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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명함으로 때린 이야기
게시물ID : humordata_17255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뒷북일까나
추천 : 11
조회수 : 1487회
댓글수 : 29개
등록시간 : 2017/10/29 07:12:46

무려 6년전 겨울에 일어난 이야기이다.

대학생이었던 나는 담당교수님의 초대로 서울 종로에 위치한 고급 호텔에서 점심모임에 가게되었다.

정장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나는 대충 오래 된 아버지의 검은 정장을 빌려입고...

아버지의 검은색 반코트를 입었다. 마치 김두한같은 느낌..;;

넥타이는 최신형으로 지하철에서 이천원 크리..

하여간 호텔에 도착한 나는 교수님에게 전화를 드렸지만.

교수님은 약속시간인 3시에 맞춰 오시겠다고 하셨다.

긴장했던 내가 늦지않기 위해 호텔에 도착한 시간은 2시..

한시간의 여유가 있었다.

태어나 처음 들어가본 호텔의 분위기는 후덜덜했다..

뭔가 고급스러워보이는 정장을 차려입고 지나가는 외국인들과..

몇번씩 정문에 멈춰섰다 사라지는 고급세단들 ;;;

로비옆에 소파에 앉아 있다가 분위기를 못이기고 밖으로 나와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연예인으로 보이는 벤이 정문앞에 멈춰섰다..

" 누군까... 연예인일까.. 혹시 비밀리에 한국을 방문한 헐리웃스타일까 ;; "

망상에 빠져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호텔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허리를 쭉피고... 로비에 울려퍼지는 내 구두소리를 간지나게 생각하면서

젊은 나이에 성공한 CEO코스프레를 하고 있는데.. 계속 서성거리는 날 의아하게 생각했는지..

호텔리어로 보이는 여자분이 다가와 물었다.

" 안녕하십니까. 혹시 3시에 예약되어 있는 XXX모임에 오셨는지요? "

헉!! 놀랍다!! 어떻게 맞춘거지;; 역시 이쪽계통답다 ;;

순간 CEO포스 무너지고 네..네... 라고 말해버린 어린나 ㅋㅋㅋ 

약속장소는 40층에 위치해있는 고급레스토랑이었다 -_- 오오 ;;

레스토랑 옆에 대기실이 있으니 거기서 기다리시다가 입장이 가능하실거라했다..

명랑한 분위기에 압도되어 엘레베이터로 향한 나 ;; 

물론 그전에 한번 " 이쪽 엘레베이터를 타셔야 합니다. " " 아;; 네네;; " 크리한번 터져주고..

일단 엘레베이터를 타기 성공.

혼자 엘레베이터를 타고 감격에 빠져있는데 호텔 CCTV가 생각났다..

영화에서 보면 이런 엘레베이터를 하루종일 주시하는 이연걸 같은 보안요원들이 있던데..

그떄 갑자기 또 터져버린 CEO코스프레 크리..

일단 멋지게 정장 안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들고 동대문단골옷가게 명함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핸드폰을 느긋하게 꺼내서 번호를 누르는척하고.. 명함은 다시 여유있게 안주머니에..

그리고 마치 사무적인 태도로 전화를 하는것처럼 마임크리.. ㅋㅋ 

40층으로 향하는 동안 나름 즐겼다..

그때 갑자기 엘레베이터 문이 열렸다. 깜짝놀라 핸드폰을 넣고 차렷자세 ;;

보아하니 20층 정도였는데.. 왠 남자한명이 들어오고 있었다.

키가 크고 어깨가 아주 건장했으며 허벅지가 아주그냥 말다리였다..

하얀색 긴팔티셔츠를 입고 있었고 청바지를 입었었다.

머리에는 파란캡모자를 눌러쓰고 있었다..

하지만 난 알 수 있었다..

그는... 그는;; 코리안드림! 박찬호였다!!

" 박찬호가 왜 탄거지!?!? 뭐지!?!? 이 상황은!?!? "

잠시 패닉상태에 빠져있던 나는 어쩔 줄을 모르고 있었다.

단둘뿐이었던 엘레베이터안.. 시간이 멈춘 것 같았지만 정신을 차렸다..

그때 박찬호도 나를 인식했는지 잠깐 고개를 힐끔 돌려 날 쳐다보았다.

" 진짜다!! 박찬호다!! 어쩌지?? 인사를해야하나? 눈이 잠깐 마주쳤는데!! 싸인을 해주겠다느건가!?!? "

그렇게 엄청난 패닉에 빠져있는 나에게 박찬호가 한번더 고개를 돌려 날 보았다.

이때다!!! 인사를 원하고 있는 눈빛이다!! 

난!! 지금 대한민국의 20대를 대표하여 인사를 하는거다!!! 좋아!! 안녕하세요라고 하는거야!!


" 헤..헤헤.. "


망할! ㅋㅋㅋ 

정말 내입에서 나온 말이 저거였다.

헤헤라니 ㅋㅋ 

지금생각해보면 저건 많은 뜻이 담겨있었다.

1. 이런곳에서 박찬호를 보게되다니 너무나 신기해서 헤헤.
2. 난 당신을 알고 있다 헤헤.
3. 안녕하세요 헤헤.
4. 싸인을 받고 싶다 헤헤.

하지만 박찬호는 어떻게 생각했는지 갑자기 고개만 끄떡 하더니 등을 보였다.

아.. 어쩌지... 어쩌지!! 이게아닌데!!

그때 이미 40층에 가까워지고 있던 엘레베이터!!

늦는다!! 지금 싸인받거나 무언가 하지않으면 이 엄청난 순간을 평생후회할지도!!

난 미친듯한 속도로 아까 넣었던 동대문옷가게 명함을 꺼냈다.

내가 생각난 종이는 지금 이것밖에 없었기 떄문!

내가 갑자기 품안에서 미친듯이 무언가를 꺼내는걸 느꼈는지 박찬호가 움찔 ;;

그도 그럴것이 ;; 갑자기

" 헤헤.. "

그다음에 품안에서 미친듯이 무언가를 꺼낸다!! 

내가 봐도 난 그때 박찬호의 눈에는 킬러이거나 미친안티팬? ㅋㅋㅋㅋㅋ

갑자기 움찔하면서 나를 향해 몸을 돌리더니 뒤로 한발짝 물러선 박찬호. 

그건 분명 반격할 자세였다 ㅋㅋㅋㅋ 

내가 명함을 꺼내들고 박찬호에게 마하의 속도로 내밀었다. 

그때서야 명함을 보고 안심했던지 어깨가 조금 아래로 내려앉더니 살짝 웃는듯??

명함을 받아주는 박찬호.

근데!! 그순간 박찬호의 검지와 엄지손가락이 명함을 잡고 있던 내 검지손가락과 스쳤다.

그런데 뭐지!!

" 찍! "

정전기..

겨울철에 자주 발생하는 전기충격.. 방심한 상태에서 당하면 그 느낌은 전기충격기 수준..

코리안드림이라 그런지 정전기도 무지 셌다 ;;

순간 놀란 나는 그대로 손을 튕겨냈다..

근데;; 놀라운일이 일어났다;; 

명함이.... 손에 들고 있던 명함이;;

엄청난 속도라 날라갔다...

이건 마치.. 뭐랄까...

웨이터들이 "장동건" 이라고 이름이 써져있는 자신의 명함을 노련하게 날릴때의 느낌이랄까?

마치 낚아채는 듯한 느낌으로? 

이소룡이 운동하던 수건으로 갑자기 나타난 적의 안면을 공격할떄의 느낌같은 ? 

명함이 엄청난 속도라 날아가 박찬호의 얼굴을 찍었다.

찍었다는 표현이 정확할 정도로 ;;

명함이 날라가 찍었다 ;;

" 아! "

박찬호선수가 지른 신음이다;; 세상에;

아팠던거다 ;; 아팠을거다;; 내가봐도 아파보였다 ;

맞는 순간 두눈을 질끈감았는데 ;;

꼭 숙제안해와서 선생님한테 꿀밤맞을때 그런 느낌? 

" 뭐하는거에요? "

화난거 같았다;; 난 엄청난 패닉 ;; 순간 말을 할수가 없었다;;

" 아.;;; 아아;; 정.;; 정전기요.. "

약간 날카로운 눈빛으로 날 쳐다봤다;; 

그때 갑자기 엘레베이터 문이 열렸다.. 40층이었다..

뭔가 말은 해야겠는데;; 사과를 해야되나;; 사과를 하긴해야되는데 ;; 


" 저.. 내려야되여.. "


제길!! 한심한 말이었다.

뭐 마치 박찬호가 못내리게 하고 나 삥뜯고 있던것도 아니고 ㅋ;;

갑자기 잔뜩 겁에 질려 내리고싶다고 하소연하는거 같은 느낌 ;;

박찬호도 어이가 없었는지 몸을 옆으로 비켜줬고 ;; 

난 내렸다 ;; 

그때 등뒤로 엘레베이터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박찬호의 목소리가 들렸다..


" 하하. 미안해요. "


그때야 상황파악이 된거였을까? 

하여간 그렇게 말하고 난 계속 패닉;; 

엘레베이터 숫자를 보니 45층에서 멈췄다;; 거기서 내렸다;; 

뛰어올라가서 사과할까 ;; 

그때 미리와있던 학교동료들이 날보고 반겨주었다;;

그렇게 이상하게 넘어갔다;; 식사하면서 이야기할려고 했지만 ;;

왠지 내가 찌질이 같이 보일까봐 ;; 그냥 과묵모드 ;;



그리고 그일이 있은후 한 한달이 지났을까? 

간만에 동대문으로 티나 몇개 사러갔다..

모자나 하나사고.. 바지하나사고... 이제 티를 살라고 평소 즐겨이용하는 단골 매장에 갔는데..

나랑 친한 매장형이 반겨주었다.

평소 친했기에 옷을 먼저 고르기보다 팩쥬스나 마시면서 잠깐 수다나 떨고 있는데..

갑자기 박찬호 이야기가 나왔다;; 난 순간 얼음 ;; 

그형 왈..


" 아참.. 몇주전에 박찬호 왔었다 ㅋㅋ "

" 네? 박찬호요? "

" 응. 와서 티몇개랑 바지사갔어. 그때 난리나서 사람 우글우글 모이고 ㅋㅋ 
근데 신기한게.. 갑자기 내 이름부르면서 여기 XXX라는 분 없나요? 라고 물어보더라 --? "

" 엥? "

" 그래서.. 그게 전데요? 라고 했더니 그분 아닌데.. 이러더라. ㅋ "

헉!! 순간 머리가 멍해짐;; 

그렇다면;;


박찬호는 그때 떨어진 명함을 주웠던 거고.. 그게 내 명함인줄알고 그때 화낸게 미안했는지..

동대문 매장을 찾아와 준거였다 ;; 세상에...

진심 감동받았던 나는 사실을 매장형에게 이야기해주었고..

그 말에 놀란 매장형은 니 덕분에 박찬호가 내 이름불러줬다며..

무지티 세장을 공짜로 줬다..


난 아직도 목 다늘어난 그 무지티를 버리지 못하고 모셔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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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본문에 달린 리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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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 6년전 이야기였으니 2004년에 있었던 일입니당
추천하면 추천창 뜸


출처 출처 : 오늘의유머 르메리아 님

링크 : http://todayhumor.com/?bestofbest_33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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