 꿈을 접고 지금 하고 있는 공부에 애정이 생기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제가 이대로 졸업을 하고 임상에 나간다 해서 사명감 있는 좋은 간호사가 될 수 있을까요? 지금은 어떤것도 확신할 수가 없네요... 

시험 기간인데 손으로는 펜만 굴리고 있고 그냥 잠이 오길 기다렸다가 침대로 가서 눈 감는게 하루 일과가 되어 버렸어요. 뭘 해도 의욕이 생기지 않는 날들의 연속이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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