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연희동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에서 근무하는 오유징어입니다.
지난주 월요일 아침에 출근 했는데,
일본인 손님이 밤새 고양이 우는 소리에 잠을 못 잤다고 하시더라고요.
찾아보니 반지하 방 창문 옆 깊이 1.5미터 정도 되는 구덩이 속에
아기 고양이 4마리가 똘똘 뭉쳐 있더군요.
날씨가 추워지자 어미가 그나마 따뜻한 곳을 찾아 물어 놓은것 같더라고요.
고민 많이 했습니다...
집에 고양이 한마리를 기르는지라 대략적인 습성을 알기 때문에
혹여 사람손을 타면 어미가 버리지는 않을까 걱정 했어요.
하지만 위치가 손님 주무시는 방 바로 옆이라 그대로 놔둘 수가 없거니와,
화장실 환풍구와 에어컨 실외기 연결 선이 먼지와 낙엽과 섞여 있는
더럽고 위험한 환경에 그대로 놔두는 것도 좋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날씨가 더 추워지면 상황이 더 악화 될거 같기도 했고요.
고민 끝에 아이들을 구조하고,
임시거처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두번씩 밥 주면서 싸놓은 똥 오줌과 배변패드를 정리해 주고 있어요.
혹여 어미가 왔다가지 않을까 며칠 지켜 보았는데,
우선 제가 근무하는 동안인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까지는 보이지 않더군요.
밤중에 왔다 가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구조한지 일주일째 입니다.
임시거처에서 이대로 아이들을 키우다가 방사 하기에는 날씨가 너무 추워요.
결국은 동생과 상의해서 입양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현재 고양이라서 다행이야에 입양글을 올린 상태입니다.
다음까페 냥이네에도 조만간 글을 올릴 예정이고요.
4마리 전부를 데려가시면 좋겠지만 너무 큰 부담이라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한마리 혹은 두마리씩 이라도 손길을 내밀어 주시면 아이들에게 큰 행복이 될 것 같아요.
동생이 보기에는 3주에서 1달정도 된 아기들 같아 보인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건강한것 같아요. 사람이 안 볼 때는 자기들끼리 장난도 치고 활발하게 움직입니다.
데려가서 검진을 받아보고 싶지만,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서 차마 데려가보지 못했습니다.
부끄러워서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이 무겁네요.
너무 어린 아이들이라 가능하면 집사 경험이 있으신 분이 데려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입양시 책임비를 어느 정도 받는게 안전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3만원만 받겠습니다.
3개월 이후 잘 크고 있는 사진 한장만 보내주시면 반드시 돌려드릴게요.
혹시 입양글이 문제가 된다면 삭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