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 긴 머리를 늘어뜨리더니
자기 손바닥만한 쪽빗은 또 언제 꺼냈는지
아래로 빗질할 때마다 햇빛에 비치는
너의 수줍은 머리카락.
불그스름한 머리칼 한올, 한올.
그 한올 한올마다 뽀얀 벚꽃이 피어나.
'왜 우리 대학은 이렇게 작지? ㅜ'
툴툴대는 모습이 귀여워 웃음이 나지만
난 좁은 우리 학교가 좋아.
어느 곳을 걸어다니든
네가 매일 바르는 체리향 틴트 향기가 나는것 같거든.
나 일부로 너보다 늦게와서 너의 뒷자리에 앉아.
그러면 칠판을 볼때마다 너가 보이거든.
피곤했는지 머리를 끄덕이며 꾸벅꾸벅 조는 것도,
옆자리 친구랑 꽁냥꽁냥 장난치는 것도,
이해가 안되는지 볼펜 꽁지로 머리를 폭폭 찌르는 것도.
안 보는것 같지만 다 보고있어.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항상 맴돌고 있어.
내 모든 것들은 아직
피어나지 못한 겨울에서 멈춰있는지.
추워서 옷깃을 여미며 교정을 걷다가도
졸린 눈을 품고 입 찢어지랴 하품을 하던
너와 눈이 마주친 나는.
부끄러운지 멋쩍게 웃는 너의 피어나는
장난스러운 미소에
겨울안에서 멈춰있던 내가
어느새 열리는 꽃잎 위에서 너를 바라보고 있더라.
고마워
너때문에 나는 벌써 꽃이 피는 향기로운 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