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 눈을 떴을땐 어느 가상현실 게임세상 속이었다. 1년 전 오베때 접속하고 노잼이라 접었던 게임에서 한정 코스튬을 준다길래 오랜만에 접속했다는 것이었다.
보통은 꿈을 꾸면 움직이는 몸이 '나'라고 인지를 하는데 이 꿈속에서는 정말 가상의 몸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튼 운영자의 메세지를 닫고 코스튬을 입어봤는데. 카드캡터 체리에서 체리의 트레이드마크인 분홍나풀나풀옷이 바로 한정 코스튬이었다. 나는 꿈에서도 체리덕후였기때문에 기뻐하며 돌아다녔고, 그때 귀환용사를 위한 퀘스트를 받게 되었다.
그 퀘스트는 무슨 이상한 몬스터를 잡아오라는 내용이었는데 너무 오랜만이라 무슨소린지 하나도 이해할 수 없었고, 이 게임을 플레이하던 친구에게 귓말을 보냈다.
그 뒤 친구가 알려준대로 던전으로 가는 포탈을 타고 던전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때 내가 가장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바로 무기를 장착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캐릭터는 이미 던전 안으로 들어왔고 내 눈앞에는 위의 이상한 몬스터가 떡하니 서있었다. 당황한 나는 친구에게 다급히 귓말을 보냈는데 친구 왈, 입장 후 움직이지 않으면 몬스터가 인지를 못하니 침착하게 무기를 꺼내 장착하라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고 무기를 꺼내려고 보니 인벤토리가 진짜 가방이었다. 노란 크로스백...
안에는 4차원으로 구성된 건지 온갖 이상한 물건들이 들어있었고 뒤적여 무기를 꺼내려고 해도 잡히는 게 하도 많아 무기를 찾을 수가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가방에서 내가 던진 물건이 몬스터를 건드렸고 나는 도망다니면서 무기를 찾아 손을 휘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 몬스터는 죽창을 사용했는데 너무 리얼해서 찔리면 그대로 꿈에서 죽을 것 같았다. 도망만 다니기를 10여 분. 죽을 순 없단 생각에 가방에 잡히는 아무 물건을 잡고 몬스터를 찔렀다. 그 물건은 이쑤시개였다. 얼마나 쎄게 찔렀는지 몬스터의 볼따구에 이쑤시개가 박혔고 몬스터는 굉음을 지르며 폭주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일반적인 게임이 그렇듯 공격 패턴이 있어 피하기 쉬웠는데, 폭주하고 난 뒤에는 죽창으로 나를 무지막지하게 공격하기 시작했다...정말 너무 무서워서 게임을 끄기 위해 몬스터의 공격을 피하며 접속종료버튼을 찾아 메뉴 탭을 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1년만에 들어온 게임은 너무 복잡해졌고 몬스터의 죽창이 내 눈앞에서 번뜩였다. 그순간 시스템 창 한 귀퉁이에서 빛나는 종료모양이 보였고 창이 코앞에 온 순간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침대에 누워있었다.